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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쿡인노동자 Feb 07. 2017

아오 트럼프 이 아저씨...

실리콘밸리 외쿡인 노동자의 노마딩 이야기

자, 이제 급한 불도 껐고, 다시 원래의 계획대로 돌아가 이번 주말에는 도쿄에서 1박 2일의 여행을 한 뒤에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갈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2주간 본사 출근을 한 뒤에는, (역시나 원래의 계획대로) 서울로 다시 돌아와 3월을 서울에서 보낼 예정.




여기까지가 계획이고, 비행기표와 숙소까지 다 정해놓은 상태. 막연하게 4월에는 일본 오사카, 5월에는 독일 베를린, 6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정도를 마음속으로 계획하고 있는데 약간(!)의 변수가 생겼다... 바로 미합중국의 45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아저씨 되시겠다.


하아... 내가 미국 대통령 상관 할 일이 생길줄이야   


기우일수도 있는데,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후 반이민정책을 시행하면서 적법한 비자를 소지한 외국인은 물론, 영주권을 소지한 외국인들에게도 '깐깐하게' 입국 심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뭐, 이 아저씨 입장에서는 공약의 일부분이었으나 워낙 상식에서 어긋나는 일들도 하고 계셔서 (ex. Muslim Ban - 이슬람이 주요 종교인 7개 나라의 국적을 가진 이들 "모두" 를 90일간 미국에 입국하지 못하게 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 적법한 비자를 소지했든, 영주권자이든 모두. 그래서 졸지에 출장 나갔다가 가족이랑 생이별 중인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이론적으로는 문제가 없어야 할 내 입국도 걱정이 된다.




원인 모를 불안감에 지난 기록을 뒤져보니, 2015년 11월에 간신히(!) 영주권을 취득한 이후로 현재 1년 3개월 정도가 지났는데, 2016년 9월 이후로 미국에 체류한 기간이 2주에 불과하다. 물론,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태인데, 이민국이나 국경수비대가 시비 털기에 좋은 먹잇감이 되지 않을까 함. 작년 여름부터의 기록을 살펴보니...


2016/8/28-9/29 프놈펜, 캄보디아 (4주)
2016/9/30-10/30 서울, 한국 (4주)
2016/10/30-2016/11/12 미국 (2주)
2016/11/13-11/25 런던, 영국 (2주)
2016/11/26-12/27 파리, 프랑스 (4주)
2016/12/27-2017/1/8 바르셀로나, 스페인 / 리스본, 포르투갈 (2주)
2017/1/8-1/24 오키나와, 일본 (2주)
2017/1/25-2/11 서울, 한국 (2주)


정말 열심히 돌아다니긴 했더라. =_= 영주권자가 연속 180일 이상 미국 본토를 떠나있으려면 이민국에 신고를 해야하는데, 나는 3-4개월에 한번씩은 미국에 2주씩 들어오고 있거나 올 예정. 다만, 수입이 미국에서 일어나고 (즉, 소득세를 미국에서 내고 있고) 내 명의의 거의 모든 자산 (그래봐야 월급 통장) 이 미국에 있고, permanent address 도 현재는 미국이라 영주권 유지에서 가장 중요한 "영주 할 의사" 가 명확한데, 트럼프 아저씨 밑의 이민국은 무슨 짓을 할지 몰라서 솔직히 조금 두렵다.




요즘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에서는 해당 7개 국적을 가졌거나, 가족이나 친척이 있거나, 방문한 기록이 있는 직원들은 미국 출국을 자제하는 편이 좋다고 알리고 있다고 하고, 비미국 국적자들은 미국 밖 여행이나 출국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고 한다. 나도 이번에 들어가서 눈치를 보고(!) 분위기가 조금이라도 수상하면 3월 서울계획을 모두 취소하고 미국에 있으려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부디 이 모든 것이 기우여서 무난히 입국하고, 또 무사히 있다가 나올 수 있기를.


모든 외국인 노동자들 화이팅입니다. 트럼프 이 아저씨 집안을 인용하며 포스팅 마무리. 아오 -_-




이민을 배척하는 트럼프의 발언과는 달리 그의 집안은 이민자로 가득하다. 트럼프의 할아버지 프레데릭은 16세이던 1885년 포도원을 하던 독일 칼슈타트의 집을 떠나 뉴욕에 이민 왔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의 할머니 엘리자베스 역시 독일 출신으로 “프레데릭의 고향 칼슈타트의 이웃집 딸”이었다. 트럼프의 어머니 메리는 스코틀랜드에서 왔다. 트럼프의 셋째 부인이자 현 배우자인 24세 연하의 멜라니아는 슬로베니아에서 잘 나가던 10대 모델 출신이다. 첫 부인 이바나도 체코 패션 모델이다. 이바나와 멜라니아는 모두 트럼프와 결혼 후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트럼프는 남편이 닻의 역할을 해 부인들을 미국 국적자로 만들었다는 의미로 ‘앵커 허즈번드’로 불린다.

http://news.joins.com/article/18837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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