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사랑이라 오해하는 당신
낙엽을 흘리는 나무
.
1
흘린 것들을 주으러 돌아갈 순 없다. 하지만 기억하고 있는 동안은, 끝난 게 아니다. 어떻게든 기억만 난다면, 그리워지는 것.
.
2
흘린 것 중엔 슬픔, 미움, 고통, 증오, 분노, 억울함, 좌절, 절망, 사람. 그런 것들은 왜 하나마다 날을 갈아 시간 틈에 늘어서 있을까. 걸릴 때마다 발목이 베이고 무릎이 찢겨서 엎어지고 엎드리는.
.
3
좋은 것들은 타올라 사라지고 아픈 것들은 흘러내려 삶의 끄트머리로 흘러간다. 시간에 밀려 떠내려가다 제 무게에 가라앉아 마지막 숨에 뱉어지는 미련, 아쉬움. 쉬움. 쉬움
.
4
흘리지 말고 태워야 한다. 따라올 것이 재 한 줌도 없도록. 물기 마른 낙엽처럼. 요즘은 낙엽 타는 냄새가 그립다. 가을이 가는 것인가. 그리고 너는 거기 머물러 더 이상 따라오지 마라. 지나간 사람. 태워라. 태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