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번역할 수 있다면

울음 자동번역기

by 유연선

나이가 들수록 우는 것도 용기가 필요해집니다.

너무 오래 참다 보니, 문득 눈물이 흐르면 먼저 이런 말이 튀어나오죠.

내가 왜 이러지?


그래서 상상해 봅니다.

울음을 자동으로 번역해 주는 기계.

눈물의 농도를 분석해서 이렇게 알려줍니다.

“슬픔 50%, 외로움 30%, 연민 15%, 양파의 잔해 5%.

이 눈물은 슬픔과 외로움으로 흘린 눈물입니다. 삐빅–”


아기가 울 때도 요긴할 겁니다.

“배고픔 45%, 자세 불편함 35%, 기저귀 찝찝함 20%.”

부모 입장에서는 이보다 친절한 번역기가 또 있을까요?


그리고 연인과의 이별 후, 불쑥 눈물이 흐를 때.

“이별의 슬픔 90%, 좋았던 기억의 아련함 10%, 미련 0%.”

적어도 이 눈물이 미련 때문인지, 단순한 아쉬움 때문인지는 알 수 있겠지요.



어쩌면 슬픈 감정도 언어로 옮기는 순간, 비로소 온전히 이해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이건 기계가 아니라, 우리가 글로써 해야 하는 일이겠지요.

울음을 번역하는 기계는 이과가 만들겠지만,

울음을 번역하는 언어는 결국 문과의 몫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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