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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저는 '괜찮은' 관리자가 아닙니다

by 유블리안

저는 백화점의 관리자입니다.


어깨에는 말끔한 정장이 걸려 있고, 얼굴에는 프로페셔널한 미소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매일 수십 번 "제가 해결해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매장 직원들의 롤모델이자 고객 문제의 최종 방패 역할을 수행합니다. ​저의 임무는 간단합니다. '성과'를 달성하고, '현장'을 안정시키는 것.


​하지만 (어쩌면 이 글을 읽는 독자분과 비슷할지도 모를) 저의 실제 하루는 이렇습니다.


​본사에서는 '이번 주 목표 달성'을 위해 냉철한 보고서를 요구하고, 매장 직원들은 감정 노동으로 인한 '번아웃'을 호소합니다. 고객은 제가 당연히 들어줘야 할 '특권'을 요구하고, 저는 그 모든 감정적 폭풍우의 가장 중앙에 서 있습니다.


저는 흔들리면 안 됩니다.


팀원들은 저를 리더로 바라보고, 본사에서는 해결사로 기대합니다. ​그 결과, 우리는 종종 자기 자신을 잃습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 저를 가장 괴롭히는 목소리는 "당신은 왜 늘 ''만 하는가?"라는 질문입니다. 흔들리는 마음을 억지로 억누른 채 '괜찮은 직장인'인 척 연기하는 모습에 지쳐버립니다. 퇴근 후에도 감정의 짐을 내려놓지 못하고, 소진된 채 다시 출근 버튼을 누릅니다.


​이 시리즈는 "참아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공허한 자기 계발서가 아닙니다.


​이것은 '소진'과 '무력감'의 늪에서 벗어나려 했던 한 관리자의 처절하고 솔직한 감정 재활 기록입니다. 위아래의 압박 속에서 나를 지키고, 감정을 무기로 활용하며, 마침내 조직을 건강하게 이끄는 감정적 리더십을 구축하기 위한 그간의 여정이었습니다.


​프로로서 일하되, 나를 잃고 싶지 않은 모든 독자 분들과 이 여정에서 얻은 것들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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