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사랑하는 너에게,
얼마 전에 문득 네 생각이 났어.
나는 생명의 불씨가 꺼질 때까지
내 몸을 학대하고, 세상으로부터 등지려 하고,
하늘이 나를 부르지 않았음에도 불과
하늘에 가고 싶어 했지.
그런 나를 지키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로 나는 이렇게 살아있어.
내가 죽으려 하지 않았더라면,
그날에 바다에 가지 않았더라면,
방파제에 겁도 없이 올라가지 않았더라면,
나를 밀어내는 파도를 저항하지 않고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갔더라면
나는 아마 하늘에서 너를 마주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하지만 오늘 하늘을 바라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나더라?
내가 죽으려고 하지 않았더라면,
그날에 내가 죽으려 하지 않았더라면
나를 지키기 위해, 내 마음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타고난 결핍을 갖고 태어난 어린 생명인 너를
잃지 않고 너와 함께 이 땅에서
잘 살 수 있지 않았을까.
꼭 내가 너를 죽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죄책감이 들었어.
하늘에 떠있는 페르세우스자리를 보면서 말이야.
내가 병원에 가지 않고 네 곁에 있었더라면
네 미소를 한 번이라도 더 볼 수 있었을 테지.
너를 데리고 바깥으로 나가 바람을 쐬게 하고
너와 함께 하면서 그렇게 너를
쓸쓸하게 홀로 두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결국 너를 살릴 수 있었을 텐데.
나는 나를 죽이기 위해 힘썼고,
그때 그 힘을 다른 곳에 썼더라면
그 힘을 너에게 썼더라면
너도 나도 살 수 있지 않았을까.
내가 이승을 떠났더라도,
너만은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하늘을 바라봤어.
/
이미 세상을 떠나 하늘의 별이 된 너에게,
내가 꼭 하고 싶은 말은,
'내가 너를 살릴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아서,
하늘에 떠있는 별자리를 보면서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났어.
사랑하는 아기 천사야.
내가 너를 죽인 것 같다는 생각에
잠시 어둠에 잠겨있었어.
그 어둠이 드리운 곳에는 끝이 없고
자그마한 빛 또한 없어.
빛보다 밝은 너를 마주하고 싶었는데
이미 떠나버린 너라 보이지 않아서 슬펐어.
내가 본 페르세우스자리 또한
네가 보여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원래 하늘 자체를 쳐다보지도 않았던 사람인데,
낮에 밝은 하늘을 볼 줄 아는 사람이면
인생을 잘 살고 있다는 뜻이고,
달빛이 드리운 밤하늘을 볼 줄 아는 사람이라면
오늘 하루를 잘 살았다는 뜻 이래.
나는 밤하늘을 보며 너를 생각했는데,
아마 오늘 하루를 잘 보냈다는 뜻이겠지?
내 곁에 네가 없어서 아쉽고 슬플 뿐이야.
이미 떠나버린 너라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미안해.
하늘에서는 잘 지내고 있는 거지?
늘 네 생각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또 하루를 살아.
언젠가 꼭 꿈에 나와줘.
다시 한번 사과할게. 사과할래. 내가 그러고 싶어.
내가 날 죽이려 하지 않았더라면
네가 이렇게 죽지 않았을 텐데.
내가 생명을 안일하게 생각했나 봐.
나를 죽이려 했지만
그 화살이 너에게 돌아가서
너를 죽여버린 게 되어서
미안해.
사랑해.
나타나달라고, 기도하며 이만 자볼게.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