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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나는,
당신들이 정말 싫었습니다.
몇 년 전으로 돌아가,
당신들이 연을 맺지 않고
쌍을 이루지 않았더라면
지금 내 앞에 마주 보고 있는
엄마
아빠
그리고 나
누구도 존재하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너무 싫어서.
차마 밉다고 말하기에는
정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것 같아서
어디 가서 후레자식 소리 듣더라도
난 당신들이 참 싫다 이야기했어요.
고난을 이겨내고
나를 낳고
가정을 꾸리고
매일 부지런히 일하는
엄마아빠를 보고
난 그게 너무 당연한 줄만 알았는데
내 부모는 참 성숙한 어른이었고,
요즈음엔
행운마저 돈으로 사고 판다는데.
나는 참 운 좋은 사람이었고,
언젠가는 당신들을 싫어한다는
이야기를 멈추게 될 날을 고대하곤 했는데
세상에 미움을 더 받다 하늘로 가야지
내가 조금 더 후레자식 소리 듣더라도,
우리가 살아 숨 쉬는
이승은 곧 지옥이요
사랑을 주지 않은 자
받을 사랑도 없을 것이며,
평생 외로워하다 갈 것이니.
그런 기도를 하면서
조금만.
조금만 더 살아주세요.
악착같이 버텨서
원망 사다 가주세요.
혼잣말을 속닥였는데,
아마 곧 하늘이 부를 것 같이 느껴져서
마지막 인사 올립니다.
안녕히 가세요
난 여전히 당신들이 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