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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gnus 창 Apr 22. 2017

미디어계의 프론티어, 넷플릭스

넷플릭스를 해부한다.

최근 미드 "SUITS"에 빠져있습니다.

법조계를 다룬 드라마인데요.


넷플릭스에는 시즌5까지 올라왔습니다. 이제 시즌2까지 정주행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SUITS'보고 있습니다ㅎㅎ


스토리는 물론 법조계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만, 그 안에서의 알력다툼과 같은 정치적 요인이 있어 좋아합니다.

전 이 드라마를 다운받아서 보는 것이 아니라 넷플릭스에서 봅니다.


원래 방송사 홈페이지나 전용 사이트에서 현금으로 결제하고 다운받아 보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변 친구들이 '넷플릭스'를 추천하더군요.

그래서 작년 말에 계정 등록하여 보았습니다.

그 결과 기존의 미디어 관련 회사랑 확실히 다르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도 넷플릭스는 오늘날 미디어 업계에서 매우 큰 함의를 지님은 물론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습니다.

제 개인 입장에서는 넷플릭스가 우리나라 최고의 미디어 회사인 CJ E&M보다도 더 중요한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제가 다루고자 하는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넷플릭스의 간단한 역사, 제가 넷플릭스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먼저 넷플릭스의 간단한 역사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넷플릭스는 1997년, 우리나라가 외환위기에 빠졌을 때 설립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아는 것처럼 TV, 위성, 케이블 방송 및 영상 제작 업체는 아니었습니다.

비디오 렌탈업체였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DVD 렌탈업체였죠.


하지만 이 당시 넷플릭스는 결코 유리한 포지션이 아니었습니다.

경쟁사인 '블록버스터' 때문인데요.

'블록버스터'는 1985년에 설립된 당시 미국 비디오 렌탈업체 No.1으로 미국 전역에 3,000개 이상의 체인점을 가지고 있었고 해외에도 진출해 있었습니다.

비디오 및 DVD 렌탈 업체 중에서도 최초로 설립된 회사가 바로 '블록버스터'였습니다. 1985년에요. 


반면 넷플릭스는 '블록버스터'보다 12년이 늦은 1997년에 설립되어 구체적인 유통망과 인지도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넷플릭스의 창업자인 Reed Hastings는 DVD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넷플릭스의 창업자 Reed Hastings입니다. 오늘날의 넷플릭스가 있을 수 있게한 인물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업전략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습니다.

왜냐하면 1997년 당시에 DVD 플레이어의 시장점유율은 매우 적었고,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아직 비디오를 활용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지난번에 다루었던 포스팅("혁신기업의 딜레마", https://brunch.co.kr/@zangt1227/61)에서도 다루었다시피, 이런 방식은 처음에는 바보짓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미래의 추이를 보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방식이었습니다.


위 봉투에 DVD를 담아 배송하는 시스템이었다고 합니다. 부족한 유통망을 커버한 방식인데, 제 개인 의견으로는 혁신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넷플릭스는 QUEUE라는 렌탈 시스템을 활용하여 자사의 부족한 유통망을 커버하려 하였습니다.

참고로 QUEUE 시스템이란 "고객이 렌탈 희망 리스트에 등록해두면 지정해둔 장소로 DVD가 배송되는 시스템"입니다.

요금은 정액제로, 일단 배송된 DVD는 대여 기한이나 연체료 없이 무제한으로 이용이 가능하지만, 다음 DVD를 대여하려던 이전 DVD의 반납이 확인되어야만 합니다.

'블록버스터' 급의 유통망을 갖추는 것이 너무 힘듦은 물론 아직 신생업체였던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쓴 것입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바로 이 당시 운용했던 정액제가 오늘날 넷플릭스가 디지털 스트리밍 시장에서 강자가 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넷플릭스는 당시 발전되고 있던 인터넷에도 관심을 가지고, 공식 웹사이트를 개설합니다.

물론 이 당시에 제작된 공식 웹사이트는 오늘날처럼 온라인 스트리밍 웹사이트가 아닌, 어디까지나 고객들이 원하는 영화나 드라마 장르를 추천하고, 렌탈할 수 있도록 최적화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넷플릭스는 20세기 말엽에 와서는 세계 비디오 렌탈업체 중에서도 고객들의 수요에 정확하게 초점을 맞춘 정교한 웹사이트, 비용이 절감되는 효율적인 유통방식(QUEUE 시스템)을 갖춘 렌탈업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와 본격적으로 수익을 올려가기 시작합니다.


2000년대에 들어오면 선두업체인 블록버스터의 영업이익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는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일종의 '성장주'였던 셈이죠.


