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을 알고 쓰는 글은 쉽다

결론을 알고 하는 사랑은 쉽다

by 수요일


결론을 알고 쓰는 일은 쉽다

평론이든 소설이든 결론을 정해놓고 쓰는 글은 쉽다. 첫 말과 끝 말 사이에 한두 개의 예시와 유명인사의 말들과 속담이나 격언, 적당한 풍경과 은유, 그리고 이제 본격적인 자기 주장과 탄식 몇 개를 뿌리면 한 편의 글이 완성된다. 그것들이 모두 머릿속에 다 담겨있지 않아도 좋다. 검색 하면 어지간한 자료들이 다 있으니. 확실히 예전처럼 박학다식보다는 검색의 기술이 더 중요해진 셈이다.

결론을 알고 만나는 사랑은 쉽다

누군가를 만나며 사랑하며 나중에 어찌 될지 모르면서도 만남을 계속 하는 일은 몹시 어렵다. 현대를 사는 일도 불가해한 미래를 만나야 하는 일인데 사랑까지 그렇자면 얼마나 심지가 단단해야 가능할까. 그리하여 보통 결론을 정해놓고 사귄다. 결혼을 목표로 만나자거나 일단 만나면서 어떤 사람인지 보자거나. 적당한 선을 그어놓고 넘나들며 그 앞의 미래를 조금씩 정해두고 다가간다.

결론을 알고 사는 삶인데 왜 어려운 걸까

누구나 죽는다. 결론은 그것인데 사는 일이란 게 결론이 다가 아니라 그 사이의 과정이라서다. 과정이란 게 결론을 아무리 알아도 내 마음대로 조종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결론처럼 단순했으면 좋겠어. 사는 그 사이에 놓인 삶들이. 그러면 다들 조금 더 나아질 텐데. 너도. 나도.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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