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 40

단편소설

by 수요일

단편소설 꽃비_40

나랑 같이 가고 싶어?

어? 어...어!

왜?

너랑 있으면 시간을... 아니야. 그것과는 다른 건데... 너랑 있으면 그냥 시간이 가. 시간을 느껴본 적이 없어. 이거네 이거야.

시간?

응!

시간을 못 느낀다는 게 인간으로서는 어떤 뜻인지 알아?

어?

시간을 못 느낀다고 현수가 말했다. 어? 시간? 시간이 뭐지... 시간을 느낄 수 없다는 건 뭐지... 뭘까.

시간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건 자유고,

자유... 그래. 시간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

그리고 곧 다시 말하면 그건. 죽음이야

어? 죽어? 죽는다고?

니가 시간을 놓는 순간

순간?

근영이가 네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거야.

어? 어? 어?

꽃비는 새삼 산다는 것을 생각했다.

끝까지 같이 가는 거야!

오케이!

라고 했던 그건 뭐지. 그럼 난 죽는 거?

그럼... 그럼 넌? 넌 살아있잖아?

아 어 음... 좀 어려운데... 이건 틈에서 뭔가 벌어져야 되는 거야. 안 되면 너를 난 다시는 볼 수 없게 돼. 난 그건 진짜 싫은데... 응?

못 봐? 왜? 나도 그건 싫어! 싫어... 왜 그래야 해?

다 되는 건 없어. 내가 이만큼 살아왔어도 너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건.

나?

그래. 꽃비 너를 나는 많이 사랑해. 사랑해서.

나도 너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그래서 너와 오래 같이 같이 가고 싶어서.

나! 내가 할 말을! 난 오래 살고 싶지 않아. 너와 오래 같이 하고 싶은 것뿐이야!

그러면 네 소원을 들어줄 수 없어.

뭐? 뭔데?

죽음과 사라짐.

사라짐?

그래. 넌 죽는 것과 사라지는 것 사이에서 결정을 해야 하는데 지금 넌 나에게 죽음을 말하고 있어. 힘들어.

현수가 사라졌다가 나타났다가를 반복했다. 왜지? 왜 넌 사라지려고 해? 이 말이 입술 끝까지 밀려왔지만 내뱉지를 못 했다.

결정해야 해. 느리지만 결국은 같이인지, 아니면 뜨겁게라도 같이 가다가 영원히 이별할 건지.

누가? 내가? 왜 내가 그런 힘든 선택을 해야 해? 그냥 너와... 너와! 현수와 오래 같이 할 수는 없나... 사랑하며!

오래 한다는 건 가진 생명을 태우는 일이야. 가진 생명을 한 번에 후루룩! 태워버릴 거냐 느리게 느리게 느리게... 유지하며 따뜻하게 오래오래 오래오래 오래.



꽃비는 나를 사랑하지?



오래 사랑하고 싶지?

아니?

어?

영원히!

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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