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마음이 분주했다.
짐을 챙기고 포틀랜드 공항으로 향하는 내내
“드디어 LA에 간다”는 생각에 설렘과 약간의 긴장이 교차했다.
공항에 도착하자 시누이가 말했다.
“예전 같았으면 이맘때 공항이 사람들로 가득했을 텐데,
요즘은 트럼프 이후로 공항도, 거리도 한산해진 것 같아.”
그런데 이게 무리였을까.
친지들에게 줄 선물이며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결국 짐이 초과되고 말았다.
직원이 말하길, 100달러를 추가로 내야 한단다.
순간 ‘델타 나빠요…’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겨우 조금 넘겼을 뿐인데,
100달러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
한국인의 생존 본능이 발동했다.
무게 중심을 고려해 짐을 다시 분류하고,
불필요한 것을 덜 어내며 기지를 발휘한 끝에
결국 추가 요금 없이 무사히 탑승 수속을 마쳤다.
비행기로 약 2시간, 하늘을 날아
드디어 LA에 도착했다.
공항에선 먼 친척인 샌디가 마중을 나왔다.
처음 보는 얼굴이지만
지쳐 보이는 눈빛 속에도 따뜻함이 묻어나는 사람이었다.
우린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샌디가 안내한 북창순두부집으로 향했다.
LA에서 꽤 유명한 이 식당은
손님들 대부분이 한국인이었다.
이국 땅에서 만나는 한글 간판과 익숙한 찌개 냄새 속에서
이들이 품고 있을 외로움과 고단함이
문득 마음에 스며들었다.
나는 미국여행이 처음이라
화려한 영화 속 LA를 기대했지만,
막상 도착한 이곳은
어딘가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세련됨보다는 조금은 낡은 도시의 풍경,
그 안에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얼굴이
이곳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내일은 사촌 언니를 만나 관광을 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언니라 설렘이 더 컸고,
이 낯선 여정에
익숙한 얼굴 하나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LA,
이곳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오늘도 마음속 지니에게 살짝 빌어본다.
“부디 좋은 인연과 경험으로 가득한 여행이 되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