하지만 이렇게 성장을 구가하고 있던 넷플릭스에게도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DVD렌탈 시장 규모 자체가 감소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2010년에 들어와서는 DVD렌탈 시장 규모가 하락되고 있던 반면,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규모가 확대되고 있었습니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골치아픈 상황이었죠.


경쟁사의 선전 때문이라면, 서비스 가격을 인하한다는지 하는 방식으로 다시 시장지배력을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 자체가 감소한다는 것은 얘기가 다릅니다.

이는 그 시장이 하락세이며, 또다른 대체제가 나왔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넷플릭스는 다시 주력사업을 바꿉니다.

바로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입니다.


사실 이 온라인 스트리밍 분야는 2000년대 초반부터 나왔던 것이었습니다.

Google의 YouTube 등 이미 인터넷에서 영상물을 볼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 존재했고, 관련 스타트업들도 많았습니다.


처음 Rarry Page가 YouTube를 인수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반대했습니다. 왜냐하면 인터넷이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당시에는 인터넷 속도가 제대로 받쳐주지 못해 성공적으로 안착되지 못하고 있던 추세였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에 들어오면서 인터넷 속도는 충분히 빨라졌고, 관련 산업들도 점차 성장하고 있던 추세였습니다.


2008년에 들어와 점차 인터넷 연결속도는 향상되었고, 지금까지 선진국들의 인터넷 속도는 계속 빨라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항상 1위네요.


판은 이미 깔려있던 셈이죠.


특히 이 온라인 스트리밍 분야는 당시로서는(물론 현재에도) 매력적인 분야였는데요.


여기에 대해 넷플릭스에 대해 연구한 Ross Slutsky는 자신의 논문("Netflix: Tales from Television's Digital Frontier")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This indispensible video-sharing site enabled users to upload their own videos with YouTue serving as a host and enabling other users to access these videos. YouTube was essential as a proof of concept for streaming media. Unlike downloading systems that require users to take up hard drive space and come into possession of a copy of a video, streaming media delivers video content directly to media player without the onerous copy creation and hard drive usage."


즉, 개인용 데스크탑에서 따로 파일을 저장할 필요없이 인터넷에서 바로바로 볼 수 있다는 점과 다운로드할 필요가 없다는 뜻인데요.

8,90년대에 태어나신 분(저 포함)들은 다들 이 점에 공감할 것입니다.


90년대 대부분의 가정에서 보유한 데스크탑의 용량은 100GB가 되지 않았는데요.

그렇다보니 영상을 다운받으려고 해도 하드웨어 용량이 제대로 받쳐주지 않아 다운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온라인 스트리밍 기술은 이 단점들을 한방에 날려버린 것입니다.
편의성이 좋은 것은 물론이구요.


하지만 이렇게 온라인 스트리밍 분야가 촉망받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했던 업체들 대부분이 실패하였습니다.

그들이 제공하는 영상(영화 및 드라마 포함)들 품질이 TV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것보다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실패를 본 넷플릭스는 새로운 전략으로 온라인 스트리밍 분야로 진출하였습니다.

처음부터 자체 드라마를 제공하는 대신 이미 인기가 많은 드라마나 TV쇼 등을 고객들에게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제공한 것입니다.

넷플릭스 중역(논문에서는 Representative로 나와있었음)은 TV쇼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The DVD through the mail business was very movie centric. 85% plus of the shipments were movies on DVD. As we've grown the streaming business... the TV content was just fresher than the movie content... That can be misperceived as Netflix giving up on movies, it's not, it's just us recognizing what the consumer is saying they want."


간단하게 말하자면, 최근 미디어 업계를 보면 영화보다는 TV드라마나 TV쇼가 보다 신선한 것이 많았기 때문에, 이를 중점으로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영화는 잠시 미루는 것 뿐이라고 한 것은 덤이구요.


여기서 우리는 넷플릭스가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을 시작하면서 내건 전략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TV에서 볼 수 있던 것을 컴퓨터, 스마트폰 등 여러가지 수단으로 옮기는 것


당시 iPhone 등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사람들의 TV시청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를 정확하게 캐치한 것이지요.

이런 방식으로 넷플릭스는 수월하게 온라인 스트리밍 분야에서 안정적으로 안착하였는데요.


넷플릭스가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을 시작하면서 매출은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위 전략은 성공적이었던 거죠.


그리고 드디어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을 자사 서비스로 공개하였는데요.


솔직히 보지는 않았습니다. 아직. 하지만 나중에 보려고 합니다.


바로 '릴리해머'입니다.

