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치민 채식뷔페 "Mãn Tự Vegan"
베트남 호치민 1군 중심가 위치한 조금 특이한 채식뷔페가 있다. ManTu 라는 곳에서 운영하는 채식 뷔페인데, 기부로 운영된다. 나는 지인과 함께 정말로 기부로 운영되는 곳인지 확인하기 위해 방문하였다. 도착한 곳은 호치민의 상징 비텍스코 타워 근처 한 허름한 건물 안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밖에서는 그 존재를 알기 어렵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야지 찾을 수 있다. 구글맵을 보고 찾아간 뒤 근처 오토바이를 관리하는 경비에게 물으면 바로 안내받을 수 있다.
점심시간인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가서 그런지 사람들도 꽉 차있었다. 공짜 밥이라 그런가 사람이 많은가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문 앞에서 한 분이 우리를 제지했다. 그리고 15만동 (약 7천원) 돈을 내야한다고 했다. 분명 기부라고 했는데?
베트남어가 유창한 지인이 물어보니 기본적으로는 금액에 상관없이 기부하고 먹으면 되지만 특정날짜에는 돈을 내야한다고 했다. 음력으로 14,15,29,30 일에 15만동을 내야한다는 것이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하하. 내일 오면 도네이션만으로 마음껏 먹을 수 있다고 했다. 어차피 왔는데 다시 돌아가기도 그렇고 좋은 일 한다는 셈치고 15만동 내고 들어갔다. 그러고보니 15만동 내야하는데도, 사람들로 꽉차서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생각보다 놀랐다. 정말 음식의 종류도 많았고, 심지어 디저트와 과일도 있었다. 이정도 퀄리티가 평소에는 기부만으로 운영된다니.. 놀랄 노자였다. 같이 온 지인도 놀랐다. 채식 뷔페 답게 고기는 일절없었고 계란이나 해산물 역시 없었다. 오로지 채식이었다. 나는 접시에 최대한 다양한 음식을 다 담아보았다. 너무 많아서 다 먹기도 힘들거 같았다.
장소는 크게 두 군데로 나누어져 있었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뷔페는 두 군데로 나누어져 있어 우리는 두 번째 뷔페로 이동해서 (바로 옆에 있다.) 밥을 먹었다. 거기에도 자리가 없어서 겨우겨우 자리를 만들어 앉을 수 있었다.
베트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서양사람들도 드문드문 보였다.
맛있다. 정말이다.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다. 향신료나 고수 맛도 덜하고, 베트남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먹기에도 부담스럽지 않다고 할까. 게다가 종류도 정말 많아서 골라 먹는 재미도 있었다. 이름 모를 국도 도전했는데 생각보다 짜지 않고 담백해서 맛있게 먹었다. 지인은 몇 접시를 더 먹었다.
우리가 외국인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먹고 있던 중 이 곳에 일하는 분이 유창한 영어로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이윤을 추구하지 않고 여기서 맛있고 행복하게 먹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자주 놀러오라고 했다. 채식의 기쁨을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주었다.
밥을 잘 먹고 나왔다. 15만동어치 값은 충분히 하는 곳이었다. 그 이상이랄까. 너무 붐비는 것이 조금 그랬지만, 내 돈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서 건강한 음식도 먹을 수 있어서 좋은 일에 동참한 기분이었다. 베트남에 생활하는 분들이라면 한번 쯤 가서 체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Nhà Hàng Chay Quận 1 Mãn Tự Vegan
14/2 Tôn Thất Đạm, Phường Nguyễn Thái Bình, Quận 1, Hồ Chí Minh
점심 : 오전 11시 ~ 오후 2시
저녁: 오후 6시 ~ 오후 9시
비용: 기부 (도네이션으로 운영) 단, 한달에 4일은 15만동 (14,15,2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