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채기

슬픔에 관한

by 수요일


재채기

글을 쓸 때 뒤에서 안을 거라 했어. 한 동안 글을 쓰지 않았지. 노래를 들려주며 어깨를 까딱했어. 그 노래는 물론 지워버렸고. 삼각지역 4번 출구에서 나왔어. 그리 가지 않았어. 길을 건널 때조차.

지난 너와 너와 너와 또 너에 관한 기억은 늘 재채기가 나. 늑골 밑에서 공기가 움칠거리지. 허파를 거치지 않은 공기는 위험해 뱉어내려고 하는 재채기. 재채기는 머리를 깨우지 않고 심장을 깨워, 머리에 박제된 것들을 가슴에 되살린다.

온갖 기다림 온갖 그리움 온갖 시간들의 기억은 왜 늙은 심장에 기생하여 탁한 피를 타고 돌아다닐까 왜 쓸모없는 흉터를 삶의 한가운데 깊이 아로새기는 걸까.

온갖 슬픔에 관한 재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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