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헤매고 있어-호연
어떻게 세상 사람들이 전부 널 좋아할 수 있겠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미움도 받아보고,
그저 내 얼굴 생김새 가지고도 미움을 받아보기도,
그러기도 하는 거야.
사실, 몰랐던 거 아니잖아.?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 중,
'남의 집 귀한 자식'이라는 말이 있잖아,
분명 들어본 적 있을 거야.
그런 거 하나하나 신경 쓰고
사람 싫어하는 거 아니잖아.
폭력에 이유가 없는 경우는 어쩌면 대부분일지 몰라
그냥.
재밌어서.
심심해서.
궁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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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시답잖은 이유를 갖다 붙이면서
합리화도 해보고,
의미 없는 사과를 주고받기도 하며 어른이 돼.
그렇게 어느덧 어엿한 어른이 된 아이의 정서는
솔직히 안 봐도 알잖아
엉망진창에, 산산조각이겠지.
알고 있지만,
이미 다 알고 있었지만
다시 생각해도 너무 슬픈 일인 것 같아.
내가 도태된 탓이겠지 싶다가도
아니, 아니 그게 아닌 것 같아.
나는 정말 존재자체가 미운 사람인 건가?
괜히 날 미워하는 사람들 때문에
부질없는 이유 찾기를 시작하고
그렇게 허송세월을 보내다가
아파했던 흔적만 남긴 채,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과거가 되어
현재 마저 불행하게 살아가
아주아주 어둡게.
사람들이 나한테 하는 말이,
"그 사람이 널 싫어하면 뭐 어때?"
라고 이야기를 해.
듣고 보니 그렇네… 하고 주눅 들어하다가
금세 드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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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뭘 알아?
벌레 보듯 쳐다보는 그 표정을 봤어?
억지로 웃는 미소에
그 억지 섞인 입꼬리를 마주쳐봤어?
정적이 흐르고, 순식간에 을이 되어버린 그 순간을
하나부터 열까지 똑같이 마주해 봤느냐고.
내가 의지박약이야?
내가 약한 거야?
그저 내 마음이 나약해서 이러는 거야?
내 탓하지 마.
그게 내 탓이 아니고서야 뭐라고 설명할 수 있어?
할 대답이 없으면 입 닥치고 짜져 있어…
내가 뭘 했지?
내가 갖는 이 여러 가지 의문들이
싹 다 나를 힘들게 만드는데
네가 뭘 아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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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 생각을 속으로 했던 것 같은데.
아버지가 말씀하시기를,
사회 혹은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 중
누군가(나)를 싫어하는 경우는
질투 혹은 시기
'내가 더 잘났기 때문에'라 생각하면 된다고.
그런 의도는 전혀 없었겠지만,
마치 내가
자존감이 낮아서 생긴 일인 것 같고… 막 그랬어.
이전에 내가 했던 생각 중,
왜 인간은 남에게서 깎아 만든 부스럼을 긁어모아
자기 자신을 채우려고 하느냐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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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간적이지 못한 걸까.?
전혀 공감이 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냥…
“그래.
다 가져가.
부스럼 하나 남기지 말고 싹 다 가져가.
그렇게 해서 만족스러우면 괜찮아.
만족하지 못할 거면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말고,
시도 조차 하지 마. 내 희생이 아까우니깐.
이제는 원인조차 사라진 내 우울이,
내 불안이, 내 생각과 그 맥락들이 전부 다
너무 변덕스러운 나머지
나조차도 감당할 수 없어.
이 세상 그 누구도 날 감당할 수 없고,
언젠가는 지치고 질릴 거야
언제까지 이럴 거느냐고 말이야.
걱정하지 마.
금방은 아니더라도,
조만간 내 주변을 다 정리하고 떠나버릴 거야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게끔.
그토록 관심과 사랑을 원했던 내가
우울에 잠식해 사라져 버리면
나는 분명 아쉬울 테지만,
누군가 아쉬워하는 이가 있을까?
되려 마음 편하게 생각할지도 몰라.
사람한테 기대라는 걸 안 한지 좀 됐어.
기대의 크기만큼 비례한 실망과 상처가 잇따르고
나는 그걸 감당할 수 없음을 일찍이 깨달았거든.
그래서 이제 뭐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
지치는데 그냥 다 죽어버리자.
다 같이 편안하게 죽자.
편하게 죽는 법을 알아내올게.
그치만 오늘 달이 너무 동그랗고 밝게 떴는걸-
오늘은 말고, 내일 다시 생각하자.
내일 또 다른 이유가 생기면 그다음 날에.
또 또 다른 이유가 생기면 그다음 날에 말이야.“
그러니,
오늘은 일단 보류.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