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시간 속에 문득 생각난 당신에게
우연히 마주친 나비비파가 내게 말을 건다.
머리를 헤어드라이어로 말리는 중인데도,
머리가 별로 빠지지 않는 것 같다고.
집에서 약 때문에, 스트레스 때문에
머리가 많이도 빠져서 수북하게 바닥에 쌓여서는,
그 바닥을 열심히 쓸고 있던
엄마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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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연히 마주친 자그마한 나비비파에게.
웃음이 가득한 하루를 보냈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의 얼굴표정도, 열심인 몸짓도 전부 꼭 내게
좋은 하루가 되라는 듯이 느껴졌다.
ー최근에 내가 입원한 방에서
칙칙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연신 느껴진다.
아주 자주 느껴진다.
자신의 죽음을 기다리는 자와의 대화는 마치
암흑의 눈에서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는 ‘제초제’에 꽂혀서,
그녀는 매일 제초제를 찾는다.
조각별과 그믐달.
하늘을 나는 거북이와
일곱 빛깔 무지개.
그 끝에는 제초제로 생을 마감하고,
승천하는 영혼과 이승에 남겨지게 될 육신.
그러고는,
“나와 하늘에 같이 가자.
그곳에서 공주님과 왕자님을 보자.
더 이상 병원에서 실험 따위 당하지 말자.”
그렇게 이야기했다.
나의 나비비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요?
매일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를 보며,
수평선 위에 뜨는 해와 달을 보고는
따라가고 싶었던 적이 있나요?
나비비파,
하늘에서 내게 한 말이 있어요.
“햇빛이 두려워 보지 못하여도 괜찮다.
그런 너를 위해 달빛을 내려 밝게 비출 것이니,
그때의 네 용기를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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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나요?
그 말씀 옆에 당신과 함께 있었는데.
나비비파,
나와 함께 조각별과 그믐달.
하늘을 나는 거북을 보며
달빛 아래에서
또다시 춤을 추고 싶지 않나요?
그날까지 기다려줄 수 있을까요?
나의 나비비파,
가난과 빈곤 속에 살다,
죽음을 갈망하는 자들은
세상을 떠날 체비를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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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입지 못했던 옷을 갖춰 입고,
먹지 못했던 음식을 먹고,
주변 이들에게 마치 자신이 여유로운 듯
호의를 베풀더라고요.
죽음 앞에 서 있는 모두가 그랬거든요.
나비비파,
그러다 보면 삶에 미련이 생겨서는
잠깐이라도 죽음에 대하여
계획을 미루고서,
죽음을 다시 고민해보지 않을까요?
나비비파,
나와 예쁜 옷을 갖춰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하루를 살고
하루를 더 살아보면 안 될까요?
나와 청춘을 함께하며,
당신의 지난 청춘이 보다 밝아졌으면 해요.
우리는 죽음 앞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나의 나비비파,
오늘도 그렇게 당신 생각을 하며
우연히 마주친 또 다른 나비비파의 손에
사탕을 쥐어줬어요.
오늘 하루가 달달하길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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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늘 당신을 생각해요.
엄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