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사 대화법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어떤 사람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일까? 이러한 주제로 무려 75년 동안 어마어마한 종단 연구를 하버드대학에서 실시했다. 연구 결과는 이렇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이며 그 중심에는 친밀한 가족관계가 있었다.
매일경제(2020년)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도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대한 답변 1위는 바로 “가족과 함께한 시간”이었고, 대형사고나 참사 현장에서 죽음을 목전에 둔 희생자들이 마지막 통화를 시도한 대상 대부분이 가족이다. 이렇듯 가족은 우리 삶에 매우 중요한 존재인 것이 틀림없다.
지난 몇 해전, 우리 모두는 예기치 않는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어쩔 수 없이 단절된 일상이 연일 계속되고, 재택근무로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어났다.
갑자기 좁혀진 가족 간의 거리는 새로운 가정환경이 되었다.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친밀감이 더 향상되었다는 가족이 있는가 하면 가족 간의 갈등이 심해졌다는 가족도 많다.
이른바 가족 안에서도 코로나 블루가 찾아온 것이다. 그럴 때일수록 가슴에 온기를 불어넣고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대화가 필요한데 대화를 시도했다가 오히려 갈등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소통이란 평소에 대화가 원활해서 뜻이 통하고 오해가 없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소통이 되는 공동체가 건강한 공동체이고 소통이 되는 가정이 건강한 가정이다. 소통이 잘 되려면 어떤 대화를 해야 하는 것일까. 이에, 상담심리학에서 제시하는 대화법을 안내하고자 한다.
심리상담사들은 대화할 때 일반인들과 다르다. 내담자의 꼭꼭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마음속 깊은 곳에 속사정을 꺼내 놓게 하는 대화법을 구사하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상담사들은 상대방의 마음을 직접 듣는다. 내담자의 침묵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속마음을 들어준다.
소통은 말을 통해 이루어지고 말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대화란 단순한 메시지를 주고 받는 것 이상이다. 감정의 교류, 즉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화를 잘하려면 상대방 마음에 묻고 마음을 직접 들어야 한다. 그런데 보통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표현만 듣고 논리로 대답한다. 상대방 말의 표현만 듣고 논리로 시시비비를 따진다면 상대방 마음은 더 멀어질 뿐이다.
예를 들어서 아내가 남편에게“당신이 청소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내 일정이 엉망이 되었어요”라고 말했다고 하자.
이에 대응하는 남편의 반응이“고작 청소 안 한 것 때문에 일정이 엉망이 됐다고? 또 내 탓이야? ” 혹은 “내가 언제 약속했는데?” 이렇게 반박할 경우, 대부분 부부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
이때, 논리로 사실을 따지지 않고 말에 숨겨진 마음을 들어준다면 “내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섭섭한거구나“하고 대응하게 된다. 이렇게 마음을 들어준다면 아내의 감정은 빠르게 수습될 것이다.
마음이란 감정이다. 감정이란 누가 옳고 그름을 말할 수 없고 평가할 수 없다. 그저 감정일뿐이다. 오직 “그렇구나” 하고 수용할 수 있다.
대화를 제대로 하려면 상대의 마음을 알아야 하는 것처럼 자신의 마음도 잘 알아야 한다. 분노를 폭발하는 상황은 대부분 자신의 진짜 감정을 몰라서 엉뚱한 감정으로 표출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흔히 잘 알고 있는 나 전달법(I-message)은 진짜 나의 마음을 꺼내어서 전달하는 화법이다. 사례에서 아내가 ”당신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섭섭해요.“라고 나의 감정을 직접 전달했다면 훨씬 대화가 원활하게 이어졌을 것이다.
자녀에게 말할 때도 ”왜 이렇게 귀찮게 구니?“ 라는 너 전달법으로 말한다면 자녀는 ”엄마가 나를 귀찮아 하는구나, 나를 사랑하지 않는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감정을 잘 알아차린 후 ”엄마가 지금은 피곤해서 쉬고 싶어“ 라고 나의 감정을 직접 전달하면 아이는 상처받지 않고 엄마의 상황과 마음을 이해할 것이다.
대화에서는 말하는 화자(話者) 역할보다 잘 들어주는 청자(聽者) 역할이 더 우선되어야 한다. 상대의 마음을 직접 듣고 수용해 준 후, 내 사정을 이야기하면 충분히 이해받은 상대도 기꺼이 귀 기울여 줄 것이다.
이렇게 마음을 들어주면 마음이 열리고 속마음까지 털어놓게 되는데 이것이 상담심리학에서 제시하는 대화법이다. 이 대화법이 익숙해지면 사소한 감정까지 공감할 수 있어서 마음의 허기는 줄어들고 친밀감은 향상된다.
마음을 열고 내면을 소통하게 하는 이 대화법은 친밀한 가족 관계내에서 더욱 필요한 소통법이라 하겠다.
교육 현장에서 어느 수강자가 ”가족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답한 문구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가족이란 풍선이다. 왜냐하면
따뜻한 입금을 불어 넣으면 날아갈 듯 행복해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