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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산하 Dec 11. 2024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

혼자 있는 것을 즐기던 내가 함께 살기 까지...

나의 첫 독립은 고등학교때였다 

2학년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하게되었고 3학년 졸업까지 이어졌다 

졸업을 하고 다시 내 짐을 집에 가져왔을때 그때의 생경함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기숙사 생활 중간 중간 집에 들리긴 했지만 직접 내 짐을 다 풀어 살려하니 내 방의 무엇부터 손을 대야할지 앞이 캄캄했다 

오빠의 짐과 부모님들의 짐 그 중간사이에 놓여있는 내 짐들..

마침 군대가는 오빠의 짐을 무작정 밀어내고 내 짐들의 위치를 하나씩 찾아 나섰던 때가 있었다 


집에 잠시 적응을 하는가 싶었는데 이번엔 서울로 취직을 하면서 집을 아예 떠났다 

이번엔 모든 짐을 이고저고 서울로 향했고 정말 코딱지 만했지만 나만의 방을 완성했다 

몇년간 다시 내려가고 싶은... 나약한 감정이 생길때도 있었지만 그로부터 꽤 오랫동안 혼자 잘 살았다 

그렇게 혼자인 내 삶에 너무너무 만족하고 있을 무렵 아주 갑작스레 결혼이란걸 하게 된다 


십년 정도 혼자 살았던 여자인 나는 참 혼자사는게 좋았다 

그런 내가 성인 남성과 같이 살게 되다니.... 거기에 세상에 한번도 본적 없는 작은 생명체까지...

그렇게 세 가족을 이루고도 고요한 나만의 공간을 너무도 그리워 하던 나는 운명같이 공동체 주택을 선택한다 

진짜 가능하면 평생 혼자 살고 싶었던 내가 결혼과 출산을 한 것도 모자라 공동체 주택이라니...

그렇게 24가구의 주택 이웃들과 가족같은 관계를 형성해 나가면서 또 한번의 사고를 치는데 

그게 바로 공동육아 어린이집

이 정도 되면 이제 지나가던 모든 사람은 내 가족이며 내 이웃이라 할 지경...

공동체 주택도 모자라 공동육아 어린이집까지 발을 들이면서 내 인생에는 많은 이들과 찐하게 엮이게 되었다 

누군가 내가 그어놓은 선을 침범하는 것도 결코 참을 수 없었는데 이젠 그 경계가 모호할 정도로 함께 산다 

고요한 것보다 복작복작한 것이 혼자 사는 것보다 함께 사는 것도 나름 큰 매력이 있다고 느낄때 

그때 나는 홈스테이에 발을 들였다 

두 아이의 엄마로도 모자라.. 24가구의 공동체 주택도 성이 안차고 찐한 사이의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관계도 내 마음을 채우지 못했는지 좀 더 글로벌 관계까지 쌓기로 한 것이다 


내 삶이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모르지만~ 

혼자가 좋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즐겼던 나란 여자는 이렇게 관계를 맺고 또 맺으며 나름 살아가고 있다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 

내것을 내어주고 너의것에 기댄다 

혼자로는 채울 수 없는 내 안의 그릇을 다른 사람들의 조각으로 채운다 

그렇게 엉성했던 내 안을 다양한 것으로 채워넣기 시작할때 

비로소 내 인생이 조금은 더 흥미있어짐을 느꼈다 


함께 살아가자 

그게 누구라 한들 함께라면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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