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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썸 May 21. 2019

엄마 손잡고 메콩 델타

어머니와 함께 간 베트남 메콩 델타 투어


내가 퇴사를 했던 2017년 1월, 어머니와 동생이 베트남에 놀러 왔다. 베트남의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고민하다 메콩 델타 투어를 함께 가기로 했다. 메콩강을 따라 드넓은 평야지대인 베트남 남부의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투어가 아닌가 싶었다. 



투어를 기다리는 수많은 사람들

가장 유명한 여행사인 신투어에서 미리 예약을 했다. 데탐 거리에 위치한 신투어에 가서 원하는 투어를 신청하고 돈을 내면 티켓을 준다. 정말 다양한 투어가 있으니 원하는 투어를 고르면 된다. 나는 미토 - 벤쩨 투어를 신청했습니다. (22만 동, 만원) 저렴하고 시간도 적당한 투어라 생각했다.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신투어 앞에서 가이드를 기다리고 있었다. 따로 표시가 없고 시간이 되면 가이드가 목소리 높여 해당 투어 관광객들을 인솔한다. 메콩 델타 투어는 인기 많은 투어라서 45인승 버스가 4~5대씩 가곤 했다. 그래서 해당 버스와 좌석번호를 잘 숙지하고 가야 했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면 친절히 가르쳐줍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길) 전 일정은 영어로 진행되니 한국어 가이드를 원하신다면 한국 여행사에 개별적으로 문의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격은 당연히 더 비싸겠죠? 


메콩 델타 투어 호치민에서 2시간 정도 남쪽으로 내려간 미토 지역으로 차를 타고 이동했다.  



메콩강 하류 지역이라 강의 폭이 매우 넓었다. 비도 많이 오고 비옥한 땅에 큰 강까지 흐르는 평야지대였다. 가히 축복받은 땅이라 생각이 들었다. 체계 최고의 곡창지대라 불릴 만한 곳이었다. 우리는 가이드 인솔에 맞추어 차례로 배에 올라탔다. 배를 타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메콩강과 함께 살아가는 베트남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배만 탄 것은 아니다. 배를 타고 섬 이곳저곳을 옮겨 다녔고, 정글 밀림 같은 숲 사이 길을 걸으며 내 얼굴보다 큰 과일을 만나기도 했고, 라이스페이퍼를 만드는 곳, 코코넛 과자를 만드는 곳, 로열젤리를 만드는 곳도 차례대로 방문하여 메콩 델타 지역에서 생산하는 여러 가지 특산품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1인당 만원인 투어 프로그램인데, 점심까지 제공하였다. (음료 및 주류는 추가 결제) 메콩강에서 잡아 올리는 이곳 고기를 이용하여 월남쌈을 만들어주었고, 밥과 고기와 함께 점심을 먹었다. 라이스페이퍼에 생선살과 여러 자기 채소, 면을 넣어서 돌돌 말아서 소스에 찍어먹으면 된다. 생각보다 맛있었다. 다만 생선의 모습이 다소 기괴했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더욱 깊숙한 메콩강을 구경하러 갔다. 멋진 맹그로브와 니파야자(물야자 나무)가 양쪽에서 마치 터널처럼 주변을 에워싸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우리는 더 작은 배로 옮겨 타서 그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 니파야자 잎은 단단해서 말려서 집의 지붕으로 쓰기도 한다. 옛 전통집은 아직도 니파야자잎으로 만든 지붕을 볼 수 있다. 



열대과일과 함께 베트남 전통음악을 들으며 투어는 끝이 났다. 

다시 호치민에 돌아오니 오후 3시 반이었다. 점심 이후가 되면 더워서 투어를 하기 힘들다. 딱 적당하게 반나절 정도만 하는 투어를 추천합니다. 


모처럼 어머니의 손을 잡고 여행을 다녀왔다. 점점 늙어가는 것이 보이는 부모님을 뵐 때마다 더 잘해드리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웠다. 전보다 더 작아진 듯한 체구와 손, 더 늘어난 주름과 흰머리, 내가 어린 시절 기억하던 어머니의 환한 모습은 조금씩 세월의 흐름을 맞이하고 있었다. 나도 어느새 꼬꼬마 어린아이가 아닌 결혼을 해야 하는 나이까지 자랐지만 아직도 어머니는 나에게 밥은 먹고 다니는지, 어디 가서 맞고 다니는 건 아닌지 걱정하신다. 어머니에게는 아직도 어린 꼬꼬마였다. 


조금이라도 젊으실 때,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실 때 부모님과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다. 친구 혹은 혼자 하는 여행도 좋지만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은 전혀 다른 경험을 나에게 주었다. 더군다나 부모님과 다시없을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우리는 정말 가까이 있는 존재들에게는 의외로 무감각한 면이 있다. 특히 평생을 함께 한 부모님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내가 아쉬울 때만 부모님을 찾았고 내가 힘들 때나 필요할 때만 부모님을 찾았다. 그럼에도 불평하지 않고 나를 지지해주는 부모님이셨다. 아마 지구 상에서 유일하게 목적 없이 내 편을 들어주는 존재가 아닌가 싶다. 그럼 부모님과 함께 한 여행이 생각보다 적었던 것을 30년 가까이 살고 나서야 깨달았다. 


앞으로 기회만 된다면 부모님과 함께 손잡고 여행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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