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마

올림픽 마라톤

by 미셸 오
아침, 눈을 뜨자마자 인터넷을 달구는 기사.


감독도 포기했는데 역전이 벌어졌다고? 무엇일까?

기사를 들춰보고 동영상을 보니 펜싱에서 박상영 선수가 역전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 같이 덩달아 가슴이 벌렁벌렁 한다.

물론 경기에 진 선수의 안타까움도 놓치지 않는다. 자기네 선수를 달려가 껴안아 주는 외국 감독 옆으로 태극기를 양 날개처럼 잡고 뛰어가는 박상영 선수가 보인다


그가 마지막 경기에 임할 때 "할 수 있다"라고 중얼거리는 것을 보았다.

이를 악물고 절망하고 좌절하려는 자신을 힘 있게 부여잡고 상대편의 허점을 노리며 경기에 집중했고 결과는 감동적인 승리였다. 이처럼 절망의 순간에 역전으로 돌아서는 승리의 기쁨은 배가 되는 것 같다.



사실. 올림픽을 시작하기 전에는 올해 올림픽이 열리는 줄도 모르고 지냈다. 어쩌면 들었으나 잊어버렸는지도 모르겠고. 올림픽 시작 후 뒷날. 올림픽 개막식을 핵심부분만 잘린 동영상으로 보고 있었다.

성화를 전달하는 사람들은 수많은 인파들 앞에서 감동하고 뿌듯해하는 것이 여실해 보이던 그 순간

마지막 성화 봉송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대로 넓은 운동장에 긴장감이 돌았고 방송을 진행하던 아나운서들은 펠레 선수를 예언하는 듯하였다.

그러나 화면에 등장하는 사람은 아나운서들의 "리마네요~" 하는 소리로 듣고 알았다.

선해 보이는 키 작은할아버지가 감동에 겨운 표정으로 항아리처럼 생긴 곳에 성화 불을 댕기자 그것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태양빛처럼 회전하는 입체조각 가운데로 딱 들어가 앉았고

성화 불은 태양처럼 타올랐다. 성화 불이 태양처럼 빛나도록 설계한 사람의 기술과 솜씨와 예술성에 취하기도 전이었다.

사람들의 함성이 와아~들끓고 있었을 때 아나운서들의 리마 선수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나의 귀로 훅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금메달을 눈앞에 두고 한 사람의 방해로 동메달에 그쳤으나 기쁜 표정으로 운동장에 들어서서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보여준 사람이었기에 올림픽 성화 봉송자로 적합하다는 말이었다.

이건 또 무슨 감동적인 드라마일까.
그래서 이 선수를 찾아보았다.



때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8월 30일 그 날은 아테네 마라톤 경기가 한창이었다. 이 경기에 브라질 남자 마라톤 대표였던 리마는 처음부터 컨디션을 잘 조절하며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의 경기를 보던 많은 사람들은 리마의 우승을 확신하였다.

그리스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을 5킬로 앞둔 상황에서 갑자기 아일랜드 복장을 한 남자가 레이스 안으로 뛰어들어와 달리던 리마를 반대편 구경꾼들 틈으로 밀어내 버린다. (나는 이 동영상을 보았다 ) 체력 소모가 심했던 리마는 건장한 남자가 밀쳐내는 대로 밀리는 듯하였고 그가 구경꾼틈으로 들어가버려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사람들 틈에서 관계자들의 도움으로 리마가 다시 레이스로 돌아오고 그는 계속 뛰었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이 그를 앞지르게 되고 그는 동메달에 그치고 만다.

그러나 리마라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리마는 마치 자신이 우승이라도 한 듯 환하게 웃으며 양 손을 흔들며 결승점을 밟는 것이었다. 그것은 가식적이지 않은 진정한 기쁨의 웃음이었다.


경기후 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다.

" 그 일에 대해 불평하고 싶지 않다. 그런 힘든 상황에서 동메달은 너무 값지다. 만약 사고가 없었더라도 금메달을 확신할 수 없었다. 3위가 목표였고 그것을 달성했다" 고.

그래서 IOC는 리마에게 스포츠맨십을 상징하는 메달을 주었다. 또한 2005년에 동료들이 자체 금메달을 만들어 주려했을 때도 동메달이 더 마음에 든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흐릿한 동영상에서 월계관을 쓰고 행복한 웃음을 짓는 그를 보니 리마야 말로 진정한 올림픽의 영웅임을 느꼈다. 승리보다는 그 과정의 노력이 더 중요함을 보여준 진정한 스포츠 정신의 소유자 리마.

리우 올림픽의 마지막 성화 봉송 주자를 리마로 선택한 것은 정말 탁월하였다.

자신에게 닥친 전혀 예상치 못한 그날의 노이즈.

리마가 순조롭게 레이스를 완주하고 금메달을 얻었더라면 개인의 영광에만 그쳤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방해꾼. 그날의 예상치 않았던 그 한 사람으로 인해 리마 스스로에게는 불행이었을 것이나

그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그의 태도로 말미암아 그는 진정한 승리자. 올림픽의 기록에 영원히 기억될 인물로 남게 되었다.


자신에게 의도치 않게 닥친 불행이 오히려 행운이 된 경우는 많다.


언젠가 미인대회에서 1등과 2등이 잘못되었다며 진행자가 나와 1등 왕관을 쓰고 있던 여자에게 왕관을 뺏어서 1등이었으나 2등으로 발표된 여자에게로 옮겨버린 사건이 있었다. 만인이 보는 앞에서 1등이 순간 2등으로 내려앉았던 것이다. 그때 왕관을 뺏긴 금발의 여자가 매우 당황해하고 2등인 줄 알았다가 1등이라는 말에 눈이 그릇처럼 커지던 흑발의 여자가 생각난다.

그러나 그 후에 2등을 한 그녀는 이 사건으로 인해 인기가 폭발하면서 여기저기서 출연이 쇄도하여 행복해 한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운 올 여름

정열의 브라질에서 열리는 무수한 땀방울. 함성. 눈물. 감동.

어떤 이는 승리에 웃고 울고 하지만 어떤 이는 울고 안타까워한다. 그것은 보는 사람들도 마찬가지고.

그러나

리마처럼 스포츠 정신으로 경기에서의 승리보다는 참가에 의의를 두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래서 무더위에 지치고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우리에게 진정 중요한 것은 성공, 그것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노력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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