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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is Kunwoo Kim Oct 18. 2022

값비싼 금융치료 덕에 내가 얻은 사업모델은?

맨땅에 헤딩하며 수익을 만들며, 수많은 실패 후에 내가 얻은 것

값비싼 금융치료 덕에 내가 얻은 사업모델은?

맨땅에 헤딩하며 수익을 만들며, 수많은 실패 후에 내가 얻은 것 


자립해서 생존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사업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일이다. 이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해와 구조를 알아야 가능한데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제로 투 원을 만드는 건 쉽지 않다. 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며, 운도 따라야 한다. 


오더가 떨어져야 돈이 벌리는 대행사 구조를 벗어나서 수익구조를 만들기 위해 어떤 것부터 해야 할까? 나는 모방을 통해 나만의 규칙과 구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꽤 많은 일에 도전했다. 그리고 정말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유행이다 싶으면 일단 해보았다. 물론 여전히 대행사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비즈니스 선순환 구조를 생각하면서 움직여야 했다. 가능한 작은 규모로 큰 효과를 만드는 구조를 구성하는 데 초첨을 맞췄다.  


대행사를 벗어나 크리에이터 사업에 도전

정말 부족했지만, 처음으로 내 손으로 만든 도곡동 팟캐스트 전문 스튜디오! 오픈하자마 렌탈이 시작되었다!

돈이 벌리면 그 돈으로 새로운데 투자하는 게 일상이었다.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MCN 크리에이터 비즈니스였다. 크리에이터 사업은 대학원 박사 과정을 다니면서 연구논문 작성을 위해 자료를 찾아보던 중 콘텐츠 창작자에 관한 이야기를 발견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2012년 당시 크리에이터라는 직업도 생소했거니와 유튜브조차 많은 이들이 잘 알지 못할 때였다. 당시 영상 창작자가 돈을 버는 구조가 흥미로웠다. 콘텐츠 창작자의 시대가 온다는 해외 기사도 찾아보고 리포트도 살펴봤다. 해외 기업 사례와 자료를 찾으면서 사업모델을 연구했다. 창작자를 위한 사업구조는 어떤 것이며 실효성은 있는 것인지 살펴봤다. MCN이라는 사업구조는 기존 엔터테인먼트와는 비슷하면서 달랐다. 연예인은 가능성 있는 사람을 발굴해서 성공시키는 거라면, 이미 창작자로 활동하는 사람들을 관리하고 이를 통해 사업화하는 것이 차이가 있었다. 가능성 있는 사업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2014년 창작자를 위한 공유 스튜디오를 오픈하면서 동시에 크리에이터 발굴과 콘텐츠 제작, 교육 등의 활동으로 확장하게 되었다. 


크리에이터 사업은 대행사 구조를 벗어나는데 정말 큰 역할을 했다. 사업모델 개발에 쥐어짜 내듯 티끌 같은 수익구조를 만들어 내면서 리테이너 자금이 끊어져도 조금씩 버티게 되었다. 크리에이터 연결해주는 섭외로 버는 섭외 수수료, 스튜디오를 만들고 대관하는 렌털 비즈니스, 강연과 아카데미 타입의 공공 교육 입찰사업, 공간을 활용한 체험교육,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만들어 내는 유튜브 수익까지. 콘텐츠로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이라면 무조건 도전했다. 


하지만 산업에만 매몰되어 계속 그 영역 안에서만 맴도는 상황이 되었다. 나름대로 날카롭게 사업모델을 다듬었다고 생각했지만, 좁쌀에 광내는 꼴이었다. 실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많지 않았다. 하나에 집중해야지 하면서도 잘 안되면 바로 출구전략을 세웠다. 새로운 모델이 유행하면 일단 비슷하게 서비스나 콘텐츠를 만들어서 시작하곤 했는데, 참으로 많은 프로젝트에 도전했었다. 팟캐스트 유료 플랫폼을 표방했던 ‘몽팟’ 도 그랬고, 크리에이터를 위한 펀딩 플랫폼 ‘콘텐츠 펀딩 닷컴’도 이름만 만들어보고 사라졌다. 웹 예능이 뜨니까 시작했던 브랜디드 콘텐츠 ‘브랜드 캐스트’ 서비스도  한방만 기대하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 버렸다. 


