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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셸 오 Dec 26. 2017

#성탄의 밤

오늘 밤, 성탄제의 밤이 지고 있다.

세상의 갖가지 사고들로 인해 마음이 무거워져서일까. 거리는 의외로 한산하다.

며칠 전부터 여기는 눈이 아닌 비가 내렸다.

굵은 함박눈이라도 펑펑 내리면 마음이 좀 가벼워질까.


지난주에

우리 교회에서 마지막 다락방 모임을 한 후 순장의 배려로 경치 좋은 커피숍에 갔다.

흰 자작나무가 강가로 줄지어 선 이국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한 커피숍이어서 마치 유럽의 어느 도시에 있는 듯한 착각을 주었다. 창가 옆, 테이블에는 의자대신 아랫목처럼 담요를 깔아놔서 발을 뻗고 앉게 되었고 창 너머로는 길게 저 멀리까지 이어진 강가에 늘어선 자작나무들의 가운데가 흰물감을 길게 덧칠한 것 같았다.

따뜻한 바닥의 온기를 느끼며 무릎에 담요를 덮고 주인이 직접 걸러준 커피를 마시자 친구 집에 놀러 온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졌다.

순장은 우리 다락방 사람들에게 창세기를 읽어오라는 숙제를 내어 주었었다.

 창세기 말씀을 나누다가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짓고 에덴에서 쫓겨난 것을 두고는,


"그때 하나님이 인간이 영생하지 못하도록 막으신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우리 순장은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왜 하필 선악과를 만드셔 가지고... 안 만들어도 되지 않았을까요?"


나의 뻔하고도 진부한 질문이었다.  순장은,


"인간이 죄를 지은 상태서, 죄악이 가득한 세상에서 영원히 산다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를.."


"그렇군요.."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않다는 것은 지나온 삶에 미련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순장도 나도 지금 현재가 더 좋다는데 동의했다. 순장은 비록 지금이 좋다고 하더라도, 이 세상의 삶이 영원히 지속된다면 미쳐버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 세상은 누구나 견디기 힘든 삶의 요소들을 겪으면서 살아내고 있는 것이지.

나는 문득 엄마의 삶과 죽음을 생각하고 또.  내가 살아온 삶에 생각에 미치자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내가 눈물이 나는 걸까요?"


순장도 덩달아 눈물을 훔쳤다.



 스가랴 9장 9절                                                                                                                   

시온의 딸아 크게 기뻐할지어다 예루살렘의 딸아 즐거이 부를지어다 보라 네 왕이 네게 임하시나니 그는 공의 로우시며 구원을 베푸시며 겸손하여서 나귀를 타시나니 나귀의 작은 것 곧 나귀 새끼니라


 그저께 

 성탄절을 하루 앞둔 주일, 우리 교회 목사님의 설교가 위의 스가랴 말씀이었다.

이 땅에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절망하기보다는 기뻐해야 한단다. 예로부터 백성의 고통은 왕이 없거나

왕이 악하거나 타락하거나 했을 때였다고. 그런데 우리에게 오신 왕은 세상의 왕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 왕은 공의롭고 구원을 주시고, 겸손하시다. 아래 이사야서를 보면 우리 왕의 구체적인 모습이 제시된다.



이사야 11장 3절-4절


   3절-그가 여호와를 경외함으로 즐거움을 삼을 것이며 그의 눈에 보이는 대로 심판하지 아니하며

         그의 귀에 들리는 대로 판단하지 아니하며

  4절-공의로  가난한  자를  심판하며  정직으로  세상의  겸손한  자를  판단할  것이며

          그의  입의  막대기로  세상을  치며  그의  입술의  기운으로  악인을  죽일 것이며   

               


그는 지혜이시고 공의로우신 하나님을 경외하는 왕이시며 인간처럼 눈에 보이는 대로 귀에 들리는 대로 현혹되어 판단하는 분이 아니다.(3절)

 또한 긍휼로서 아무 능력도 영향력도 없는 사람(가난한 자)을 멸시하지 않는다.(4절)

또한 자신의 지혜로 다스리지 않고 (공의) 자기의 개인의  이익을 위하여 판단을 그르치지도 않는다. (여호와를 의식하기에 정직함)

입의 막대기로 그의 백성을 대적하는 세상의 외부세력들(세상)을 친다.

입술의 기운으로 인간의 내부에 있는 대적들. 즉 신앙생활을 방해하는 내면의 숱한 유혹들(악인)을 죽인다.

그러므로 우리 왕은 자비하시기도 하지만 능력의 왕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  이상 목사님 설교 요약-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면서

우리가 다락방에서 나누었던 인간의 원죄에 대한 대가.

죽음으로 가게 된 삶과 인생의 고통들 속에서 오히려 죽음을 준 하나님께 감사하였던 나눔과 연관 지어져서

가슴에 깊이 다가왔었다.

성탄절의 들뜬 분위기 속에서 감각적인 즐거움을 누리기보다는  오늘은

이 땅의 백성들에게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뻐하고 감사하며,

수가성의 여인이 메시아의 오심을 소망하며 언약을 말씀을 믿었을 때 직접 우물가로 찾아가신 예수님을 보면서,

이 땅에 다시 오실 그 하나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우리의 진정한 왕의 통치를 실제로 경험할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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