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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연 Feb 23. 2024

A story about my world

until 2024

엄마, 내 등 뒤에 흐르는

식은땀을 좀 닦아줄 수 있을까?


엄마, 졸려. 너무 피곤해. 푹 자고 싶어.

편안한 수면을 갈망하는 내 눈빛을 알아채고


"엄마가 옆에서 같이 잘까?" 하고,

선뜻 재워주느냐 물어봐줘서 고마워.


근데 난 누가 옆에 있으면 잠이 잘 안 와.

설령 그게 엄마라 하더라도.


엄마, 땀이 멈추질 않아.

손발이 축축하게 젖어서 기분 나빠.

아무리 닦아내도 계속해서 땀이 나.


뭐가 그리 불안해서 그럴까?

이 불안이 이제 그만 멈췄으면,

내 안에서 멎었으면 좋겠어.


이제 내 안에 썩어 날 구석이 없어서

바깥으로 드러나는 거 같아서 너무 속상해.


조용히 그저 잘 자고 싶은 마음뿐이야.


내 등 뒤에 흐르는 땀을 좀 닦아줄래?

따듯한 수건으로, 천천히 쓰다듬어줄래?


엄마,

이제 좀 편하고 싶어.

흐름에 맡겨 살고 싶어.


무언갈 열심히 하고 싶지 않아.

몇 안 되는 인간관계 중에서

|

누군가 다가오면 다가오는 대로,

떠나면 떠나는 대로 내버려 두려고.


내 세상은 알록달록하지 않아.

지루한 흑백영화를 보는 것 같아.


그래서 어떤 변화를 주고 싶은데,

그건 아직 너무 두려워.


엄마,

난 이제 어린애가 아닌데,

그걸 이미 알고 있으니까

어린애 취급받기 싫은데.

/

마음이 찢어질 것만 같아.


내 등 뒤에 식은땀을 닦아줄래?

내 이마에 맺힌 땀을 천천히 닦아줘

흘러내린 머리칼을 옆으로 쓸어 넘겨줘.


엄마,

나 너무 지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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