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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호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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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셸 오 Nov 12. 2018

#코스모스의 설계자

하나님

어느덧 김장철이다. 다들 친정 집에 김장 담그러 간다고  한다.

재작년 2016년 11월

몸이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져 밥숟가락만 겨우 들던 엄마는 김장철이 다가오자 침대에서 기적처럼 일어나 김장을 손수 담갔다.

소금에 절여둔 배추를 씻어 양념을 묻히고 그것을 김치 냉장고에 차곡차곡 넣어 둔 후에야  안도의 미소를 짓던. 생의 마지막 힘을 김장 담그는 데 다 쏟아버린 것을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

그 날의 찍어둔 동영상 안에는 바싹 여윈 엄마의 얼굴과 언제 아팠냐는 듯 멀쩡하게 김장을 담그는 엄마의 모습이 기록되어 있다. 그렇게 딱 3일 힘을 내고  엄마는 다시 몸져 누었고 5개월 후 이 땅을 떠나버렸다.


지금은 또다시 2018년 11월. 엄마 없는 두 번째 11월이다.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듯이. 이 높은 아파트 창에서 내가 사는 곳의 형형색색의 지붕들과 아파트들을 편안한 마음으로 내려다본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힘든 시간들을 지나는 동안 나의 믿음도 점점 옅어져 가는 듯하였다. 엄마를 회복시켜 주지 않았던 것도. 오르락내리락하는 삶의 불편도 싫었다. 기도를 하면 한 개도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더니, 하나님 안에서 평안을 누리며 잘 산다더니.. 하면서 원망의 말이 쏟아져 나왔다.

그렇게 떨어질 듯 이어질 듯 믿음이 간당간당 해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주일 아침 예배에 참석했다가 찬송 중에 회개의 눈물이 솟구쳤다.


양이란 동물은 겁이 많아 떼를 지어 다니는데 양에게 목자는 절대적 존재이다.

예수님은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양들을 위해 목숨을 버리셨다.

                                                                       


 시편 23:1-6
1.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2.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도다
3.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4.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5.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6.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십자가는 수치와 모멸을 상징하는데 왜 하필 십자가를 택하셨는가. 그것은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해서 죄의 대가를 치러야만 했기 때문이다.  인간은 죄를 지어 악한가. 악해서 죄를 짓는가. 인간이 죽음에 이르는 것은 인간이 죄인이라는 증거이다. 인간의 죄로 말미암아 모든 피조물들도 동일한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다.

또한 죄는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죄는 반드시 벌을 내려야 하는 하나님의 공의가. 그리고  하나님 당신의 형상대로 지으신 인간에 대한 사랑이 역설적이게도 그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 바로 십자가다.

그러나 인간은 스스로 죄인임을 부인한다.  그것은 죄의 결과가 가져올 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죄의 삯은 사망이라는 말씀도 있다.


늘 들어와서 알던 말씀이었지만 새롭게 들었다. 엄마의 육신은 죽었지만 그 영혼은 하늘나라에 분명 살아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면서 마음이 평안해졌다.

얼마 전부터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고 있다.

지구가 한 점 먼지 같아 보이는 우주. 그 망망대해에 떠있는  화성, 목성, 토성의 사진들을 보았다.

저자인 과학자가 우주 안에 지구처럼 아름다운 행성들이 더 존재할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을 보며 먼 우주 속 어딘가에 천국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즉 천국이라는 초월적 세계 구체적인 형상으로 다가오는 느낌이었던 것이다.


 '내 생각에는 다른 많은 외계 세상들에 존재할 법한 생물도 대부분 지구의 생물과 동일한 원자로 이루어져 있을 것 같다. 원자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분자 수준에서도 아마 많은 세상의 외계 생물들이 단백질이나 핵산 같은 지구 생물과 동일한 기본 분자들로 이루어져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조합 방식은 우리에 낯선 것일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대기가 아주 농밀한 행성이라면 , 생물들이 공중에 둥둥 떠다니면서 삶을 영위한 터이므로 굵은 뼈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중략).. 다른 세상에서는 물이 아닌 다른 물질이 용매로 쓰일지 모른다...(중략)

어쩌면 용매가 필요치 않는 생물이 있을지도 모른다. 또 분자의 이동 대신에 전기 신호를 전파시키는 고체 생물도 가능하다'  칼 세이건 <코스모스. 216-217 페이지 인용>


한국의 유명한 작가. 김승옥 씨의 <내가 만난 하나님>을 보면 그가 직접 체험한 예수님의 모습이 지구 인간의 신체와는 다른 물질 같았다고 적고 있다.

이런 책들을 통해서 하나님이 만드신 천국이 우주 먼 곳 어딘가에 구체적인 모습을 띠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설렌다. 힘든 1년을 거치면서 주의 지팡이로 나를 구원하시고 인도하시며 막대기로 싸 보호하신 하나님이 곁에 계셨음에 감사하며 나의 죄를 회개했던 어제의 일을 떠올린다.

또한 상상할 수 없는 우주의 설계자가 있음을 과학을 통해서 깨닫게 된 점도 감사하다.

그래서.

김장 때마다 엄마를 그리워하며 슬퍼하기보다는,

살아생전 엄마보다 더 맛난 김치를 담가서 파는 이 세상의 진화된 김치회사들의 김치를 감사히

사서 먹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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