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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쿡인노동자 Dec 10. 2017

두번째 사이드 프로젝트

좋아하고 잘 맞는 사람들이랑 일해보기

첫번째 프로젝트는 여기에 업데이트하지는 않았으나 순조로이 진행되었고, 마무리되었다. 무려 수익(!)이 발생해서 아주 조금이나마 각자 수익도 얻었고, 배웠다. 


그리고 며칠 전, "형 우리 이거 해볼래요?" 로 시작한지 10시간만에 네명으로 팀을 꾸려서 두번째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서로 다른 두명이 아이디어를 같은 아이디어로 제안을 해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잇고 그들과 함께 뭔가를 해보는건 언제나 즐겁기에 망설이던 마음을 접고 바로 시작했다. 지난 프로젝트와 멤버가 거의 비슷한데, 한국과 미국에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 싱가폴에 있는 앨리스는 함께 하지 못했고 대신 서울에 있는 A 가 합류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서울 - 샌프란 - 프린스턴 - 뉴욕에서 각자 시작. (저 샌프란입니다! ㅋㅋㅋ) 


이번 프로젝트 멤버들과 첫 화상회의 :) 




10시간만에 팀을 꾸려 시작한 단기성 프로젝트는 예상보다도 잘 진행되고 있다.


넷 중에 두명은 서로 처음 만나지만 내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통해 (...) 서로 이름을 알고 있는 사이였고, 언젠가는 내가 같이 묶어서 일해보려고 했던 사이였는데 부드럽게 잘 녹아들어 팀플레이를 하고 있다.


각자 본업이 있으나 프로젝트 자체가 핫해서 각자 재밌게 하고 있는데 정말 뛰어난 개발자들이랑 일하다보니 일이 신기하게 굴러간다.


1) 시차
우리는 서울 - 샌프란 - 프린스턴 - 뉴욕에 각자 떨어져있다. 아무도 지역상 같이 위치하지 않고 시차도 다르다. 그런데 카톡으로 수다 떨다보면 하나씩 조인해서 수다 + 정보 교환 + 지혜/노하우/지식 공유를 통해서 일이 된다.


2) 일하는 방식
넷 다 엔지니어 출신이라 생각하고 진행하는 방식이 꽤나 맞는다. 새로운 관점이 들어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지금은 이미 아이디어와 모델이 있고 실행만이 필요한 것이라 다 같이 엔지니어라는 점이 이걸 상쇄하고 쭉쭉 진도를 뽑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비슷하고, 말하고 생각하는 코드도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는 것의 힘.


3) 교차검증된 아이디어
사실 이 프로젝트는 넷 중에 두명이 각자 나한테 같은 아이디어를 해보자고 이야기해줘서 시작하게 되었다. A 한테 듣고 조금 신경쓰이는 부분이 있어서 망설이고 있는데 B 가 C 랑 같이 이 아이디어를 프로토타이핑까지 해보고 이야기를 해줬다. 그리고 알고 보니 A 도 다른 곳에서 이미 해본 상태였고, A 는 지금 우리 팀의 전문가급 인력으로 지식과 노하우를 나눠주고 있어서 프로젝트 효율성을 정말 많이 높여준다.


4) 프로젝트 
우리의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무역이다. 여러 상품의 지역별 가격을 모니터링하다가 특정 상품의 가격이 두 지역에서 다르게 책정되면 싼 곳에서 사서 비싼 곳에 가져다가 판매한다. 이스탄불에서 융단사서 아테네에 팔고, 아테네에서 미술품사서 이스탄불에 다시 가져다파는 걸 생각하면 되겠다. (...) 


지금도 음악과 그래픽에 설레이는 KOEI 의 대항해시대 시리즈


5) 엔지니어링
원래 엔지니어링이 필요한 프로젝트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만 구조랑 싸이클을 이해하기에는 IT 쪽에 가깝게 있을수록 수월하고, 한국-미국 양쪽에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프로젝트인데 딱 맞아들어가서 시작하게 되었다. 엔지니어링 거의 없이 수작업으로 진행 중이었는데 각자가 개발자 본능을 여과없이 발휘 중이다.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하고 있었는데 마침 내가 다른 둘이랑 함께 했었던 프로젝트에서 비슷한 것을 했던 적이 있어서 코드의 재활용 및 개선이 이뤄지고 있고 합류한 전문가 A 는 이미 가진 지식이 많아서 우리의 pain point 를 거의 바로바로 해결해주고 있다.


약 8단계의 스텝 중에 6단계 정도를 일일히 사람이 보고 손으로 하나하나 클릭해서 작업중이었는데 수작업 6단계 중 한단계를 B 가 기존에 다른 프로젝트에서 쓰던 코드를 활용해서 봇으로 만들어 자동화 시켰다. 그리고 C 가 다른 두단계를 이전 프로젝트 코드 활용해서 1단계로 줄임. 원클릭.


이걸 보더니 A 가 나머지 세단계 중에 두단계도 본인이 자동화해보겠다고. (...)




각자 투닥거려보고 자동화 시킬 수 있는 부분들을 스스로 자동화시키는 것들이 나 자신도 엔지니어지만 놀라웠다. 일들을 이렇게 단순화시킬 수 있구나, 하고 아주아주 매-우 새삼스레.


전부 자동화를 시켜도 우리가 확인하고 다음 단계로 가고 싶은 부분들이 있어서 우리가 계속 개입은 하겠지만 정말 단순한 반복 노동들을 제거하고 사람의 눈으로 validity 만 확인하는 수준이 될 예정.


단기 프로젝트라 어디까지 얼마나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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