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우리 Apr 23. 2020

WTI와 BRENT에 대해 나만 몰랐던 열 한 가지

세계 경제

WTI와 BRENT에 대해 나만 몰랐던 사실 열 한 가지


원유와 관련한 ETF와 ETN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WTI나 BRENT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잘 모르는 열 한 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1.     WTI는 뭐고 BRENT는 뭡니까?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원유 중에 대표적인 것입니다. WTI는 서부 텍사스에서 나오는 원유를 일컫는 말이고, Brent는 영국과 노르웨이 사이에 있는 북해에서 나오는 원유를 말합니다. 각각의 원유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서로 다르죠.


2.     어느 것이 더 좋은 겁니까?

어느 기준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황의 함유량으로 보면 WTI가 0.24%, 브렌트가 0.37%니까 WTI가 좋은 기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더 sweet합니다. sweet라는 말이 궁금하죠? 황의 함유량이 적을수록 정제하기가 용이합니다. 황의 함유량이 5% 미만이어야 의미 있는 원유로 받아들입니다. 아래 도표를 보면 각 지역별 원유가 가지고 있는 황 함유량이 나옵니다. 황 함유량이 많은 것을 sour라고 하고, 적은 것을 sweet라고 말합니다. WTI와 브렌트 모두 우수한 퀄러티의 원유입니다.

전 세계 원유의 성분적 특징

3.     WTI나 브렌트도 어느 광구에서 나오느냐에 따라 원유 성분이 다르지 않나요?

원유는 어느 유전에서 나오느냐에 따라 성분이 다르죠. WTI는 그래도 비슷한 편이고, 브렌트의 경우 북해상에 있는 12개 대형 광구에서 원유가 나오는데 광구마다 차이가 더 크죠. 그런데 브렌트는 북해산 12개 유전에서 나오는 기름을 집합하기 때문에 여러 원유가 섞인다고 할 수 있어요. 홍차로 말하면 원산지가 다양한 차가 골고루 섞인 브렌딩 홍차라고 할 수 있죠. 그렇게 되면 퀄리티가 일정하게 나오는 장점이 있죠.


4.     그런데 왜 브렌트가 WTI보다 비싼가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WTI가 브렌트보다 비쌌습니다. 그런데 육상 시추 기술이 혁신적으로 개선되면서 WTI 원유가 생산원가가 낮아졌고 공급량이 늘어났습니다. 셰일 혁명이라고 말하는 시추 기술의 발전이 일어났죠. 대신에 WTI가 운송 측면에서 비용이 더 많이 들지요. 브렌트는 북해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바로 배로 실어서 전 세계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WTI는 텍사스에 있다 보니 해상으로 나가려면 운송료가 비싸지요. 그래서 인도지 기준으로 WTI가 싸야, 도착지 기준으로 가격이 비슷해지게 되지요.


5.     북해나 텍사스에서 생산되지 않는 원유도 그곳으로 가져가서 파나요?

그 일대에서 나는 원유는 한 두 곳에서 모아서 팝니다. WTI 경우는 쿠싱과 오클라호마에서 원유를 받아가게 됩니다. 그러나 전 세계 모든 원유가 그곳으로 모이는 것은 아니죠. 원유를 매수하는 회사는 각각의 산지에서 원유를 삽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러시아에 가서 원유를 삽니다.


6.     그렇다면 왜 브렌트 가격과 WTI 가격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중요한 이유는 그 두 가격이 유가를 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벤치마크 같은 것이죠. 각 지역에서 원유를 거래할 때에 브렌트나 WTI로 기준을 삼는 겁니다. 한국의 SK가 러시아의 가즈프롬과 협상을 할 때에 ‘일 년 동안 삼백만 배럴을 매입하는데 가격은 브렌트유 가격에서 5달러 낮은 가격이야!’ 그렇게 제안하면, 가즈프롬에서 ‘4달러!’ 이렇게 대응하는 것이죠. 브렌트나 WTI를 기준으로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 원유 실거래자들은 브렌트와 WTI 선물로 가격 변화를 헷지할 수도 있죠.   

브렌트와 WTI를 벤치마크로 선택하고 있는 지역

7.     누구는 브렌트를 기준으로 삼고, 누구는 WTI를 기준으로 삼나요?

현재는 많은 곳에서 브렌트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현재 전 세계 원유 거래량의 2/3가 브렌트를 벤치마크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OPEC이 브렌트를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유럽, 아프리카, 러시아, 인도 등이 벤치마크로 브렌트를 사용하고 있죠. 과거에 사우디가 WTI를 기준으로 했다가 지금은 WTI 기준을 버렸죠. 벤치마크 지수로는 브렌트가 WTI를 누르고 있는 셈입니다.


8.     브렌트는 원유를 얼려서 파나요? 왜 ICE 브렌트 원유라고 하죠?

아이스? ICE는 얼음이라는 뜻이 아니고, 거래소 이름입니다. WTI 원유 선물이 주로 거래되는 것이 NYMEX이기에 NYMEX WTI라고 하고, BRENT가 주로 거래되는 곳이 InterContinental Exchange라고 해서 그렇게 붙인 것입니다.


9.     브렌트는 영국의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WTI는 뉴욕의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건가요?

ICE의 본사는 미국의 애틀란타에 있습니다. 브렌트 선물 거래 오피스는 뉴욕에도 있고, 영국의 런던에도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ICE도 미국 회사죠.


10.     NYMEX의 WTI 선물과 ICE의 브렌트 선물은 각각 어떤 특징을 가지나요?

두 거래소의 거래량은 비슷합니다. 브렌트가 벤치마크로 더 많이 활용되기 때문에 원유 실거래자들은 ICE에 가서 원유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는 것에 대한 헷지를 합니다. 그럼에도 두 거래소의 거래량이 비슷하다고 하면, WTI에 브렌트보다 투기자가 많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원유 가격 상승이나 하락에 베팅하는 세력들 중에 다수가 WTI를 거래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원유 ETF나 ETN는 모두 WTI를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미국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죠.


11.  그래서 WTI 선물에서 마이너스 가격이 발생한 건가요?

WTI에 투기 세력이 더 많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가 되겠지요. 투기 세력은 롤오버를 해야 하거든요. 현물을 사거나 파는 세력이 아니기 때문에 현물 결제를 원하지 않죠. 선물 long 포지션 투기 세력이 많았던 것이죠. 그들이 만기가 돌아오는 선물 long 포지션을 청산하고(매도하고), 다음 달 선물을 매수할 필요가 있었죠. 그런데 웬일인지 만기가 다가오는 선물을 사줄 세력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가격 무관하게 포지션을 청산해야 했고 가격이 급락하게 되었죠. WTI는 육상에 있고, 원유를 인도하는 지역에 원유 저장 시설이 충분하지 못하기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원유 선물 가격이 갑자기 급락을 하면 가격이 빠졌으니까 사고 싶은 생각이 들어야 하는데 원유를 현물로 받아서 보관할 시설이 부족했기 때문에 원유 실수요자가 매수에 가담하지 못한 것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마이너스 원유 가격과 독일의 전기 시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