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do Life
크루즈 여행 가기 준에 알아야 할 한 가지
: 파나마 선적과 노동 조건
대중형 크루즈인 P&O의 IONA는 일주일 크루즈 여행에 550파운드에서 시작한다. 평균값에 이것저것 합해서 일인당 1000파운드를 쓴다고 쳐보자. 5300명*1000파운드가 매출이다.
크루즈는 럭셔리에서 보급형까지 다양하다. 등급을 판단하는 가장 좋은 기준은 승객과 직원 비율이다. 1등급은 직원과 승객 비율이 1:1 정도 된다. IONA의 경우 스탭이 1800명으로 비율이 3:1이다. 중급이란 이야기다. 그보다 낮은 것은 5:1까지 있다.
노후 생활로 크루즈 스탭이 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 적이 있다.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공짜로 먹고 잔다. 꿩 먹고 알 먹는 일이 아닐까?
차를 타고 사우스햄튼에 가면서 크루즈 직원은 7일에 얼마를 받을까 생각해 봤다. 적어도 1000파운드는 받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일주일 정도 쉬고 한 달에 3000파운드를 벌어서 생활할 수 있을 테니까!
탑승객과 직원이 3:1이고, 탑승객이 1000 파운드를 내고, 직원이 1000파운드를 받으면, 1/3은 인건비다. 식재료와 기타 등등 비용을 생각하면 크루즈 선사도 남는 게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크루즈에 승선해서 보니 상황은 달랐다. 근무하는 직원은 대부분 서아시아 또는 남아시아 사람으로 보였다. 노동조건이 궁금했다. 테이블을 치우러 온 젊은 여직원에게 물었다.
P&O 크루즈 직원은 인도네시아 회사가 독점 계약으로 공급한다. 먹고 자고는 공짜지만 급여는 한 달에 1500불이다. 생각했던 것의 1/3에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면 크루즈도 결국은 인건비 장사다.
하루에 12시간씩 일하고 한 달에 1500불을 받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노동법과 최저임금은 어디에 있는가? 대부분의 크루즈가 파나마, 버뮤다 등에 등록되어 있고 그곳의 규제를 받는다. 유럽에 등록되어 있어도 해상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국내와는 규제가 다르기도 한 모양이다. 해상에서 일어나는 파견근로제이므로 노동 조건 상으로 나쁜 것 중에 나쁜 것은 다 있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크루즈로 은퇴하는 것은 포기다. 식사도 직원의 밥과 승객의 밥은 다르다고 하니, 그렇다면 더욱 포기다.
하지만 내게 자세하게 설명해 준 인도네시아 여성은 자기는 크루즈 생활에 만족하며, 많은 친인척과 친구가 일자리를 원한다고 한다. 신체가 건강해야 하고 정신이 더욱 건강해야 한단다. 가장 어려웠던 순간이 언제냐고 물으니, 코로나로 크루즈 운행이 안 되었을 때가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크루즈 회사가 직원을 착취하기만 하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메디컬 케어도 좋고, 직원들만을 위한 크루즈 여행도 기획해 주고 좋은 것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