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양선생활

겨울밤에

자다 깨어 생각이 많다.

by lemonfresh

한밤중에 잠이 깨어

양쪽에서 잠든 아이들의

이불을 고쳐 덮어주고 일어났다.


창밖에는 추적추적 비 오는 소리,

남편이 자고 있는 안방에는

깊은 잠에 든 숨소리,

십 년 전에 결혼한 딸아이의 방은

어제 잠을 잔 듯 지금도 따뜻하다.

새달 초에는 방의 주인인 딸이

제 가족과 함께 다니러 올 것이다.


집안을 한 바퀴 돌아보고

아들의 방에 불을 켜고 자리를 잡았다.

주말을 지내러 왔다가

아이들을 두고 제 집으로 간 아들도

지금쯤 편안한 잠을 자고 있겠지.


똑똑똑 낙숫물 소리를 듣는다.

겨울비가 오는데

마당의 순이 송이 호야 호순이는

집으로 잘 들어가 자는지,

가을에 돌보지 못한 마당은

수북한 낙엽에 비까지 내려

더욱 어지럽겠다.


사는 일이 언제나 정돈이 될지 모르겠다.

아들네 가서 시내 아파트 생활을 해보니

편리하고 간결했다.

굳이 전원생활을 하겠다고 들어와서

감당을 못하니 여간 복잡하지 않다.


휴대폰으로 노래를 한참 들었다.

이젠 다시 아이들이 잘 자는지 가 보아야겠다.

옆에 누워 따스한 몸을 느껴야겠다.

이마에 흩어진 머리칼을 쓸어주고

이불을 고쳐 덮어주어야겠다.

내 삶의 의미를

다시 한번 확인해야겠다.



#할머니의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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