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단편소설 꽃비_35
대장의 말대로 다음 주 바로 퍼스트는 냉가 프랜차이즈로 독립하기로 했다고 발표 했다. 퍼스트는 당분간 공석으로 유보.라지만 어쨌든 꽃비가 임시 퍼스트 역할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짐(이라봐야 칼)을 챙겨 떠나며 퍼스트는 꽃비에게 고맙다.라고 하고 웃었다. 뭐가 고맙다는 거지? 그 웃음이 진실인지 역설인지는 그만 알뿐 나머지 사람들은 환영 대 환영이다.
퍼스트 임시 대리가 된 다음 날 아침, 꽃비는 찬수가 나오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았다. 현수 역시 새벽에 어딘가로 급하게 나갔기에 어느 정도는 예상을 했었다.
여러분, 새삼스럽지만 반가워요.
반갑습니다~ 퍼셰에엪대리님!
스탭들은 전부 꽃비의 집권(?)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만만해서야. 라고 근영이가 경계했지만 꽃비의 생각은 그랬다. 혹독하지 않아서 배우지 못한다면 그 또한 제몫일거라고. 무책임할 수도 있지만 혹독해서 배우고 만만해서 못 배운다면 그건 절대로 본인 탓이라고.
실질적으로 꽃비 다음 서열은 근영이었다. 근영이는 아직도 대장에게 자신의 메뉴를 어필 하지 못 하고 있었다. 근영이의 아래 스탭이 이미 시그니처 메뉴를 런칭한 걸 보면 근영이는 부끄러워야 함에도 겉으로 보기에 근영이는 아무 문제 없는 것처럼 보였다. 다들 근영이의 태평한 성격을 알기에 그런가보다 했지만 꽃비는 그런 근영이의 속은 새카맣게 탔다는 걸 알았다.
관둘까봐 이제
근영이가 이렇게 말할 때 꽃비는 마땅히 말릴 이유를 만들어내지 못 했다.
난. 난 그럼 어쩌라고?
라는 말이 막 혀를 넘어가는 걸 삼켰다. 근영이가 자신을 위해 자기의 삶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
냉가는 뽑히기에는 어려웠지만 잘리는 일은 더 어려워서 특별한 일이 없는 한은 그 멤버 그대로 쭈욱 가는 편이라 근영이도 부족하다지만 찬수는물론 그 누구도 그것을 문제 삼지는 않았다.
결혼하재
어? 우와아 진짜? 완전 대박!
그럼 진짜지 하하. 이제 결혼해서 살림이나 하래
근영이 남친은 미슐랭 원스타 마크를 받은 레스토랑에서 수솊으로 있었다. 하지만 꽃비는 누구보다 근영이를 잘 알았다. 느리지만 섬세하고 섬세한 만큼 완성도 높은 플레이팅. 그건 누구도 갖기 어려운 근영이만의 스페셜티였다.
결혼은 당연히 해야지. 하지만 결혼 한다고 커리어를 끝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맞아요. 근영 씨는 플레이팅 아티스트야. 그래서 내가 얼마나 아끼는데. 난 근영 씨를 놔줄 생각이 없는데?
찬수가 모두 퇴근한 줄 알았던 주방 뒷문에서 들어오며 말했다. 꽃비는 찬수가 들어올 때 창문에서 은행나무가 늦은 햇살과 바람에 일렁일렁 흔들리는 걸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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