'릴리해머'가 처음 방영할 당시, 방송사나 전문 드라마 제작사가 아닌 스트리밍 업체가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것으로 주목을 받았는데요.

특이점이 있다면 한 시즌의 모든 에피소드가 1년에 한 번 하루에 몽땅 공개된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는 넷플릭스가 의도적으로 편성하는 것으로, "매주 1화씩 나눠서 공개하는 것보다, 한번에 공개를 해야 사람들이 몰아서 보고 주변인들에게 입소문을 잘 낸다"라는 점에서 착안하여 시작한 것입니다.

바로 이 점이 중요합니다. 이건 나중에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릴리해머'가 어느정도 성공하고, 넷플릭스는 또다른 대작 드라마를 만듭니다.

하우스 오브 카드입니다.


제가 넷플릭스라는 이름을 처음 알 수 있도록 한 드라마입니다. 다른 분들도 비슷할 것이라 봅니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Barack Obama 전 대통령까지 극찬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던 드라마였고, 미국 뿐만 아닌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동시에 넷플릭스 구독자 수를 더욱 급증시키는데 엄청난 공헌을 하였습니다.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을 시작하던 초기에는 미국 고객의 비중이 절대다수였습니다. 하지만 '하우스 오브 카드'를 출시한 후, 미국 고객 뿐만 아니라 외국 고객도 급증했습니다.


'하우스 오브 카드'의 대성공으로 자체드라마 제작의 효용에 대해 깨달은 넷플릭스는 자체 드라마 제작 비중을 높이기 시작하는데요.


참고로 위 사진에는 자체 제작이 아닌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해서 신작이 나옵니다. 거의 2~3일 간격으로요.


컨텐츠는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구독자 수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부에서도 늘어나고 있지만, 해외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총정리하자면, 넷플릭스는 비디오 렌탈업체부터 시작해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까지 지속해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왔습니다.

그리고 지속해서 성장했구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저는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왜 제가 넷플릭스를 좋아하는지 밝히겠습니다.


첫 번째, 화면구성이 깔끔하다.

보통 웹사이트에서는 안내문 등 여러가지 정보가 먼저 나와있습니다.

진짜 컨텐츠는 따로 분류메뉴를 클릭해야 들어갑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아닙니다.


첫 화면부터 드라마 목록을 제시합니다.


로그인하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최근 인기드라마 및 오리지널 드라마 목록부터 뜹니다.


사소한 것일수도 있지만, 직관적이라는 점에서 매우 간편합니다.

처음에는 낯설었으나, 쓰다보니 익숙해졌고, 오히려 더 편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두 번째, 결제 및 회원가입이 쉽다는 점입니다.

최근 대부분의 사이트에서는 페이스북, 트위터 아이디로도 쉽게 가입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별 차이가 나지 않지만,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결제가 매우 쉽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인인증서 등 절차가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특히, 공인인증서 기한이 만료되면 다시 은행에 방문해야 하는데, 이게 또 엄청 성가십니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경우에는 그냥 통장번호 등 몇가지 정보만 제공하면 결제가 완료됩니다.

이 외에도 어떤 절차든 단순하고 쉽게 되어 있습니다.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제 성격 상, 이 점은 확실히 플러스 였습니다.


그냥 이름과 체크카드 번호, 유효기간, 보안코드만 입력하면 결제가 바로 됩니다.


제가 듣기론 해외에서는 업체가 직접 고객들의 사적 정보를 보관한다고 합니다. 

물론 책임도 본인들이 지구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별 효용이 없는 공인인증서로 책임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우리나라의 방식이 과연 옳은가라는 의문이 듭니다.


솔직히 저는 공인인증서가 과연 효용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듭니다.


세 번째, 한 시즌의 전 챕터를 한 번에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요즘 페이스북에 드라마 관련 글을 포스팅되면, 대부분의 댓글에서 이런 말을 보았습니다.

나중에 몰아서 봐야지.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비슷한데요.

아무래도 일하다보면 어떤 날은 야근할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드라마를 생방송으로 보지 못하는 것도 있구요.

그래서 여기에 대한 기사가 거의 없는 실정이지만, 확실히 '몰아서 보기'는 대세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애당초 넷플릭스가 한 시즌의 모든 챕터를 한번에 모두 공개한 점도 바로 이 때문이었습니다.

넷플릭스의 시장조사역량을 높이 평가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네 번째, 자막의 수준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영어학원을 다닌 적이 없습니다.

해외드라마의 영한자막을 통해서 공부하는 케이스인데요.


보통 영어자막을 틀어놓고, 거기에 나온 말이 입에서 술술나올 때까지 계속 반복해서 말합니다.

