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문제는 최저임금이 아니다. 지금 프레임 게임하고 있는 것일 뿐.
2017년 7월 16일.
2018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최종 타결되었습니다.
전년대비 16.4% 상승한 액수입니다.
요번 주 내내 한국경제, 매일경제 신문기사 1면에 실릴 정도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괴담이 떠돌았습니다.
저 역시 이번에 2018년 월급이 전년도에 비해 무려 16.4%나 오른 점에 대해서는 "이거 너무 오른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급을 10,000원으로 올린다는 데에 딱히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장 시급을 10,000원으로 한다고 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즉, 최저임급을 10,000원으로 하겠다는 공약은 임기내에 이루겠다는 것이었지, 1년 안에 달성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좀 많이 올려놓고, 그 다음에 속도조절해서 임기 내에 달성하겠다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오늘 포스팅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구독자 분들 중에서도 여기에 대해 다뤄달라는 의견도 있었고, 저 자신이 여기에 대해 여러분께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내일 다루게 될 J-노믹스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오늘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과연 최저임금 인상이 망국의 지름길인지,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그리고 무엇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먼저 앞서 서술한 "최저임금에 대한 오해"에 대해 알아보아야 하는데요.
처음에 얘기듣고 황당했습니다.
그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이건 누가봐도 사실을 왜곡한 것이며, 국민들을 현혹한 것입니다.
아직 일본에서는 2018년 정식 최저임급이 결정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2018년 최저시급이 일본의 2018년 최저시급보다 높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사실을 기반으로 말하는 걸까요?
참고로 해럴드 신문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2017년 현재 일본의 최저임금은 823엔(한화 8,270원)입니다.
2018년 우리나라 최저임금인 7,530원보다도 높습니다.
일본 역시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하는 만큼, 내년에는 더 높아진다고 보아야 겠지요.
어떻게 되든 우리나라보다도 높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은 주마다 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확실히 말할 수 없어서, 평균 수치를 보아야 합니다.
미국의 경우는 위 도표를 보시다시피 거의 10년째 최저시급이 동결되어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급은 7.25달러(한화로 8,100원)로 우리나라의 2018년 최저시급보다도 높습니다.
결론은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다른 선진국보다도 높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매일경제, 한국경제에서 여기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다루었었는데요.
경제학이나 경영학과에서 공부하신 분들은 이 얘기가 '넌센스'라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3D업종에 종사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요?
확실한 것은 외국인 노동자가 더 싸서 이들 업종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오늘날 젊은이들이 금형이나 3D업종에 종사하는 것을 기피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중소기업들 중에서도 유별나게 월급이 낮은 업체(약 150만원 이하)들이 많은데요.
대학교 졸업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일하기 싫죠.
일은 힘들고 어렵지, 돈은 또 짜게 주지, 사장은 그러면서 엄청 챙겨먹지, 누가 일하고 싶을까요?
그러다보니 중소기업들을 포함한 일부 업체에서 아무래도 인건비가 싼 외국인 노동자들을 쓰게 된 것입니다.
결론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증가한다는 것은 최저시급과는 관련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3D업종 외에도 일반 대기업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 고연봉 직종에 외국인들이 채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그들의 인건비가 싸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만한 역량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채용된 것입니다.
요점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내년도 아르바이트생의 환산 월급이 157만 3,770원(주 40시간, 월 209시간 기준)이고, 9급 공무원 1호봉의 기본급이 한 달에 139만 5,800원이라는 것입니다.
이 주장의 문제점은 일단 시점이 잘못 되었다는 것입니다.
비교대상이 된 9급 공무원의 기본급은 2017년 기준입니다.
첫 번째 괴담에서도 말했다시피, 2017년도 임금과 2018년도 임금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됩니다.
여기다가 회사다니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9급 공무원이 기본급만 받는 것이 아닙니다.
직급보조비에다가 초과 근무수당, 명절상여, 성과상여 등을 모두 합치면 9급 공무원이 받는 월급과 아르바이트 생의 월급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입니다.
또한 아르바이트 생의 경우, 야근수당도 제대로(법에서는 시급의 1.5배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못받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지난 7월 아르바이트 중계 포털 알바몬이 1,086명의 아르바이트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아르바이트생들이 야근수당을 적법하게 받지 못했다는 답변이 61%에 달했습니다.
공무원은 법에 의거하여 제대로 돈을 받습니다.
9급 공무원이 과연 일반 아르바이트생에 비해 월급을 적게 받는다고 할 수 있나요?
이 세가지가 가장 대표적인 괴담인데요.
