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조금 더 귀엽게 만드는 일

신지영, <귀여움 수집가>

by 지지

▶ 줄거리


감성을 잃어가는 퍽퍽하고 메마른 시대. 어떻게든, 누구든 미워하지 않고 귀엽게 바로보려는 작가의 노력이 엿보이는 에세이


▶ 감상


읽으면서 굉장히 많이 공감할 수 있었고, 정말 귀여운 책이라고 느꼈다. 내 주변을 사랑하고 귀여워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일은 생각으로는 간단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무척 어렵다. 나를 지나쳐가는 무심한 사람들, 몇 번 마주칠 일도 없는데 불친절으로 시종일관하는 사람 등등… 그러나 화자는 그들을 바꾸는 것이 아닌 자신의 마음가짐을 바꿈으로서 그들을 이해해보고, 조금 더 귀여워해보고자 한다. 그 지점이 인상 깊었다.


가장 즐거운 마음으로 읽은 것은 버스기사 아저씨가 뛰어오는 승객을 위해 속도를 느릿하게 늦춰 그를 태워주었다는 이야기였다. 나 역시도 빠르게 정차했다가 쓩 가버리는 버스 앞에서 허망함을 많이 느껴서일까? 이 일화가 참 흔하면서도 귀엽고 사랑스럽게 다가왔다.


▶ 인상 깊었던 구절


(초략) 지금의 나는 그 소중한 능력의 상당 부분을 잃어버렸고, 회복하려 분투 중이다. 사실은 특별한 계기조차 없었다는 점이 더 슬프다. 가만히 두면 자연스럽게 증발하는 물처럼 그저 그렇게 감정이 메말랐다. p.6


낭만이라는 무형의 내용물이 다 증발해 버린 마음에는 먼지와 어둠만이 가득했고, 나는 모든 걸 함부로 한심하게 보는 사람이 돼 있었다. 나는 달라지고 싶었다. p.7


버스 창 너머로 세상을 보면 평범한 사람들도 소설 속 주인공처럼 느껴진다. 버스 안의 나는 그 소설을 읽는 독자다. p.26


문득 모든 날이 어떤 사람에겐 반드시 가장 행복한 날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자, 하루를 살아내는 일에 전에 없던 책임감이 느껴졌다. P.30


분명한 건 사랑이라는 감정엔 서로를 닮고자 하는 욕망도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다. 감정이 서로를 향해서만 쏟아지니 겉모습도 저절로 닮아가는 거겠지.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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