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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썸 Jul 29. 2019

호치민에서 만난 북카페와 독서모임

자작나무 숲 북카페 독서모임 후기 

호치민에서 만난 북카페와 독서모임


호치민 푸미흥은 한인들이 밀집해서 모여사는 한인타운이다. 이 곳에 가면 한국과 관련된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한국이 그립지 않을 정도로 많은 식당과 가게들이 한국 관련 제품들을 팔고 있다. 어릴 때부터 책을 굉장히 좋아했기 때문에 베트남에 왔을 때도 계속 책을 읽었다. 하지만, 한국에 비해 한국어로 읽을 수 있는 책이 제한적이었다. 이북도 대안이었지만 역시 넘기는 맛이 있는 종이책이 더 손에 잡혔다. 베트남에서 한국 책을 만날 수 없을까 해서 찾아보다 만나게 된 자작나무 숲 북카페. 푸미흥 스카이가든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북카페는 1층과 2층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음료를 주문하면 카페 내의 책들을 마음껏 읽을 수 있었다. 게다가 일정 보증금을 내면 5일 정도 대출도 가능했다. 이곳에 커피 말고도 특별한 차들을 마실 수 있어서 여기만 오면 꼭 차를 시켰다. 매번 차 종류가 달라지므로 다음 차는 무엇일까 기대되기도 하였다. 커피는 보통 5만 동 (2천500원 정도) 차는 7만 동(3500원) 정도에 책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니!! 


북카페라는 이름의 카페들이 매우 많다. 많은 카페들이 이름만 북카페이고, 인테리어를 책으로 해놓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 알맹이가 없다고 해야 하나.. 정작 북카페에 가서 내가 들고 온 책을 읽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곳은 정말 책이 많았다. 어림짐작해도 2000권 이상은 되어 보이는 듯. 책이 분류가 되어있지 않았지만 오히려 책을 꼼꼼히 찾아보는 즐거움도 있었다. 다만, 찾기 쉽게 정리해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매달 신간 도서는 이렇게 따로 전시해 놓고 있다. 신간은 대출이 안된다고 한다. 카페 주인이 매번 한국에서 공수한다고 한다. 베트남에서 한국 책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

다행히 이곳의 책들은 정말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많이 있었다.  주인분의 책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단순히 분위기를 위한 책 전시가 아니라 책을 사랑해서 카페를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정 장르를 가리지 않고, 최신 베스트셀러만 있는 게 아닌 오래된 책부터 최신 베스트셀러까지 다양하게 있어서 나 같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천국 같은 곳이었다. 특히 책을 접하기 어려운 해외에서 이 얼마나 아름다운 오아시스가 아닌가! 


차 한잔, 커피 한잔 마시면서 책을 읽었다. 책 읽고 꼭 필요한 부분은 필사하는 습관. ㅎㅎ 

2층에서 바라본 북카페 서재. 정리정돈이 안되어있었지만, 뭐랄까 책 덕후의 서재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곳에 내 책도 한 권 기부했다. 이 서재가 더 풍성해져서 호치민에서 대표되는 북카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만난 세기의 작가들. 



2층은 보다 책을 읽는데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게다가 2층에는 어린이 도서와 만화책이 일부 비치되어 있었다. 카페는 그다지 큰 규모는 아니었다. 


이 곳에서 독서모임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 올해 5월부터 참가했다. 고전부터 역사, 소설, 경영서까지 장르 구분하지 않고 두루 열렸다. 독서모임과 지적 대화에 목마름이 있었는데, 북카페에서 보다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7월에는 내가 선정한 "김영하 - 여행의 이유"와 "생각노트 - 도쿄의 디테일"을 독서모임을 통해 진행하기도 하였다. 


참고로 이 북카페에서 어떠한 금전적 후원을 받지 않았습니다. 4월부터 북카페를 드나들면서 독서모임에도 참가하며 순수한 팬심에 의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독서모임 회원들도 늘어나서 20명이 돌파하였고, 북카페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 같다. 베트남 호치민에서도 한국에서처럼 좋은 문화생활들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 재미를 느끼기를 바란다. 베트남 오시면 자작나무 북카페로 오세요! 우리 같이 책 이야기 나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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