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 가다

by 미셸 오



몇 달 전부터.

머리와 귀가 멍하고 어깨 근육이 당기고 눈의 시력까지 문제가 생겨버렸다.

처음에는 병원에 갔었다.

그러나 너무 세분화된 양방은 나를 너무 피곤하게 하였다.

어깨 결림은 신경외과. 스트레스는 신경과. 눈은 안과. 귀울림은 이비인후과.

신경외과는 또 물리치료를 겸해야 해서 도수치료까지 한 달 내내 병원비는 물론이고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더 심해져 버렸다.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느라 시간도 쫓기고 있었다.

그리고 각각의 병원에서 처방받은 많은 약들이 내 책상에 가득 쌓여갔다.

아마도 그 약들로 인해 위장까지 상해버릴지도 몰랐다.


의사들은 하나 같이 나에게 겁을 주었다.

"안약을 계속 넣으세요. 안약을 끊으면 절대 안 됩니다."

"귀에 이명이 들리는 것은 혈루로 인한 것일 수도 있으니 MRI를 찍어봅시다"

"엑스레이를 보니 목 디스크가 있군요. 도수 치료와 물리치료를 꾸준히 받으세요. 그래도 낫지 않으면 MRI~"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일 수 있어요. 약을 한 달간 드셔 보세요. 그래도 낫지 않으면 MRI"

아~차라리 다 그만두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 한 분이 한의원에 가보라고 했다.

이미 다른 한의원에서 침술을 받아보았기에 별 기대 없이 찾아간 한의원이었다.

의사는 내 손목을 짚어보더니

"담 화이 롱"

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몸의 열기가 신체의 위로 쏠림이 있어 귀도 머리도 눈도 압력이 올라간다는 것이었다.

나는 의심을 잔뜩 품고서는

"한방 치료로 완치 가능한가요?"

라고 물었던 것 같다. 의사는 나이가 들면서 노화로 인해 생기는 이명은 치료가 힘들고 완치되는 시기도 오래 걸리지만 나의 증세 같은 경우는 치료가 가능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침 치료로 녹내장도 완치되는 사례가 있다고.


그럼 침과 한약으로 나의 몸에 나타난 세 가지 문제가 다 해결된다는 말이 아닌가?

솔직히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나는 이미 갱년기에 다다랐던 것이고 이미 그 증세와 스트레스와 과로가 겹쳤던 것이다. 그러니 중년의 나이가 되어 과로로 쓰러진다는 말이 내가 될 수도 있었단 거다.


치료를 마치고 병원문을 나오면서 나는 뒤늦게 깨달았다.


내가 내 몸을 위해 사소한 영양제 한 개에도 인색하였다는 것을 말이다. 유행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옷을 구입하는 데는 민감하였는데. 새롭게 변화하는 세상의 유행과 달리 나의 몸은 나이를 먹어가는 중이었음을 심각하게 몰랐다.

돈을 벌기 위해 몸을 혹사하고 있었다. 피곤해도 그냥 지나쳤다. 하룻밤 푹 자고 나면 다음 날이괜찮아지기도 하였고. 건강하다고. 건강할 것이라 생각했다. 설상가상이라고. 어느 날 갑자기 가족으로 인해 정신적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그만큼 스트레스가 심해졌다. 시간이 없으니 운동도 그만두었다. 식사도 거르거나 불규칙해졌다. 음식도 가려먹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쌓이면서 한꺼번에 쓰나미처럼 몸에 이상신호가 온 것이다.



올해 돌아가신 엄마의 경우만 해도 그러했다.

늘 당신의 건강보다 가족들을 먼저 챙기셨던. 그래서 나이가 들면서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한 엄마의 신체는 치료가 힘들 정도로 여기저기 복합적으로 이상이 생겨났다. 쉽게 낫지 않는 몸의 징후는 엄마의 정신까지 약하게 만들었고. 결국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다가 팔뚝에 주삿바늘 자국만 수없이 남기고 가셨던 것이다. CT 촬영이니 MRI니 병원에 입원할 때마다 찍어대던. 그 최신 의류기기들이 엄마의 병을 낫게 하였던가.


'한 인간의 생명을 살리는 것은 의사의 선한 양심과 올바른 신념이다.'라는 문구가 생각나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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