그 후에 다시 한글자막을 틀어서 보는데요.

이게 진짜 공부가 잘되더군요.


실제로 이번에 일본에 갔을 때 미국, 호주, 캐나다 사람들이랑 같이 다녔는데요.

전문적인 얘기임에도 불구하고, 제 귀에 술술 들리더군요.

저도 자연스럽게 말하고 있구요.


잠시 샜지만, 넷플릭스의 드라마를 보면서 느끼는 점은 "한글자막의 수준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로 쓰는 은어도 정말 적절하게 쓰는데요.

영어 은어에도 관심이 많은 제 입장에서는 이만큼 좋은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영어공부 목적으로도 넷플릭스를 보는 제 입장에서는 매우 고마운 부분입니다. 


이 외에도 태블릿 PC 등 각종 기기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 컨텐츠 대비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 등 여러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이쯤 되면 하나 궁금하실 것입니다.

"넷플릭스의 전략은 제시하지 않나?"라고 말이죠.


하지만 굳이 따로 제시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넷플릭스를 좋아하는 이유로 들었던 것이 곧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 홈페이지에 들어가 회원가입하는 것부터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 까지, 그 과정은 정말 쉽고 편합니다.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모두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이것이 무슨 말이냐면 넷플릭스의 모든 것들이 소비자에게 철저하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점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부분은 앞에서 말했던 "한 시즌의 모든 챕터들을 한번에 공급하는 것", "정액제로 한 달동안 일정 금액을 내면 한 달동안 무한대로 드라마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이 부분은 페이스북, 트위터, 주변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지만, 실제로 여기에 관해 서비스를 내놓는 업체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기사를 보면 모든 업체들이 시장조사에 관한 중요성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정확한 케이스는 몇 없었습니다.

넷플릭스가 이것을 정말 제대로 했구요.

첨언하자면, 계속해서 나오는 컨텐츠는 고객 입장에서는 정말 고맙습니다.


세계에서 마케팅에 관해 가장 권위있다고 평가받는 Philip Cotler 교수가 쓴 책 [마케팅 원론]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소비자 우선주의입니다.


그리고 그 사례로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을 들고 있는데요.

저는 그 사례로 넷플릭스도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넷플릭스는 또 다른 분야에서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바로 저작권 문제입니다.


우리는 모두 저작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지키는 일은 드뭅니다.

왜냐하면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의 드라마, TV쇼 같은 경우에는 다운받을 때 기본적으로 3~5,000원을 내야 합니다.

12편의 드라마를 볼 경우 36,000~60,000원을 내야 합니다.


TV로 보면 되지 않냐라고 하지만, 야근이 생활화되어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정시에 TV프로그램을 보는 것은 사실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컴퓨터로 다운로드 받아서 보는 것이죠.

하지만 그것도 가격이 비싸다보니, 불법 다운로드가 횡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법으로 제지한다고 했지만, 그것도 쉽게 되지 않는 형편입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그 문제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 접근했습니다.

바로 '정액제'입니다.

'정액제' 자체는 이미 유행하고 있는 요금제이지만, 소프트웨어나 미디어 업계에서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가격이 부담될 수는 있지만, 한 달 동안 원하는 드라마를 무한대로 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싼 것은 아닙니다.


또한 '정액제'를 실행했는데, 그만한 컨텐츠가 없으면 효용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넷플릭스는 합리적인 가격에 모든 기기에서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게끔 함은 물론 컨텐츠를 확대하여 고객들이 굳이 불법다운로드 받지 않을 수 있는 요인은 제공한 것입니다.

즉, 무작정 법으로 다스리기 보다는 당근을 제시함으로써 저작권 침해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죠.


이건 분명 칭찬해줘야 합니다.



"The Los Gatos, Calif, company reported 98.75 million total subscribers, up from 81.5 million a year ago." -The Wall Street Journal


올해로 넷플릭스는 구독자 1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CNN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 프라임타임 인터넷 트래픽의 1/3을 넷플릭스가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8년간 기록한 수익률은 무려 2476%, 당시 5.67달러 였던 주가는 140.53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특히 광고를 통해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TV를 아예 끊어버리고 넷플릭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방송 산업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거죠.


넷플릭스가 오늘날까지 이렇게 발전해올 수 있었던 것은 지난번 포스팅 (혁신기업의 딜레마)에서 말했던 처음부터 비디오가 아닌 DVD시장을 노린 것과 같은 파괴적 혁신, 고객에게 철저히 집중하는 전통적인 혁신을 적절히 조합하였기 때문입니다.


현재 HBO 등 여러 경쟁 업체가 나오고 있다지만, 넷플릭스는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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