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창을 여니 저 멀리 산등성이가 하얗다.
싸라기눈이 날린다.
꽃샘추위 치고는 많이 쌀쌀하다.
인터넷에서는 추운 날씨임에도. 겨울이 지났다고 학교에서 교복 위에 외투를 입지 못하게 한다고. 학생들은 겨울은 지났지만 아침저녁으로 추워서 힘들다는 기사가 떴다.
2016년 교육부가 과도한 겉옷 규제가 학생의 인권을 침해한다고 보고 전국 시도교육청에 겉옷 규정을 시정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학생 복장 규정 권한은 학교장에게 있어서 강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외투를 금지하는 학교가 아직 많은가 보다.
이 글을 보니 나의 학창 시절이 생각난다.
고등학교 때까지 교복을 입었던 그 시절. 솔직히 겨울에 너무너무 춥고 힘들었던 기억밖에 없다.
중학교 때.
겨울이면 동복으로 정해진 코트를 입을 수는 있었으나 한 겨울에 치마는 정말 아니었다.
날이 갑자기 쌀쌀해질 때면 옷에 정전기가 어찌나 일어나는지, 무릎 밑까지 내려오던 모직의 교복 치마가 나일론 검정 스타킹과 맞붙을 때면 치마는 마치 고무줄을 끼워 위로 올리는 것처럼 허벅지까지 타고 올랐다.
게다가 그 시절. 나의 중학교는 산 중턱에 덩그러니 올라앉아 있었으니. 한겨울이면 정전기 일어나는 치마를 아래로 끌어당기랴. 가방 챙기랴. 바람에 맞서랴.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요즘에는 레깅스라는 것도 있고 그 레깅스 안에 기모도 들어있어 얼마나 따습고 좋은가?
그 시절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은 강추위가 닥치면 검은 스타킹 안에 내의를 입고 나타나기도 하였다. 그렇다고 그 이른 아침에 학교 교실에 당도하면 난로가 있기를 하였던가.
발을 동동 굴리고 몸을 비비고 하다 보면 교실 창으로 햇살이 들어오고, 아이들의 체온이 뭉쳐져 얼었던 몸이 점차 누그러졌다.
수업을 들을 때도 햇볕이 들어오는 창가의 자리는 천국이었고. 햇볕이 전혀 들지 않는 5 분단 복도 자리는 정말 지옥이었다! 1분 단과 5 분단의 온도차는 너무 컸다.
고등학교에 와서도 역시 교복은 치마였다.
다만 중학교 때의 주름치마에서 플레어 치마로 바뀌었을 뿐.
고등학생이라고 교복 상의는 또 어찌나 잘록하게 만들었던지 점심 도시락 먹고 나면 숨을 쉬기도 힘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남들 보기에는 좋았을지 모르나 공부하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정말 불편하기 그지없던 옷이라 생각한다.
단발머리에 하얀 카라 그리고 허리가 잘록한 교복은 지금도 어떤 이들에게는 아름다운 추억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늘 교복이 왜 그렇게 불편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은 한 번 입고 멋을 내고 사진 한 장 찍기에 그만인 거추장스러운 옷일 뿐이었다.
현시대에는 가는 곳마다 히터가 틀어져 있고. 교실에도 난로가 있고. 밥도 급식이고. 무거운 사전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어디 그뿐인가. 교실 안의 학생 수도 적다.
세상이 이렇게 바뀌었는데. 왜 교복은 그때나 지금이나 편하게 변하지 않은 걸까.
교복이 불편해야 할 이유가 있는 건가.
눈이 펄펄 날리는 날에 외투 없이 교복을 입어야 학생들의 기강이 서는 걸까.
보기에도 단정하고 학생들이 입기에도 편하고.
공부할 때 편하고.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교복을 입으면 안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