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머리카락을 자르며, 나를 조금 정리했다

by 엠마

오늘은 모처럼 시간을 내어 미장원에 다녀왔다.

정신없이 바쁘게 흘러간 나의 일상처럼

머리카락도 어지럽게 길어 있었다.

뭔가를 정리하고 싶었고,

그 시작이 머리카락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위 소리가 사각사각 들리고

길게 자란 머리카락이 바닥으로 떨어질 때,

이상하게 마음이 짠해졌다.

내가 아닌 것들을 덜어내는 시간이었는데,

막상 잘려 나가는 내 머리카락이 아깝게 느껴졌다.

정리하러 왔는데,

어쩌면 나는 여전히

나의 작은 것들에 집착하고 있었던 걸까.

나도 모르게 “그것마저 나니까”라는 생각을 붙잡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참, 나는 아직도 닦아야 할 게 많은 사람이다.

요즘은 소소한 일상 속에서도

자주 나를 마주친다.

작은 말투 하나, 시선의 방향 하나,

그리고 오늘처럼 바닥에 흩어진 머리카락 속에서도

나는 나를 본다.

그게 축복인지,

때때로 괴로움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나는 예전보다 나와 더 가까워졌다는 것.

그리고 그게 조금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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