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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레인 Feb 05. 2021

호주 시드니에서의 그냥 평범한 일상

다시 공부 시작하기 전에 싱숭생숭해서 생각 없이 쓴 글

코로나로 인해 정말 기막혔던 작년 한 해였다. 이 시대에 역병이 돌다니..

상상치 못했던 일들이었다. 말해서 뭣하랴.. 사람들도 할 일 없이 집에만 있다 보니 더 미쳤더라.

어쩌다가 의도치 않게 온라인 트롤(악플러)들을 겪어보니 가관이었다. 뭐, 웃긴 경험이었다.

그들의 그런 흉한 모습은 내가 왜 더 악착같이 공부를 하고 열심히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보여주었다.

더 웃긴 건.. 그들의 그런 모습을 보며 난 그렇게 안 풀리던 논문 제안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것.

유레카였다.


2020년은 미친 한 해였지만 필자는 무사히 학위를 마쳤고.. 올해 잠시 6개월의 휴식의 시간을 가지려고 했으나.. 짧은 한 달의 휴식만을 가진 후, 다시 또 다른 다음 학위를 위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원래 공부할려던 것은 연구과정이었는데, 그냥 이쪽으로 일이 풀리더라. 솔직히 말하자면.. 학교에서 이 과정을 공부해야 하는 기간의 50%를 깎아줘서 거부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필자의 직업 때문에 얽혀서 선택권이 별로 없었다. (처음에는 오너가 원했었다. 근데, 그 오너도 빠이빠이.. 진짜 별거 아닌 이야기.) 어찌 되었건, 모든 것들은 최종적으로 필자의 선택이었다. 고민은 많이 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이게 옳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필자의 마음이 지금 현재 기쁘고 편안하니까.. 올해는 이 길이 맞다고 확신한다.


이제 앞으로 1년 동안 무척 바빠질 테니.. 오늘은 아무런 일도, 계획도 만들지 않고.. 집을 정리했다.

핸드폰도 소리를 꺼두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집을 차근차근 정리하니.. 좋더라. 별거 아닌데, 참 기분 좋은 시간들이었다.


글도 차근차근 정리하는 마음으로 쓰는 중.

 


필자의 커피 취향은 소이 라떼이다. 우유 대신 두유가 들어간 커피를 선호한다.

점점 할머니 입맛이 되어가나 보다. 커피는 개인적으로 집에서 내려마시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집에서 내리면 맛없다, 이상하게.) 꼭 예쁜 카페에서 나만의 작은 사치를 부리는 이 시간이 필자에게는 종종 필요하더라.



날씨가 좋은 날은 친구랑 달링하버에 가서 낮술도 마시고 수다도 떨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다.



필자의 동료 작가분이 9년째 키우고 있는 '토니'.

휘핏이라는 종류의 개인데, 생김새가 마치 사슴 같다.



마음의 평화와 발란스를 위해 요가를 꾸준히 하고 있다.

필자는 올해 예전보다 살이 많이 쪘는데, 먹는 걸로 공부 스트레스를 풀었던 것 같다.

그래도 만족한다. 끝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 걸 끝내버렸으니까.

살은 또다시 마음먹고 빼면 된다. 거울 속의 지금 내 모습이 오히려 복스럽고 이쁘건만..

필자를 만나는 한국분들은 필자 걱정이 많다. 유독 한국 여자들이 마르고 예쁜 분들이 많으시니깐.



호주는 여름이라서 복숭아가 요즘 참 달고 맛있다. 필자가 만든 도자기 그릇에 복숭아를 담아서 말랑말랑할 때에 냉장고에 차게 넣어뒀다가 먹으니.. 옥황상제 부럽지가 않더라.



필자가 지나갈 때에 요즘 항상 보는 해바라기. 잭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해바라기만큼 여름에 잘 어울리는 꽃도 없을 듯.



필자가 좋아하는 타이 요릿집에 가서 쏨땀 샐러드(그린 파파야 샐러드)에 게 튀김을 곁들어서 상큼하게 먹었고, 새우 얹은 볶음 국수 요리인 팟타이, 튀긴 두부를 넣은 야채 그린 카레를 먹었다.



내 손 아님.

필자의 호주 원주민 친구가 놀러 와서 도자기 물레 하는 법을 가르쳐주며 시간을 보냈다. 같이 대학을 다녔는데, 필자의 공부를 참 많이 잘 도와주었던 동갑내기의 똑똑한 친구였다. 필자의 개떡 같은 영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친구 중의 하나다.



일하는 날에는 아침을 꼭 근처 카페에서 챙겨 먹는다. 필자의 슈퍼바이저는 알고 있다.. 필자를 굶기면 무슨 일의 일어나는지. 그래서 바쁜 와중에도 필자에게 항상 꼭 여유로운 밥 먹는 시간을 권한다.



필자의 진짜 상사이다. 일하는 곳에서 직장 동료가 데리고 오는 강아지인데.. (1년 된 강아지 맞음.)

얘가 필자 일하는 곳에서는 제일 권력자인 듯.



게으른 날에는 집 근처 베트남 가게에서 월남빵을 사 와서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했다.



코로나 때문에 요즘은 테이크 어웨이 음식을 선호하는 것 같다. 운동하는 곳 근처의 치킨 가게에서 치킨과 샐러드들을 사서 저녁으로 먹었다.



집에서 간단하게 밀푀유 나베도 만들어서 먹었다. 사실 모양이 흐트러져서 망쳤지만 뭐 어때, 내가 맛나게 먹었으니 된 거다.




잠시나마 팔자 좋게 여유로웠던 시간들.....

올해 초에 이런저런 작은 일들과 잡음이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다음 주 이후에 또다시 바빠질 생각 하니..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남은 주말 이틀동안 만화책도 보고.. 책도 읽고.. 여유로이 시간을 보내야겠다. 이 시간들이 또 나는 얼마나 그리워질까.


교수님 추천으로 응모했던 미술 공모전에서 괜찮은 결과를 받았다. 하나씩 용기 내서 도전해보는 중.


올해는 왠지 걱정이 크게 되지 않는다.

대체 이건 무슨 깡인지 모르겠다. 에라이,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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