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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상민 Mar 06. 2021

인문 360, <설사 시간의 흐름이 환상일지라도>

우리가 느끼는 시간의 가치는 영원하다


한국경제신문 이미아 기자님의 질문에서 시작됐다.

계절에 시작과 끝이 있을까요?

질문의 요지는 흐르는 시간이다.

흐르는 시간을 어떻게 나눌 수 있는가를 묻는 질문은

다분히 철학적이면서도 과학적이다.

너무나도 어려운 난제이기에

생각하는 게 머리가 아파 넘어갔었는데

그에 대한 안중호 교수님의 답변이 걸작이다.


과거, 현재, 미래는 없다는 영원주의 입장과

현재만이 존재한다는 현재주의 입장,

그리고 둘 사이의 절충안까지 소개한다.

가로등을 동시에 켜는 순간 중간 사람은 두 불빛을 동시에 본다.그러나 B의 방향의 비행기에서는 B의 빛을 먼저 본다.         (출처: 인문360)

양쪽 가로등이 동시에 번쩍했을 때,

이론적으로 가운데 있는 사람은

두 불빛을 동시에 볼 수 있다.

빛이 같은 거리를 같은 속도로 사람에게 다녀가기 때문이다.


비행기에서는 다르다.

거리가 다르기 때문에 가까운 가로등의 빛이 먼저 보인다.

워낙 빛이 빠르기 때문에 아주 간 발의 차이만 발생하겠지만

그래도 B의 불빛이 먼저 다가온다.


사람에겐 동시에,

비행기에는 다르게.

시간은 누가 기준이냐에 따라 다르게 설정되는

상대적인 환상적 개념이라는 게

영원주의 입장이다.


우리의 뇌는 시간이 흐른다고 착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시간의 개념은 없다는

영원주의 입장이 주류를 이루지만

여전히 우리에겐 시간의 흐름이 느껴진다.


글쓴이는 이렇게 말한다.


로벨리의 해석처럼 근본적 자연법칙과 달리
우리는 시간이 실재한다고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입니다.
철학적, 과학적으로 시간의 흐름이
환상이건 아니건,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을
감사히 여기는 자세가 아닌가 합니다.
- 본문 中 발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온다.

비록 영원주의적 입장으로 흐르는 시간이

환상 혹은 착각에 불과할지라도

우리가 느끼는 시간의 가치가 퇴색되는 건 아니다.


폭설 이후 창 밖을 찍어봤다.

얼마 전 내가 있는 강원 영동지역에 폭설이 내렸다.

눈이 조금씩 정돈되고 하늘이 개어질 때

창 밖을 내다보았다.

2년 간 본 풍경이지만

매번 다르다. 아직까지도 새롭다.

나날이 새로운 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

그것이 바로 착각 속 시간의 흐름에서

우리의 가치를 빛내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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