제대로 알아보면 누가 보더라도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괴담을 퍼뜨리는 것이 '공영언론'이라는 것입니다.
이 사례를 제외하더라도,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최저임금을 이렇게까지 올린 것은 망국의 길"이라면서 사설을 통해 주장하는데요.
이건 너무 과장이 심한 것 같습니다.
제가 지난 포스팅들에서 항상 주장하던 내용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수출에만 의존해서는 그만큼 경기변동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내수시장을 키워야 한다.
이 "내수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데에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 내수시장을 키우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역시 '최저임금인상'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반대할 것이면 최소한 그 대안을 제시해야하는 것입니다.
아무도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이는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다른 대안을 중시하는 목적하에서 나온 반대'일 때 정당화되는 것입니다.
MB정부, 박근혜 정부에서는 '낙수효과'를 내세우면서 "대기업이 잘되면 우리나라 모두가 잘된다"라고 설파하였고, 실제로 여기에 대해서 정책을 추진했는데요.
이것도 실패했다는 것은 모두 잘 알지 않습니까?
"윗 양동이가 가득차면 그 밑의 양동이가 찬다"는 것이 낙수효과의 핵심이론이었는데요.
실상은 "윗 양동이가 가득차 물이 떨어지면 그 밑의 개미들은 모두 죽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낙수효과는 미국에서도 80년대에 이미 폐기된 이론입니다.
이제 다른 방향으로 가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지난번 포스팅에서 저는 인구문제를 제기하면서 "이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한 것이 다 여기서 기인한 것입니다.
이것저것 다 해밨는데, 실질적인 성과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었죠.
그 패러다임은 "내수시장을 키움으로써 자영업자,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것"입니다.
그 시발점이 바로 '최저임금 인상'입니다.
저 역시 이번 최저임금 인상률은 너무 높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최저임금은 지속해서 올려야 한다고 보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망국의 지름길이라고 하면, 지금 이것저것 시도해서 모두 실패하여 이제와서야 임금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은 바보라서 그런 것인가요?
무엇보다도 한국경제에서 "최저임금 인상해서 망했다는 해외사례"를 The Wall Street Journal, New York Times 등 유명 해외언론에서 찾아보면 대부분의 케이스가 실존하지 않거나, 다른 이유로 망한 사례들입니다.
결론은 한국경제, 매일경제에서 말하는 해외 케이스 중 대부분은 언론사측에서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이라는 거죠.
이 외에도 현재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자기가 한 일만큼 돈을 못받고 있습니다.
기사를 보시죠.
현대경제연구원은 16일 '경제발전과 민생경제의 괴리' 보고서에서 2006년 2만달러를 돌파한 우리나라의 1인당 GNI가 2018~2021년 3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2만7,561달러였다. 하지만 앞서 3만달러 선을 넘어선 시기의 G7 국가 평균과 비교하면 우리의 민생경제 지표는 크게 뒤떨어져있다.
지난해 한국의 시간당 실질 법정 최저임금(5.8달러)은 3만달러 도달 시기 G7 평균(7.1달러)의 81.7%, 연간 실질 평균임금(한국 3만2,399달러, G7 3만3,992달러)은 81.0%수준이다. 반면 우리의 연간 근로시간(지난해 2,069시간)은 G7 평균(25.2%)보다 120.8% 수준에 달했다.
위 기사를 요약하자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20%더 일하고, 20% 더 적은 임금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위 기사에 나온 자료를 작성한 김수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과거 G7 국가들에 비해 한국은 실업률, 평균임금 등 국민새오할에 직결되는 부분의 개선세가 미흡하고 사회안전망이 부실한 상태"라며 "앞으로는 경제성장의 결실이 민생경제에도 파급될 수 있도록 새 성장 모델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 연구결과 뿐 아니라 다른 경제연구원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하였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그동안 일을 한 만큼 그에 맞는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제가 인용한 김수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새 성장 모델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고 했는데요.
이 말인즉슨 이제 패러다임을 바꾸어아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그 출발점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망국의 지름길'이라니요?
말이 되나요?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최저임금 인상이 결코 망국의 지름길이 아니라는 점, 최저임금 인상 관련 괴담들이 그냥 괴담일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이번 최저임금 인상률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면서도 마냥 부정할수도 없었던 것이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최저임금이 가장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단지 겉보기일 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을 인상하기 전에 우리가 예의주시해야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예의주시해야하는 부분"이라는 것이 해결되어야 최저임금을 인상하지 않아도 어느정도 생활에 여유를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 부분은 바로 '물가(Price)'입니다.
