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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쓰 Jan 06. 2021

그럴 수밖에 없었어

어떤 봄은 지독하게도 상처투성이여서, <박화영>

#박화영 #그럴수밖에없었어

도무지 견딜 수 없을 만큼 외로운 짐승들이 폭언과 폭력으로 점철된 암투를 벌이며 어떤 존재가 되어가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다. 덕분에 나는 이 표현법을 불필요한 자극이나 과잉된 연출로 보지 않을 수 있다. 고개를 돌리는 일은 가장 쉽다. 보기 싫은 것이 진실이 아닌 것은 아니다. 필사적으로 지켜본들 무언가 극적으로 달라진 적은 없었지만. 이 감당하기 힘든 하이퍼 리얼리즘 앞에 이제껏 무력하고 비겁하게 서 있을 뿐인 나는, 화영이의 비틀리고 서글픈 웃음에 안도하고 말았다. 어떤 봄은 지독하게 상처투성이여서, 그저 웃으려고만 해도 죽을 힘을 다해야만 하니까. 그건 살아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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