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방식으로 계속 갔다간 망한다. 정말로.
이렇게 자동차 산업에 대해 다루는 것도 정말 오랜만인듯 합니다.
물론 내일 다룰 주제 역시 정말 오랜만인듯 하지만.
아무튼 저는 그동안 IT산업이나 유통산업 쪽으로 재미들려서 주로 다뤄왔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기사를 보니 '현대-기아자동차'가 상황이 매우 안좋더군요.
지난번에도 현대-기아자동차가 당분간은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었는데, 솔직히 이 정도로 심각하게 하락세를 타고 있을 줄은 미처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은 현대-기아자동차를 다루게 되었는데요.
이전에도 많이 다루어왔지만, 최근 현대-기아자동차는 아직 과거로부터 제대로 벗어나지 못한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5년째 같은 전략만 고수하고 있으니 말이죠.
따라서 오늘 제가 다룰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현기차의 현황, 현기차의 전략이 왜 실패할지, 앞으로의 방향입니다.
오늘 주제는 어쩌면 지난번에 제가 포스팅했던 "삼성, 현대는 중국한테 먹히나?(https://brunch.co.kr/@zangt1227/84)"의 후속일수도 있겠습니다.
당시 저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은 몰라도 당장 중국한테 따라잡히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고, 현대자동차는 위험하다고 추후에 다루겠다고 했으니 말이죠.
물론 비슷한 내용이 있을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분량이 많아 두 부분으로 나누어 포스팅하겠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현대-기아자동차의 현황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메인마켓으로 구조화하여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 메인마켓은 중국, 유럽지역, 미국을 위시한 북미지역을 들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미리 말씀드리자면, 이 세 시장에서 모두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순서대로 알아보죠.
지난번에도 저는 2010년부터 현대-기아자동차는 중국에서 하락세를 걷고 있다고 했었는데요.
최근의 구도를 보면 그 하락세는 더욱 커졌습니다.
위 도표에 나와있는데로만 설명하자면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시장 판매량은 전년동기(2016년 상반기)에 비해 1/2이상 줄었습니다.
다른 외국계 경쟁사들도 상황이 비슷하면 그나마 괜찮지만, 현대-기아자동차를 제외하고 나면 다른 외국계 자동차브랜드들은 모두 고속성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일본계 자동차 브랜드인 혼다의 성장세가 무려 24.6%로 가장 매섭습니다.
판매량이 줄어들었으니 당연히 점유율도 줄었습니다.
2013년 10.4%였던 중국시장에서의 현대-기아자동차의 점유율이 2017년 상반기에는 무려 4.4%로 폭락하였습니다.
확실히 THAAD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은 부인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다만 우리가 여기서 보아야할 것은 중국시장에서의 현대-기아자동차의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 외에도 "판매-부품 공급 인프라 자체가 붕괴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유통기업들의 창업 초기에는 어쩔수 없이 영업이익 적자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엄청난 비용이 드는 것은 물론, 그만큼 힘들기 때문입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에는 여기에 거의 무려 15년을 쏟아부었습니다.
그런데 그 인프라가 지금 붕괴되게 생긴 것입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에 부품을 공급하거나, 물류를 담당하는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의 영업이익은 대부분 하락하였습니다.
이들 업체들의 현대자동차에 대한 의존도는 무려 60~80%에 달하는데요.
당연히 현대자동차 실적이 나빠지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 외 현대-기아자동차만 믿고 중국으로 진출한 500개가 넘는 중소 업체들은 예상치 못한 사드 국면에 이자 감당마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자동차 부품사 중 300여 업체들의 합산 영업이익은 3,5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2% 감소했다고 합니다.
이들의 위기는 또다시 현대자동차에도 직격탄이 되는데요.
협력업체가 철수하거나 도산하게 되었을 때 현대-기아자동차의 부품 공급망까지 망가져버려, 그만큼 자동차 생산에 엄청난 차질이 생김은 물론 회복하는데 엄청난 시간이 들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시장 의존도는 23%인데 판매량 급감으로 사실상 직격탄을 피할 수 없습니다. 여기다가 협력사들마저 도산하거나 파산하게 되면 현대-기아자동차의 부품 공급망, 판매 유통망이 완전 붕괴되어버리기 때문에 엄청난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최근 여러 자동차 시장 가운데에서도 거의 유일하게 성장한 곳이 바로 '유럽'입니다.
중국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집중 투자로 공급 과잉 상태에 접어들었고,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쌓였던 대기 수요가 소진되면서 올해부터 성장세가 꺾였습니다.
반면 유럽은 올해도 5월까지 5.3%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시장은 중국 등 신흥국에 비해 대당 단가가 높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역량을 집중하는 시장입니다.
작년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유럽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는 총 107만여 대로, 현대-기아자동차의 현지 생산 물량을 뺀 수출은 40만여대였습니다.
