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기든스 <현대 사회학> 2~3장
사회학은 크게 세 가지 흐름으로 나뉜다. 고등학교 사회시간에 한 번쯤 들어보았을 기능론, 갈등론, 상징적 상호작용론이 그것이다. 하지만 브런치의 이용자들 연령대를 고려하면, 대체로 까먹으셨을 테니 이 기회에 다시 보자.
기능주의는 사회의 질서와 안정을 중요시한다-는 말로 요약된다. 대표적인 기능주의론 사회학자로는 콩트와 뒤르켐이 있는데, 이들은 사회의 기능을 살아 있는 유기체에 비유하는 유기체적 유추를 활용한다. 사회는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부분들이 같이 작동하여 사회 전체의 안정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학은 각각의 부품들의 관계, 기능을 분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 사회의 각기 다른 부분들은 항상 상호 간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발전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사회의 질서와 안정을 유지시키는 중추로 '도덕적 합의'가 그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이들에게 정상적인 사회란 질서와 균형이 바로 잡힌 사회이며, 이러한 사회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며 동의할 때 유지된다.
기능주의는 1960년대까지 미국 사회학에서 주도적인 이론적 전통이었으나 그 한계가 명백해지면서 인기를 잃었다. 많은 기능주의 사회학자들이 계급, 인종, 젠더(사회적 성)에 기반을 둔 불평등이나 사회적 분열을 중요성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 개인은 삶을 살아갈 때 목적을 중요시 여길지 몰라도, 사회는 질서와 안정을 필요로 한다거나 목적으로 삼지 않는다. 하지만 기능주의는 유기체와 같은 사회가 일정한 흐름을 목표로 움직인다고 가정하여 비판을 받았다.
이에, 새롭게 등장한 것이 갈등이론이다. 갈등이론은 기능주의 이론과 대척점에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갈등이론을 주장하는 사회학자는 기능주의 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사회 구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회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거대하고 종합적인 모델을 사용한다.
기능주의와 다른 점은 대신 분열의 중요성도 함께 부각한다. 갈등이론 학자들은 권력 불평등과 투쟁의 문제에 집중한다. 어떻게 통제 관계가 만들어지고 지속될 수 있는지 이해하고자 한다. 대표적으로 마르크스와 이후 마르크스 주의자들이 갈등 이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주의해야 할 점은 모든 갈등 이론이 마르크스주의는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페미니즘 계열도 갈등이론에 속한다. 다만, 페미니스트들은 기존의 흐름과 다르게 거시와 미시 수준을 결합하고 구조화된 불평등이 일상의 사적 영역들에서도 발견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970년대의 슬로건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처럼 말이다.
마지막으로 상징적 상호작용론은 미국의 사회철학자 조지 허버트 미드의 커다란 공헌으로 발전했다. 상징적 상호작용론은 언어의 의미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언어는 인간이 자의식적 존재가 되는 것을 가능케 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언어는 인간으로 하여금 개별성을 자각하게 하며, 동시에 자신을 타인의 시선으로 객관화하게 만든다. 이 모든 과정의 핵심은 '상징'이다. 상징으로 가득 찬 이 세계에서 모든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은 상징의 교환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에 미드는 면대면 상호작용의 상세한 내용에 주목하고 타인의 말과 행동을 이해하는 데 사용되는 여러 상징에 관심을 두었다.
상징적 상호작용론은 베버로부터 영감을 받기도 하였는데, 막스 베버는 사회구조의 존재를 인정하는 한편 이러한 구조는 개인의 사회적 행위를 통해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즉, 사회와 제도를 창조하는데 상호작용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지금까지 광범위한 사회학적 지향의 이론적 전통을 간략하게나마 살펴보았다. 이해가 되지 않았어도 상관없다. 다음 시간에 진행될 사회학자 개개인의 짤막한 소개와 더불어, <사회학 톺아보기>의 내용은 앞으로 진행될 모든 이야기에 녹아서 반복될 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