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스트립(Meryl Streep)
해마다
연말이 되면 텔레비전에는 연예인들의 수상식 장면이 방송되고
그해 가장 연기를 잘했거나 이슈가 되었던 드라마나 프로그램들이 수상의 기쁨을 갖게 된다.
그러나
수상자들의 대부분이 소감을 말할 때면 감사하고 싶은 사람들의 이름을 죽 나열하기 때문에
한두 사람도 아니고 거의 다 천편일률적이라 수상 소감이 인명사전을 읽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본인들이야 정말 감격적이고 감사할 사람이 많겠으나 보는 사람들은 비슷한 소감을 반복적으로 들어야 하는 지겨움이 있다.
그래서 마지막에 누가 가장 큰 상을 받았는지만 확인할 뿐이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할리우드의 유명한 배우 메릴 스트립의 수상 소감을 들을 때는 정말 소름이 돋을 만큼 감동을 받고 말았다.
그녀는 배우로서의 자존감을 갖고 그녀처럼 배우를 직업으로 가진 많은 사람들에게 배우란 직업이 얼마나 가치가 있으며 왜 그 직업을 자랑스러워해야 되는 지를 깨우쳐주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가장 존경할만한 지위에 오를 한 사람이 장애인 기자를 노골적으로 흉내 낸 것을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약자를 대상으로 웃음거리를 삼아서는 안된다는 그녀의 일침은
상대방을 깎아내리면서 웃음을 주는 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를 깨닫게 하는 것이었다.
하물며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크게 미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하다고.
더욱이 영향력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그런 무례함은 다른 무례함을 불러오기에 그런 잘못을 진실되게 밝혀줄 수 있도록 기자들을 후원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난
전 세계가 주시하는 공식 석상에서 한 배우가 그런 말을 당당히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부러웠고 또 그런 수준의 수상 소감을 말하는 그녀의 내적 수준도 한없이 높아 보였다.
그녀는
할리우드의 유명한 배우들이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도 구체적인 이름을 대며 보여주었고 그래서 사람들이' ---할 것이다'하고 착각하는. 할리우드 배우들이 뭔가 특별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뜨려 주었다.
그녀는 무대 위에서 빛나게 아름다웠고 지켜보던 사람들은 울컥하는 모습이었다.
개인적으로 도움을 받은 사람들의 감사인사도 중요하겠지만 불의했던 것에 대해 용기를 냄으로써 사람들에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확연히 깨닫게 해 주는 수상 소감이 세상에 한 줄기 빛이 되어 준 느낌이다.
내가
메릴 스트립이라는 배우를 알게 된 것은 아주 오래전에
<소피의 선택>과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보았을 때다.
그녀는 다른 여자 배우들에 비해 예쁘지는 않았지만 영화 속 주인공으로 완전히 빠져들게 할 만큼 연기를 잘했고 아직도 기억 속에 인상 깊은 영화로 남아 있다.
그녀의 수상 소감 중 일부를 옮겨본다.
"남에게 굴욕감을 주려는 본능을 드러내면 다른 모든 이의 삶 속으로 퍼져나갑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도 그런 행동을 해도 된다고 승인하는 것과도 같기 때문입니다.
혐오는 혐오를 부르고 폭력은 폭력을 낳습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약자를 괴롭히기 위해 자신의 위치를 이용한다면 우리는 모두 패배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