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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래하는얼룩말 Nov 30. 2021

[영화 내 사랑 maudie]

그림을 사랑한 모드 루이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아름다운 영화 


솔직히 말하면 이 영화가 실화라는 걸 모르고 시작했다가 

마지막에 이 스토리의 실제 인물인 모드 루이스의 모습이 흑백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을 보고 나서야 

이게 실화라는 걸 알아챘다. 

그다음에 드는 생각은 '참 다행이다'였다.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주인공의 삶 보다 훨씬 더 사랑받고, 예쁘게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았다. 

바로 이 모습 때문이다. 

이 두 분의 미소에는 진실된 행복이,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는 것에 한치의 거짓이 없는 듯했다. 


영화 말미에 보여준 실제 모드루이스의 모습




영화 마지막에 모드(샐리 호킨스)가 세상과 이별하는 순간이 다가온다. 

에버렛(에단 호크)이 곁에서 "나는 왜 당신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까?" 하며 자책하는 표정을 짓자 

"나는 사랑받았어요."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먼저 세상을 뜬다. 



그 마지막 장면에 나는 슬픔이 밀려왔다기보다

그녀는 참, 잘 살았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 보기에 어찌 살았느냐는 중요하지 않았고, 오롯이 내가 기준이 되어야 했다. 


그녀는 그림을 그리므로 하여금, 진정한 행복을 찾았다. 

몰두할 수 있었고, 그것으로 나를 표현할 수 있었다는 것은 정말이지 큰 행복이다. 


가정부를 구한다는 글을 보고, 무작정 그의 집으로 찾아간다. 

사실, 그녀의 힘으로 살아보고 싶었다. 

숙모의 집을 벗어나고 싶었다. 

나는 그녀의 용기에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퉁명스럽고 틱틱거리는 남자를 곁에서 돌보아 주고, 

불편한 몸이지만 스스로 아주 많은 것을 해낸다. 

요리, 청소 그리고 그림. 





그 둘은 결혼을 한다. 

결혼이라는 것도 얼핏 보면 마치 어쩔 수 없이 진행된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사실 서로 아주 깊이 바라오던 것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아주 고민이 많았을 뿐이었다.


다툼이 있고 난 뒤, 

친구네 집으로 가 지내고 있던 모드를 찾아간 에버렛은 모드에게 얘기한다. 


당신은 잘 보여 

내 아내인 모드가 보여 

처음부터 그랬어. 

내 곁을 안 떠났으면 좋겠어. 

나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니까

당신과 있으면 더 바랄 게 없는 데 아무것도.

아마 그 장면이 모드에게 처음으로 고백하고, 또 그 고백을 받아주는 부분이다.

결혼을 하고 나서야 고백이라,

얼핏 말이 되지 않는 것 같지만 이 영화를 처음부터 보게 되면 그런 생각이 들지는 않을 거라는 것을 확신한다. 

누구보다 진실되고 따뜻한 고백이었다. 


둘은 둘이기에 진정으로 완성이 된다는 느낌이었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운다는 것이 이런 거였나? 

서로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런 거였나? 


혼자 되뇌고 또 물으면서 그렇게 영화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누구보다 행복하고 진실된 삶을 살았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사랑은 처음부터 완성될 수 없음을, 

서로의 세상이 끝날 때까지 각자의 속도로 완성시켜가는 것임을 알게 해 준 소중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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