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이가.-호연
힘들지?
많이 힘들 거야.
여전히 아프고,
여전히 쓰라릴 거야.
계속 생각날 거야.
그래서 괴로울 것 같아.
많이 괴롭고 버거울 게 분명해.
한여름에도 긴소매를 입은 네가,
그래도 덥지 않다고 말해주는 네가,
자꾸만 숨고 싶으면서도 용기를 내주는 네가,
너무너무 자랑스럽다.
그렇게 우울 속에 살아간다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걸 알지만
그걸 알면서도 너 말고도 네 식구들을 살핀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넌 상상조차 못 할 거야.
가끔, 사람을 공감하는 일이 어렵다고
도무지 공감이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너에게
내가 꼭 해주고 싶은 말은,
사람 감정이라는 건 공감하는 게 아니라
이해하는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네 가족들은 전부 널 이해하려 노력 중이라는 것을.
네가 꼭 알았으면 좋겠다.
여전히 쉬운 길을 걷고 싶어 하는 너에게
내가 꼭 해주고 싶은 말이 하나 더 있는데,
구불구불하고 울퉁불퉁한 어려워 보이는 길을
네 가족이 안내해 주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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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길이 끌리는 원인을 그들은 이미 알고 있어서야.
그 끝에 낭떠러지가 있다는 것도,
그 모든 것들을 겪고 네 곁에 있다는 것을,
상처에 너무 머물러 있지 말아.
네가 말했잖아.
지금 당장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묻어놓은 기억 위에
어여쁜 새싹 자라, 추억이라 불리우고 있다고.
더 힘든 일이 앞에 펼쳐질 거라 저주하는 게 아니야.
넌 꼭 겪어야 했을 성장통을 겪고 있는 중이야.
그 통증을 이겨내는 법을,
더 쉽게 이해하는 법을,
알려주지 못해 네 부모님은 너에게 늘 미안해해.
네가 아직 어린 이유는,
네 부모님이 늦게까지 네 동심을 지켜줬기 때문이야.
난 네 부모님 탓을 하라고 이야기해 주는 게 아니야.
동심을 지켜줬다는 것에 초점 맞춰봐.
그게 사랑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
네가 꼭 알아줬으면 한댔어.
널 사랑하지 않은 순간은 없었다고,
너무 소중해서 늘 어려웠다고.
내 고통은 익숙한데,
핏덩이부터 키워온 내 딸이 느낄 고통은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아서, 늘 새로워서
매 순간 깜짝 놀라고,
불안에 떨고,
조금이라도 덜 아프기를
내가 고통을 덜어줄 수 있기를
내가 더 나은 부모가 될 수 있기를
빌고 또 빌었대.
그러니까 너무 미워하지 마.
너무 외로워하지도 마.
자존심 세우면서 부모를 이기려 들지도 말아.
네 부모는 너에게 어떻게 져줄지 현명함을 찾고 있어.
늘 명심해.
인간이 무섭다던 너에게,
마주치기도 어울리기도 두려워하는 너에게,
이제라도 함께 걸어주려는 네 가족이잖아.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자꾸 목에 걸려서
집안에 침묵이 흘러도,
눈치 보지 않아도 돼.
굳이 네 잘못을 찾지 않아도 돼.
주마등이 스쳐 지나갈 때 마주쳤던 네 가족은
여전히 네 곁에 있단다.
힘들고 지칠 때면 언제든 또 들여다봐.
이 글은 네 상처보다 더 오래 남을 거야.
그러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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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인 너에게.
너무 아파하지는 마.
네 아버지가 그랬는데,
넌 이제 행복할 일만 남았대.
충분히 행복해도 되는 사람이라고
울어도 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