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위기를 극복하기보다, 죽음을 미루는 곳에서
부러웠다.
그들이 말하는 지상낙원과 불변의 세계.
굳은 시간과 늘 그대로인 자아.
상상하는 대로, 생각한 대로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자신만의 세계에서 오로지
상상 속에서 행복에 잠긴 채 웃음 짓는 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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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웠다.
당신은 행복해서 웃는 겁니까?
아니면, 그저 재밌어서 웃는 겁니까?
새벽이 지나, 잠을 깨우려 해가 뜬다.
이들에게 죽음은 구원인가.
이곳은 예비자살자들을 묶어놓고
잠시라도 살리려는, 무의미한 수용소같다.
이들의 목적과 결말이 정해져 있다는 걸 아는
외지인들은, 잠시라도 그들을 어떻게든 살려보려
죽음에 방임하지 않고, 동조 따위 하지 않는다.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임무로서
잠시 몇 달이라도 죽음의 계획을 미뤄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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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언제 퇴원하느냐 물었다.
몇 달 뒤에 퇴원하고 떠날 거라 대답했다.
목적지는 파도.
파도의 2층으로 갈 거라고.
그곳엔 작은 삼촌이 있고,
고모부가 있고,
어머니와 아버지가 있다고.
하지만 파도에는 혼자 가야 한다고.
그게 자신이 가야 할 길이라고.
아침에 일어나 여느 때와 같이 노래를 듣는다.
노래의 첫 선율이 흐르는 순간,
내 하루는 시작되고, 곡의 분위기에 맞춰
하루의 기분을 좌우한다.
신나고, 자신감 넘치는 가사 몇 마디가
오늘 하루 내 자존감을 결정하고
어둡고 그리운 음악을 틀 때면
그날 하루는 하루종일 어둡다.
신나는 날에는
아무리 하늘에 뭉게구름 껴있어도
마냥 웃음 나고,
암울한 마음에 갇혀 잠긴 채
시작하는 하루 동안은
구름에 금방 파묻힐 듯하다.
/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향을 따라간다.
그곳엔
강박이라는 쇠사슬이 있고,
자살로 죽은 가족이 있고,
막연한 즐거움이 있고 …
지상낙원과 불변의 세계.
굳은 시간과 늘 그대로인 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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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항상 그대로인,
제자리인 나
터뜨리고 싶어도 터지지 않는 감정의 애매함은
답답하기보다 조금, 쓰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