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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썸 Sep 21. 2019

인생에서 이기는 건 뭐고 지는 건 뭘까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3) 

이 글은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 개인적으로 공감이 갔던 부분들을 따로 발췌해서 저의 생각을 함께 담았습니다. 파트별로 나누어 리뷰를 썼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다른 리뷰도 보러 오세요!



소중한 건 졌을 때의 얼굴 

야옹이 형과 또 한 번의 결투를 마치고 피투성이가 된 큰 곰 대장은 집으로 돌아가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가야. 아빠는 또 야옹이 형에게 졌단다.

하지만 아들아, 켰을 때의 아빠 얼굴도 잘 봐 둬야 한다.

잘 봐라. 이게 켰을 때의 아빠다.

여전히 세상은 잘 사는 법, 성공하는 법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뿐 넘어진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사람은 자신의 ‘졌을 때의 얼굴’ 앞에서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다. 고개를 돌리거나, 도망치거나 부정하는 게 다다.

인생에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은 ‘졌을 때의 얼굴’을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성공했을 때나 실패했을 때나 가장 중요하다고 입 모아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바로 피드백이다. 어떻게 해서 성공했는지 어떻게 해서 실패했는지 피드백이 있어야 배움이 있고 개선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떻게 실패했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피드백 없이 그냥 재수 없어서 넘어졌다고 하면 다음에 또 재수 없어서 넘어질 것이다. 나는 도망치는 것을 선호했다. 실패를 똑바로 보지 않고 도망쳤고, 작은 성공을 부풀렸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나를 보게 되었다. 정말 중요한 건 졌을 때의 얼굴이라는 작가의 말에 백번 동의한다. 



연애를 끊었어요. 

나는 나 자신으로서 완성되는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를 만나거나, 누군가의 사랑을 받을 때에야 비로소 완성된다고 믿는다. 그 이유로 늘 몰두할 누군가가 필요하고, 관계를 내 입맛에 맞게 컨트롤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그럼으로써 더 열심히 관계에 몰두하고 노력하는 일을 반복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관계로부터 점점 고립된다.


베트남에 일을 시작하면서 아무런 연고도 없는 호찌민에서 혼자 지내게 되었다. 애써서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지 않고 주로 집에 있는 것을 즐기는 성격 인터라 처음 생활은 혼자 혼자 혼자였다. 나중에는 우울증 걸릴 것 같아서 사람들을 만나러 밖으로 나왔지만, 중요한 것은 남이 있어야 내가 완성되는 것이 아닌 내가 있어야 남이 있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그저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좋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중심이 되고 남을 만나야겠다는 스타일로 바뀌어갔다.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내가 중심이 되니 거절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좀 더 주체적으로 남을 만날 수 있었다. 관계란 나와 네가 동등한 관계여야 건강하지 않겠는가. 남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자 만 한다면 좋은 관계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꿈을 이루지 못한 나를 미워하지 마. 

간과하는 건 하고 싶은 욕망이 꼭 꼭 재능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 재능은 꿈의 시작일 뿐 완성형이 아니라는 것다. 

“나에게는 재능이 있는데 바보 같은 주위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늘 푸념만 하는 사람이 있다. 재능은 묻힐 리가 없다. 그 재능을 꽃피우는 힘도 재능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요네하라 마리, 교양 노트 중에서) 


보노보노: 되고 싶은 게 있다는 안 좋은 거야?

너부리: 당연하지. 되고 싶은 게 있다는 건 지금의 자신이 싫다는 거잖아.


가장 멋진 사람은 꿈을 이룬 사람이 아니라,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 사람이다. 


인생의 성공은 무엇일까? 우리는 류현진, 손흥민 같이 성공한 스포츠 스타나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손정의 같이 성공한 사업가를 보며 인생의 성공한 사람들이라 규정짓는다.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에서 메이저리그 이야기가 나온다. 수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는 정말 극소수의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실패한 사람들일까? 메이저리그에 가지 못했지만, 저마다 피와 땀을 흘려 노력한 선수들이고 그 과정의 행복을 느끼며 비록 메이저리그 선수는 아니지만, 충분히 인생을 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혹은 전혀 다른 쪽으로 재능을 알게 된 사람도 있다. 


꿈을 이루고, 도전하는 것에 사회 전체가 약간의 강박이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성공한 사람들에 비해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은 실패한 사람으로 비추어지는 것은 부당하다 생각한다.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자신을 사랑하며 하루를 충실히 사는 사람들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어

‘노력하면 이루어진다’라는 말만큼 비현실적인 말이 있을까.

드라마 <미생>에서 장그래가 그랬다. 

“내가 이 모양인 건 노력을 안 해서 그런 거다”

불가능한 일을 위해 힘을 빼는 대신, 가능한 것에만 집중하는 일상을 살게 되었다.

적어도 나는 낙관적인 비현실 주의자보다 비관적인 현실주의자가 더 행복에 가깝다고 믿는다. 그게 더 건강한 삶이라 믿는다.


노오오력이 부족해. 요즘 젊은이들이 취업하기 힘든 게 노오력이 부족해. 드라마 미생을 즐겨보았다. 집에 책까지 소장하고 있을 정도다. 취준생 때 내 모습이 첫 화의 장그래의 모습 같았다. 졸업하고 나서 세상에 나와보니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런 나는 내가 노오력이 부족해서 실패했다고 생각했다. 작가의 이야기를 100%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생에 있어서 "나의 정체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어렵지만 당연히 했어야 하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다 보니 노력 부족 탓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취준생 때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있다. 

나도 하나에 미친 듯이 몰두하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나에 미친 사람들을 보면 가장 부럽더라. 그거에 올인하면 되니깐. 그래도 행복할 테니. 없으니까 이렇게 방황하는 게 아닐까. 


물론 지금도 방황하고 있다. 오춘기를 넘어 육춘기가 오려나 보다. 취준생 때는 나 자신을 싫어했다. 무엇하나 잘하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하나에 몰두할 만큼 좋아하는 것도 없었다. 그냥 무색무취한 인간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하나 잘하는 것은 없지만, 넓고 얕은 지식은 있었다. 그러다 보니 모든 것에 관심이 많았다. 억지로 하나를 팔려고 하는 것보다 이런 나를 사랑하는 게 맞지 않을까? 그 뒤로 넓고 얕은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 지금은 나를 사랑한다. 깊게 모르지만, 어떤 주제가 와도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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