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필독서] 아내와 엄마 사이, '낀' 남편들에게 권하는 책
은나무작가의 브런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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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나한테 소중한 사람인데, 왜 이렇게 사이가 힘든 걸까?"
"나는 중간에서 잘하고 있는 걸까?"
아내와 어머니의 미묘한 신경전 사이에서 한 번이라도 이런 고민을 해본 남편이라면, 오늘 소개하는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합니다. 브런치에서 화제가 된 은나무 작가의 '나는 되바라진 며느리입니다'는 단순히 며느리의 하소연을 담은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남편들에게는 그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시월드'의 이면을 보여주고, 현명한 대처법을 고민하게 만드는 일종의 '관계 해설서'에 가깝습니다. 이 책 한 권이 아내와의 꽉 막혔던 대화를 풀어주고, 당신의 가정을 이전과는 다른 차원으로 이끌어 줄지도 모릅니다.
솔직히 남자들은 잘 모릅니다. 예고 없는 시어머니의 방문이 왜 아내에게는 '사생활 침해'로 느껴지는지, "우리 아들 건강 챙겨라"는 말이 왜 아내에게는 '시어머니의 간섭'으로 들리는지를 말입니다. 남편 입장에서는 '좋은 뜻으로 한 말씀이겠지', '우리 엄마는 원래 저런 분이야'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일쑤입니다.
이 책은 바로 그 '대수롭지 않은' 순간들이 아내에게는 얼마나 큰 상처와 스트레스로 다가오는지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남편의 침묵이 어떻게 갈등을 더 키우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읽는 내내 '아, 아내는 이런 기분이었겠구나', '내가 그때 조금만 다르게 행동했다면…' 하는 반성과 깨달음의 순간을 여러 번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많은 남편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아내와 어머니 사이에서 '객관적이고 현명한 중재자'가 되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단호하게 말합니다. 그런 역할은 환상에 가깝다고. 대부분의 고부 갈등에서 남편의 '중립'은 아내에게 '방관' 혹은 '암묵적인 어머니 편들기'로 비칠 뿐입니다.
이 책의 '되바라진 며느리'가 남편에게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시시비비를 가려주는 심판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당신 마음이 가장 중요해", "내가 막아줄게"라며 자기편이 되어주는 든든한 남편이었습니다.
책은 남편의 역할이 두 사람 사이의 판결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아내와 함께 '우리 가정'이라는 새로운 울타리를 견고하게 세우고 지켜나가는 것임을 일깨워 줍니다. 때로는 어머니에게 섭섭한 소리를 하는 악역을 자처해야 하는 것이 바로 아들을 넘어 한 가정의 가장이 된 남편의 숙명임을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무조건 시어머니를 비난하는 책은 아닙니다. 작가는 갈등의 이면에 있는 시어머니의 인생과 그 나름의 자식 사랑 방식을 그려내며 이해의 폭을 넓힙니다. 남편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아내의 마음뿐만 아니라, 아들밖에 모르고 살아온 우리네 어머니들의 모습까지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결국 이 책은 '누가 옳고 그른가'를 따지는 대신, '어떻게 함께 잘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그리고 그 열쇠는 두 여자 사이에 '낀' 남편이 쥐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만약 당신이 아내와 어머니 사이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아내의 불만을 그저 예민함으로 치부해 왔다면, 이 책을 통해 아내의 세상을 들여다보길 바랍니다.
이 책은 당신을 '나쁜 아들'로 만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신을 더 지혜로운 남편이자 성숙한 아들로 성장시켜 줄 것입니다. 아내에게는 깊은 공감과 이해를, 어머니에게는 아들로서의 새로운 역할을 고민하게 하는 값진 경험이 될 것입니다.
아내와 더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싶다면, 이 책이 그 첫걸음이 되어줄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아내에게 또는 남편에게 이 브런치 북을 공유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이 책을 조금만 더 일찍 봤더라면 저 역시 더 현명한 남편과 아들이 될 수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현실에 깊은 후회를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 글을 읽는 분들만큼은 저와 같은 길을 걷지 않기를, 소중한 사람 곁에서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내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