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l 2024
엄마, 내 등 뒤에 흐르는
식은땀을 좀 닦아줄 수 있을까?
엄마, 졸려. 너무 피곤해. 푹 자고 싶어.
편안한 수면을 갈망하는 내 눈빛을 알아채고
"엄마가 옆에서 같이 잘까?" 하고,
선뜻 재워주느냐 물어봐줘서 고마워.
근데 난 누가 옆에 있으면 잠이 잘 안 와.
설령 그게 엄마라 하더라도.
엄마, 땀이 멈추질 않아.
손발이 축축하게 젖어서 기분 나빠.
아무리 닦아내도 계속해서 땀이 나.
뭐가 그리 불안해서 그럴까?
이 불안이 이제 그만 멈췄으면,
내 안에서 멎었으면 좋겠어.
이제 내 안에 썩어 날 구석이 없어서
바깥으로 드러나는 거 같아서 너무 속상해.
조용히 그저 잘 자고 싶은 마음뿐이야.
내 등 뒤에 흐르는 땀을 좀 닦아줄래?
따듯한 수건으로, 천천히 쓰다듬어줄래?
엄마,
이제 좀 편하고 싶어.
흐름에 맡겨 살고 싶어.
무언갈 열심히 하고 싶지 않아.
몇 안 되는 인간관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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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다가오면 다가오는 대로,
떠나면 떠나는 대로 내버려 두려고.
내 세상은 알록달록하지 않아.
지루한 흑백영화를 보는 것 같아.
그래서 어떤 변화를 주고 싶은데,
그건 아직 너무 두려워.
엄마,
난 이제 어린애가 아닌데,
그걸 이미 알고 있으니까
어린애 취급받기 싫은데.
/
마음이 찢어질 것만 같아.
내 등 뒤에 식은땀을 닦아줄래?
내 이마에 맺힌 땀을 천천히 닦아줘
흘러내린 머리칼을 옆으로 쓸어 넘겨줘.
엄마,
나 너무 지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