사실 영업력과 규모의 한계를 느꼈지만, 가장 아쉬운 건 나의 한계였다. 역량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성장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너무 많은 패를 쥐고 있다 보니 망설이다 타이밍을 놓쳤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가능성으로 각광받던 산업은 실은 작은 시작이었고 이는 작은 시장규모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가능성은 무궁하지만 신사업 특성상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어려웠다. 초기 선발주자들이 각광받으면서 투자금이 흘러가고 이에 따라 사업이 영위되었는데, 아쉽게도 난 그 흐름을 타지 못해 자기 자본으로만 사업을 해야 했다. 결국 크리에이터 산업에서 초기에 빠르게 주목받을 기회를 만들었지만, 제대로 된 내 것을 만들지는 못했다. 


현재 다른 사업자들이 지금 산업에서 성공모델을 내놓는 걸 보면 실은 대단하다고 느끼면서 왜 나는 저렇게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지금 생각해보면 항상 무언가 앞서가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었던 듯하다. 


이렇게 새로운 트렌드가 될 조짐을 보이면 바로 서비스를 런칭하고 안되면 빠졌다. 작은 조직은 이름을 알려야 생존한다는 생각이 강했고, 누군가는 사활을 걸고 시작한 서비스를 나는 단순하게 마케팅 목적으로 한 이벤트성 프로젝트가 아니었나 반성하게 되었다. 고객의 편의와 필요성을 생각하지 못했을뿐더러 기술 경쟁력 없는 상태에서 껍데기만 비슷하게 구성했으니 실패가 뻔한 일이었다.


반복적인 실패가 지속되었지만, 포기를 몰랐다. 문제는 돈이 벌리는 상황을 등한시하고 큰 한방을 노리는 일에만 집중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진짜 중요한 게 뭔지 몰랐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큰 실패로 인해 나와 조직이 휘청이는 일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무수한 도전과 실패, 성공은 없었지만 내가 얻은 것


물론 가능성 있는 사업모델을 모방하여 여러 사업을 경험하며 얻은 것도 있었다. 값비싼 금융 치료 덕에 우선 좋은 사업인지 아닌지 옥석을 가릴 수 있게 되었고, 무턱대고 가능성이 조금 보인다고 해서 무모하게 도전하지 않게 되었다. 


자몽 서점이 실패한 이후 온전히 시장 우선주 의자가 되었고, 시장 규모와 성장률 그리고 사업모델이 갖춰진 상황이 아니라면 신중하게 움직이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실수를 줄이면서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시장 가능성을 보고 조금 더 신중히 치밀하게 뛰어든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도 나에겐 큰 결과물이다.


다시 말하면 무분별하게 사업모델을 따라가면 실패와 실수가 잦을 수밖에 없다. 좋은 사례가 있다면 참고해도 좋지만, 자신만의 차별화 전략을 분명 가져야 한다. 가령 사업 분야를 더욱 전문적으로 좁히거나, 서비스 대상을 좁히거나, 거래방식을 다르게 한다거나 등 요소 하나하나에 신경 쓰며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시장이 너무 작거나, 기술력이 필요하거나, 자본의 한계를 느끼면서 계속 실패를 거듭했다. 좋은 사업모델에 대한 철저한 접근법이 준비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처음부터 너무 거창하거나 차별화를 내세우면서 일을 벌이지 않아야 한다. 선두 주자의 시행착오를 보면서 이를 반면교사 삼아 장점을 흡수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도 좋은 모델이다. 


김건우. 


*여러분의 응원과 지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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