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먼로'와 함께 마황麻黃을

지금 여신과 함께 춤을 추시겠습니까?

by 한약여신
여자는 생각만큼 도덕적이지 않다.
유혹 할 줄 모르는 남자를
도덕적으로 외면할 뿐.

[유혹의 학교-이서희] 中


마릴린 먼로는 1952년 잡지 <라이프>에서 "잘 때 어떤 옷을 입고 자나요?" 라는 질문을 받는다.


그에 대한 그녀의 대답은


" 샤넬 넘버 5

CHANEL N°5 "



샨샤의 블랙 레오타드(발레복의 일종)을 입고 발레핏을 하면서, 기묘하게도 바로 이 마릴린 먼로의 발칙한 인터뷰가 생각이 났다.


지난 코로나19의 시국부터 새로 시작한 취미가 있었는데 비대면으로 홈트도 가능하고 작은 무용 스튜디오를 빌려 주변에 구애받지 않은채 음악을 크게 틀고 아직 어설픈 동작을 전면 거울을 통해 볼 수 있는 발레와 요가를 접목한 '발레핏'이다.


태양계를 휘감을 법한 블랙 홀릭의 검정 레오타드의 긴 질감은 다시금 코로나19가 창궐한 한 주간 모든 우주의 기운을 끌어모아, 약국에서 근무하며 유증상자들에게 복약지도를 하고 여남은 에너지를 소진 혹은 충전하고자 하는 나의 몸짓에 CHANEL N°5 향기처럼 온 몸을 휘감고 사라져 버린다.



미국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워홀의 뮤즈. CHANEL N°5 의 상징인 그녀를 보고있자면 참 어울리는 한약재가 하나 떠오르는데 그것은 바로


마황麻黃


한의학 본초에서 차가운 외풍으로 인한 열병을 치료하는 [해표약-발산풍한약] 에 배속되는 '마황麻黃' 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뿌리는 땀을 멎게하는 지한작용, 지상부는 땀을 나게하는 발한작용을 하는데 유효성분인 에페드린Ephedrine 은 그 유명한 '필로폰ヒロポン= 메스암페타민Methamphetamine' (더 쉽게 적겠으니, '뽕') 이다.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시켜 환각제로 오용되는 경우가 있지만 부작용으로 고혈압, 심계항진 등이 있으며 과용하면 사망 위험이 있어 의료 관계자 이외에는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 이 한약재는


다시한번 아이러니하게도, 기관지 확장의 효능으로 기침, 천식을 치료하는 코로나19 사태에 상비약으로써 주로 판매하는 종합감기약, 목감기약의 DL-메틸에페드린염산염 성분 원료이기도 하다.


목감기약 모드코프S- 종근당



살아있는 모든 것은 유혹한다.

[유혹의 학교-이서희]


이 매혹적인 약재와 어울리는 그녀를 감상하다보면 유혹.이라는 단상을 생각해보게 된다. 에세이스트 이서희 작가의 '유혹의 학교' 에서는 유혹이 비단 성적 매력을 바탕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가게에서 물건을 살 때도 거래처와 새 계약을 맺을 때도, 새로운 사람을 소개받았을 때도 우리는 서로를 유혹한다 설명한다. 정치인은 대중을 유혹하고, 저자는 독자를, 가수는 청중을 유혹한다. 약국에서 매약과 복약지도를 하는 것도 역시 유혹이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유혹하기도 하고, 우리 삶을 유혹하거나 삶과 삶의 순간에 유혹당하기도 한다.


양귀비 꽃의 열매 '앵속罌粟' 보다도 고혹적인 '마황麻黃' 을 닮은 마릴린 먼로는 그렇게 한시대를 유혹하여 마돈나로 다시 태어난다.



이서희 작가의 [유혹의 학교] 의 메시지 처럼 모든 만남은 유혹을 전제로 한다. 그것은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유혹하기 때문이며 그러므로 모든 만남은 존재라는 위험을 감수하게 한다. 또한 모든 유혹에 있어서 '서 사 는 끝 나 지 않 았 다' 는 명제는 결코 서두르지도 성급히 단념하에 안일해지지도 말아야 하는 유혹의 본질을 함축한다. 또한 동시에 이는 삶을 대하는 태도와도 밀접하게 이어지는 것 아닐까.


유혹은 끝을 바라보고 가는 길이 아니라 현재의 가능성에 집중하는 행위다.

아직 유혹하지 않았음은 언젠가 유혹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유혹은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고 그 곳으로의 문을 여는 초대의 행위이다.

그러나 당신을 구원하거나 그 세계에 영원토록 머물게 하겠다는 약속은 아니다. 유혹에서 사랑을 선불처럼 요구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유혹은 관계의 적정 지점을 함께 찾아가는 일이다.

삶의 좌표가 변하듯 관계의 좌표도 움직인다. 때로는 느리게, 짐작할 수 없는 방향으로 말이다. 변화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유혹은 우리에게 가장 적절한 자리를 찾게 해준다.

이서희_ 유혹의 학교-서사는 끝나지 않았다 中


아직 유혹하지 않았음은 앞으로 유혹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그녀의 글이 온 영으로 전율되어졌기에. 그것은 역시 비단 남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남자에서 사랑으로 사랑에서 삶으로 나아가는 그리고 되돌아 나 자신의 삶에 귀결되는 일상과 삶의 들숨과 날숨 사이 유혹의 여정을 함께 해보면 어떨지.


에페드린을 복용한 것도 아닌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23번 ‘열정’ Beethoven, Piano Sonata No. 23 in F Minor, Op. 57 코다를 들을때 느껴지는 폭발감처럼 가슴이 울렁인다.



세상을 유혹한 그녀들과 발레를 하고 싶다. CHANEL N°5 만 걸치고, 온몸을 휘감는 실크보다 가벼운 매끈한 감촉이 코끝을 돌아가면 '푸에테Fouette('채찍질하다' 뜻. 발레에서 한 발로 다른 다리를 차는 듯한 느낌이 들게 빠르게 움직이면서 도는 최고 테크닉 동작)' 도 너끈히 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야말로 진정한 여신과 함께 춤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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