보통 우리가 일자리를 구하려는 이유는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 "하고 싶어서" 등 여러가지가 있으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먹고살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돈이 아무리 많아도 물가수준이 높으면 우리는 돈이 증가한만큼 더 많은 소비를 할 수 없게 됩니다.
다른 나라 이야기 같은가요?
이게 우리나라의 현재 문제입니다.
우리나라는 임금수준에 비해 물가가 너무 높습니다.
다른나라와 비교해보았을 때에도 우리나라는 심각하다 싶을 정도로 높습니다.
이는 저만의 생각이 아니었습니다.
The Economist Intelligence Unit(EIU)도 여기에 대해 다루었었는데요.
여기에 따르면 "서울이 스위스 제네바,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덴마크 코펜하겐보다도 물가가 더 높다"고 합니다.
서울의 물가지수는 7년 전 50위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44계단이나 뛰어 6위에 올랐습니다.
특히 EIU는 서울이 일본의 도쿄, 오사카와 함께 전 세계에서 생활필수품이 가장 비싼 곳으로, 뉴욕에서 장을 볼 때보다 거의 50% 가까이 돈이 더 든다고 평가했습니다.
임금수준과 관계없이 우리나라 물가수준이 미국이나 유럽보다도 더 높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저임금은 이들보다 2~3,000원 낮다는 것입니다.
이 '물가'가 왜 중요하나면, 같은 돈을 받더라도 그만큼 물가가 비싸면 실질적으로 우리가 소비할 수 있는 양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이를 "실질임금이 줄어들었다"라고 합니다.
실질임금=명목임금-물가수준
위 등식처럼 실질임금은 명목임금에서 물가수준을 뺀 것을 일컫는데요.
EIU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임금은 일본이나 미국, 유럽에 비해 적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물가수준은 너무 높아 실질적으로 가난하다고 합니다.
틀린 말이 아닙니다.
이번 탄핵정국에서 우리나라의 수많은 기업들이 꼼수로 가격을 무작정 인상했습니다.
그런데 언론들은 여기에 대해 축소보도했고, 정부가 여기에 관여하려하니 "시장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정부를 욕하기 바빴습니다.
상황이 이렇게되니 정작 일반 사람들은 "기업들이 임금인상분만큼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순진하게 생각했습니다.
정작 애당초 기업들이 무리하고, 의도적으로 물가를 높였다는 사실을 아무도 예의주시 하지 않았습니다.
최저임금이 10,000원으로 결정되어도, 안그래도 비싼 물가가 더 높아져버리면 우리는 더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제가 "최저임금인상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한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해결해야 할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최저임금"이 아닙니다.
우리가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기업들이 과도하게 올려놓은 물가"를 다시 원위치로 바꾸는 것입니다.
물가를 낮추지 못하면 임금수준에 관계없이 서민들은 더 힘들어집니다.
그렇다면 물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사람을 더 해고해야 하는거 아니냐"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 역시 여러분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제가 내일 "J-노믹스"편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최저임금인상으로 인한 괴담들이 모두 헛소리라는 점, 최저임금을 올리긴 올려야 하는 이유, 최저임금에 앞서 우리가 꼭 해결해야 하는 사안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먼저 최저임금인상으로 망한 회사는 없습니다. 전세계적으로.
한국경제, 매일경제에서 말하는 사실은 제가 실제로 해외 언론을 통해 탐색해본 결과 모두 거짓말이었습니다.
오히려 해외 언론 및 연구기관에서조차도 "우리나라 국민들이 하는 일에 비해 돈을 다른 나라에 비해 적게 받는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무엇보다도 최저임금은 일본, 미국, 유럽에 비해서도 낮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물가가 높아 실질임금은 이들 나라에 비해 훨씬 낮았습니다.
다시 강조하자면 이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아무도 이 점을 강조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소위 전문가라고 나온 전원책, 정규재같은 사람들은 그냥 "임금올리면 우리나라 망한다"라는 말만 반복해서 했을 뿐,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는 입밖에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지금와서 보니 우리나라는 참 별나게도 다른 나라에 비해서 "나는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국민들을 우롱했고, 대안도 내세우지 못하는 등 어리석음의 극치를 보였습니다.
저는 이 점이 화났습니다.
이번 임금인상분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렇게 인상한 사실 자체는 여러가지 자료로 보았을 때, 어쩔 수 없는 수준이었는데 이런식으로 왜곡된 기사로 국민들을 속여 넘기려는 것이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주제로 포스팅하였습니다.
내일은 우리나라가 왜 물가가 높았는지, 물가가 올라가는 메커니즘을 포함해 보다 더 심도깊은 내용으로 J-노믹스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