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호연
왜 죽고 싶냐는 물음에
“그냥”이라 대답했다.
이제 더 이상 억지로 이유를
만들어낼 힘조차 없어서
그리고 억울해서 그냥,
“그냥”이라 대답했다.
이유 없이 죽고 싶다는 문장의 형용은,
이유 없이 살고 싶을 수도 있다는 말도 되잖아
이런저런 말 복잡하게 할 것도 없이 …
이유 없이 살고 싶어 주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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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느낀 사실인데,
방파제는 파도로부터 인간을 지켜내려
생겨난 것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충동적 자결을,
바다에 몸 던지고 싶은 마음을
아주 잠시나마 미루어내는
그냥 돌.
그냥 살아줘.
살아만 있자고 제발.
열심히 살라는 소리도 안 할게
잘 지내라는 말도 안 할게
사실 모두 어려운 것들이잖아.
그러니까,
존재만으로도 감사하니까
그냥 그렇게 살아줘.
이렇게 부탁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