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0003. [그림책] 글 제시클라우스마이어 · 그림 이수지
세번째 그림책은 《이 작은 책을 펼쳐봐》이건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이다. 책을 펼치면 빨갛고 검정 동그라미들이 박혀있는데, 무당벌레의 무늬를 연상시킨다. ‘조그만 빨간 그림책’을 열면, 무당벌레가 책을 읽고 있는데 ‘조그만 초록 그림책’이 나온다. 개구리를 연상시키는 이 표지를 열면 또 다른 책을 갖고 있는 개구리를 만날 수 있다.
이렇게 이야기 속,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데 나는 이게 꼭 ‘독서’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다보면 책이 또 다른 책으로 데려다주고, 다른 책이 또 다른 책으로 안내해준다. 그 안에서 다른 주인공들을 만나고 그와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조그만 무지갯빛 그림책’ 까지 닿으면 책을 펼치면서 만난 친구들과 모두 만난다. 그리고 책을 덮으면서 만났던 주인공 혹은 친구들과도 작별 인사를 하게 된다. 그렇지만 끝은 아니다.
또 다른 그림책을 펼쳐봐!
또 다른 그림책을 펼쳐보면 되니까. 여기서 또 인상깊었던 하나는, 서로 가지고 있던 선물을 나누는데 나는 그게 꼭 책을 읽고나서 내가 책을 통해 얻는 ‘어떠한 것’ 처럼 느껴졌다. 책은 끝났지만 주인공들이 나눈 선물들은 남는다. 책 한 권을 제대로 읽고나면 그 책은 내 안에 오래도록 남아있다. 사라지지 않는데, 그게 그들이 주고 받는 선물 같았다. ‘책을 읽는다’ 라는 것을 이렇게도 표현 할 수 있구나, 했던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던 그림책이다.
북아트를 전공한 작가와 다양한 시도를 하는 이수지 작가가 만나 완성 된 《이 작은 책을 펼쳐봐》는, 나보다 아이가 더 좋아했다. 작은 페이퍼들이 찢어질까, 조마조마하게 읽는 나와 달리 박력있게 종이를 넘기며 신나했다. 책 안에 있는 동물들도 남편(의문의 남편 1패)보다 훨씬 잘 찾았다. 역시, 어른들은 텍스트 위주로 책을 읽어서 그런가보다.
아이의 반응이 너무 좋아 그림책 놀이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서 계획안도 만들었는데 역시, 뜻대로 잘 되진 않았다. 책 안에 또 책이 나오는 구성을 토대로 우리도 8절지로 유튜브 책 접기를 참고 삼아 ‘책 안에 책’을 만들어 봤는데, 너무 두껍기도 하고 내가 생각했던 ‘책 안의 책’ 느낌이 안나서 실패.
수업으로 하게 된다면 내가 직접 ‘책 속에 책’을 만들고(오리고 스테이플러로 찝어서), 아이들보고 이야기를 꾸며보거나 빨강, 초록, 주황, 노랑과 연계되는 과일이라던지 다른걸 그려보게 하는 것이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놀이를 하며 늘 느끼지만, 영유아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무조건 그림책 읽고 한가지씩 꼭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어떻게 독후활동 할지 어려워요~” 한다면 책에 나오는 동물이라도 프린트해서 색칠하거나 오려보는 행위라도 꼭 연결짓는 것을 추천한다. ‘책을 읽었다’로 끝나지 않고, ‘책을 읽고나서 재미있는 것을 했다’라는 생각이 쌓이면 분명 책을 읽는 것도 재미있는 놀이구나! 생각 할 수 있게 된다.
만 3세지만, 내 아이는 책 읽는 걸 너무 좋아하고 책 읽고 노는건 더더더 좋아한다. 내 생각은 다른데, 자기는 책 읽는게 제일 좋단다. 바바파파 전집에 나오는 방 중에서도 늘 바바리브의 책방을 고른다. 그 마음이 오래가길 바랄 뿐이다.
우리 아이는 그리고, 오리고, 만드는걸 좋아해서 활동 하나는 오리거나 그리는걸로 진행했는데, 아이가 신체 놀이를 좋아한다면 좀 더 신나는 활동을 구상해도 좋다. (어렵다면 댓글로 문의주세요! 같이 고민해봐요.)
사부작 거리는걸 좋아하는 아이지만, 책 놀이에 신체활동도 꼭 넣는 편이다. 《이 작은 책을 펼쳐봐》를 읽고는 ‘의자앉기 → 책 징검다리 → 트램폴린 뛰기 → 미끄럼틀’ 순서대로 동물들을 숨겨놓고, 책을 따라가는 구조로 활동을 만들기도 했다.
의자에 앉아서 책 읽는 무당벌레처럼, 의자에 앉아서 무당벌레를 찾고,
트램폴린에 올라가서 10번 뛰면서 개구리를 찾고,
토끼 책에 토끼가 어디 들어있는지 찾아보는 식으로 책 속의 주인공들이 다른 책으로 이동하듯,
아이가 직접 책 속처럼 탐험하는 놀이를 구성했다. 물론, 만 3세가 되지 않은 아이랑 하는건 쉽지 않았다. 이건 나중에 다시 한번 시도해 볼 예정이다.
그림책을 가지고 아이랑 놀때 정말 재미있다. 같이 놀아야 재미있어야 하는데, 이왕 아이랑 노는김에 나도 보람차고 뭔가 얻어가고 싶은 이 엄마는 책놀이 할 때 가장 신난다. 그리고 책을 ‘잘’ 읽어주려면 나도 공부해야되기 때문에 같이 성장하는 느낌도 든다. 가끔 내가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아이가 짚어주면 어찌나 신기하고 즐거운지, 그래서 우리는 같이 읽고 같이 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