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기든스 <현대 사회학> 1장
사회학을 전공한다면 무조건 듣게 되는 질문이 있다.
사회학이 뭐 하는 학문이에요?
여기에는 두 가지 종류의 답변을 내놓을 수 있겠다. 첫 번째는 교과서적인 답변으로, "인간의 삶과 사회 집단, 전체 사회에 대한 과학적 탐구를 하는 학문"이요, 두 번째는 멋들어진 나만의 답변으로, "사실을 통해 진실을 밝히는 학문"이다.
저명한 미국의 사회학자 라이트 밀스(Wright Mills)는 자신의 저서에서 '사회학적 상상력 sociological imagination'을 언급했는데, 이는 '익숙한 타성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새롭게 바라보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우리가 흔히 마시는 '모닝커피 한 잔'은 무엇일까?
현대 사회의 개인에게는 하루를 시작하기 전 잠을 깨우는 '의례'이다. 여기에서 나아가 사회학자는 한 잔의 커피에서 더 많은 맥락을 읽어낼 수 있다. 커피는 중독성을 가지고 있지만, 술과 담배, 마약처럼 위험하게 취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세계의 어느 곳에서는 커피는 금기시되며, 마리화나와 코카인은 용인된다. 사회학은 이러한 차이가 어디서 기원하는지 관심을 가진다. 한국은 커피가 수입된 역사 대비 커피의 인기도와 소비량이 무척 높은데, 이 역시 곡차를 주로 마시던 한국의 역사적 맥락과 과한 노동량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오늘날 커피는 '플랜테이션' 사업의 핵심으로 복잡한 사회경제적, 정치적 산물이 되었다.
이처럼 사회를 공부하는 것은 우리가 오래도록 가지고 있던 관점과 태도에 과감히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우리는 사회를 만들어가기도 하지만, 사회는 우리를 만들기도 한다. 사회학은 둘 간의 연계를 탐구하며, 그 과정에서 규칙성을 가지고 인간 또는 사회가 유형화, 구조화되는 '법칙'을 찾아내고자 한다.
법칙이란 말에서 알 수 있다시피, 사회학은 엄연한 '사회과학'이다. 초기 사회학적 사고의 형성에 기여한 오귀스트 콩트(Auguste Comte)는 처음 사회학을 '사회물리학'이라 불렀다. 그는 엄격한 과학적 방법의 적용과 경험을 통해 관찰 가능한 실체 연구를 중시하였다. 그의 실증주의에 대한 강조는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현대 사회학은 양적 방법과 질적 연구 방법으로 나누는데, 양적 연구 방법은 사회현상을 측정하고 수학적 모형과 통계적 분석을 이용한다. 반면, 질적 연구 방법은 참여 관찰, 면접 등의 방법을 통해 풍부한 자료를 수집한다. 두 가지 방법은 대립되지 않고 적절히 혼합되어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궁극적으로 사회학은 일상을 재진술하는 것을 넘어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사회학의 연구들은 사회 문제의 효과적, 근본적 해결을 목표로 수행되는 만큼, 사회학은 때로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할 더 큰 프레임을 제시하기도 하며 동시에 성찰적 성격을 지닌다.
여기까지 살펴본 사회학이 더 궁금하다면, 앞으로의 여정을 함께해 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