라이벌인 일본의 도요타자동차, 닛산자동차 등 7개 업체는 지난해 183만대를 판매했는데, 현지 생산 물량을 뺀 수출은 57만여대였습니다.
유럽시장에서 현대-기아자동차와 일본계 자동차는 유럽 수입차 시장에서 2, 3위를 달리고 있는데요.
2012~2013년에는 한국-EU 자유무역협정에 힘입어 현대-기아자동차가 2위를 차지했으나, 이후 엔저에 힘입은 일본계 자동차 회사가 다시 추월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G20에서 일본과 유럽연합(EU)는 EPA를 체결하였습니다.
이 EPA가 발효되면 EU가 일본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는 즉시 철폐됩니다.
이 뿐만 아니라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역시 즉시 철폐됩니다.
한국 자동차 업계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핵폭탄인 것입니다.
이 문제는 아무래도 현대자동차보다는 기아자동차가 더 큰 피해를 볼 것 같습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에는 체코, 터키 등에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어 수출 물량이 전체 판매량의 10% 안팎입니다.
반면 기아자동차는 현지 생산 시설이 슬로바키아 공장 밖에 없어 지난해 EU판매량 42만 대 가운데 20만 대가 수출이었습니다.
기아자동차 수출량의 절반이 수출물량인 것입니다.
물론 이번 EPA로 인해 현대-기아 자동차 모두 피해를 볼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지만요.
자동차 부품업계는 물론이구요.
사실 앞서 말했다시피 미국시장 자체가 올해와서 작아졌습니다.
작년까지 미국의 자동차시장은 꾸준히 성장해왔는데요.
이는 2008년 금융공황으로 수요를 뒤로 미룬 소비자들의 수요, 즉 대기수요가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대기수요가 사라짐에 따라 더 이상 미국 자동차 시장이 더 커질 요인이 사라졌습니다.
실제로 기사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시장은 2%가량 축소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피해를 보았지만, 유독 현대-기아자동차의 피해가 컸습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미국 판매량은 -7.8%였습니다.
다른 자동차 업체들이 2~3% 정도 자동차 판매량이 줄었는데, 현대-기아자동차의 판매량 감소가 가장 큰 것입니다.
여기다가 최근에 또 '리콜 조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정보는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뭐,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습니다만 현대자동차의 손실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리콜비용이 실제 기업, 특히 자동차 기업의 비용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에는 리콜을 시행할 경우, 순수한 수리비용에다가 손해배상 청구금과 정부의 과징금까지 더해집니다.
수리비용도 부품에 따라 천지차이입니다.
미국의 전반적인 사법제도가 징벌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점, 명심하십시오.
그래서 미국 시장에서도 현대-기아자동차가 당분간은 성과가 좋을 것 같지 않습니다.
그동안 군소 브랜드였던 쌍용자동차가 대표적인데요.
쌍용자동차는 그동안 현대-기아자동차에 밀려 제대로 힘을 못쓰고 있었는데요.
지난번 티볼리로 성장하더니 이제는 렉스턴 G4로 다시 광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올 7월 3일, 쌍용자동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내수판매는 5만3469대로 작년 5만696대에 비해 5.5% 증가하였습니다.
8년 연속 성장세를 지속해 2004년 상반기(5만4184대) 이후 13년 만의 최대 실적을 기록하였습니다.
소형 SUV 시장에서 굳건히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티볼리와 함께 G4렉스턴이 두달 연속 2,700대 수준으로 팔렸기 때문이라는 것이 쌍용자동차 측의 설명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시장에서 중점적으로 보아야 하는 것은 '글로벌 브랜드의 약진'입니다.
최근 Mercedes-Benz가 월간 판매량 7,000대를 넘어서며 역대 수입차 최다 판매 기록을 스스로 깼습니다.
BMW는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2만8998대를 팔아 전년 상반기(2만3,154대) 대비 25.2% 성장했습니다.
올 하반기에 BMW는 베스트셀러인 3시리즈 라인업을 추가해 성장 속도를 가속화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외의 프리미엄 브랜드 외에도 다른 글로벌 브랜드들인 피아트(3.2배), 시트로앵(3배), 캐딜락(2배) 역시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전 이 점에 더 관심을 가졌는데요.
이 브랜드들이 성장한 이유는 중저가 라인업을 확대했기 때문입니다.
현대자동차의 베스트셀링 자동차인 쏘나타, 아반떼 판매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코 현대-기아자동차에 좋은 상황이 아닙니다.
2016년에 현대-기아자동차가 한국GM의 말리부, 르노삼성의 SM6로 상황이 좋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경쟁 차종이 더욱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보아왔다시피, 현대-기아자동차는 세계 3대 메이저 자동차 시장인 중국, 유럽, 미국, 그리고 홈그라운드인 우리나라에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에 대해 현대-기아자동차는 어떻게 대처해왔을까요?
다음 편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