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의 삶으로 들어가기 스스로 상처받지 않기 위한 관계 정리2
가차 없는 컷오프 2
해마다 봄가을이면 경조사비로 휘청 휘청하게 된다.
왜 나는 유난히 직원이 많은 부서에 근무하는 것일까?
왜 우리 동문은 경조사 챙기는 알림 등이 체계적으로 잘 되어 있을까? 원망해봐야 소용이 없다.
인맥이 화려하기로 유명한 이사님이 있었다. 10년 전부터 자기가 결혼식을 하면 자기 손님만 몇 백이 될 거라고 했다. 봄가을이면 주말마다 한 손에 청첩장을 쥐고 전국의 예식장을 다녔다.
결국은 다 돌아오게 될 거라고, 저축이라고 하면서. 하지만 인생은 한 치 앞을 알 수가 없는 것 아닌가?
이사님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 이렇게 말하기 그렇지만 아직 수금을 하지 못 했다.
그 이사님이 만약 결혼을 하면 10년 전에 결혼해서 지방에 신혼살림을 펼쳐 잘 살고 있는 친구에게
그동안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았음에도 청첩을 해야 할까?
나는 웨딩플래너라는 직업의 특성상 회사에 여자들이 수두룩 빽빽했다. 그리고 거의 다 결혼 적령기였고.
어쩔 수 없이 결혼식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30대 중반까지도 결혼을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반 이상이었던 나는 특별히 친한 몇 명의 무리가 있긴 했지만 특별히 적도 없었고 두루두루 웃는 낯으로 모두와 지냈다.
그러다 보니 청첩장은 거의 다 받게 되었지만 결혼을 안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축의금으로 낼 돈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뜨거운 축하의 마음으로 건네야 하는 축의금이 아깝다니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 나름의 기준을 세웠다.
“내 결혼식에 꼭 초대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결혼식 청첩에 응할 것, 만약 그렇지는 않은데 도저히 모른 체 넘어가기 어려운 인연이면 결혼식은 가지 말고 최소의 축의금만 할 것. 줘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그렇게 지켰고 그 결과 회사 생활하는 동안에도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내가 결혼식에 가지 않은 사람들도 자기도 안 가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크게 서운해하지 않았다. 너무 친한 사람인데 안 가는 게 아니니 말이다.
그러다 보니 나는 내 결혼식에 누구는 왜 안 왔지? 누구는 왜 얼마를 했지 이런 생각이 없었다.
그야말로 정말 가까운 친구들이 결혼식에 왔고 물론 의외의 사람들은 정말 너무 고마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