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어 선생님
세 개의 심장을 가지고 상황에 따라 피부 색깔과 질감(texture)을 바꾸는 능력을 가진 문어는 포유동물보다 뛰어난 뇌를 가져 우주의 지배자가 될 자격이 있다.
유감스럽게도 거의 모든 두족류가 그렇듯이 수명이 너무 짧아 문화 전달이 안된다.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을 봤다.
사실 바다..특히 바다 속을 잘 못보는데, 내가 무서워하는 특유의 칠흑같이 어두운 바다가 아니라 무리없이 볼 수 있었다. 정말 눈부신 에메랄드 빛의 바다가 나온다.
보려는 사람들은 참고..
이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남자. ‘크레이그’는 놀랍게도..다큐멘터리 감독이다. (나의 문어 선생님 감독은 아님;)
크레이그는 매일 매일 자연을 찍다가 모든것에 싫증이 나버린 사람이었고, 카메라는 보기도 싫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바다에 들어가게 된다.
그 중에서도 해조숲을 탐방하게 된다.
그러던 중 문어를 만나게 된다.
문어의 지능은 굉장히 낮을 것 같지만, 개나 고양이 수준의 지능을 가졌다고 한다. 그리고 약 2천개의 빨판을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한다.
문어는 처음에 크레이그를 경계한다. 흥미가 생긴 크레이그는 매일 매일 문어를 보러 간다.
그렇게 며칠 뒤, 자신에게 위험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문어는 크레이그에게 손을 뻗는다.
진짜 그 장면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위 사진 아님)
그저 경이로움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게 크레이그는 문어에 매료된다.
문어를 연구하고, 문어 논문을 찾고....
매일매일 문어를 보러간다.
하지만 해조숲 역시 야생.
문어를 노리는 포식자는 항상 존재한다.
문어는 뛰어난 임기응변 능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 설사 다리가 하나 뜯겨도 다시 자란다!
약 1년이 지나고..크레이그는 여전히 매일 문어를 보러간다.
어느 날, 매일 보던 문어 옆에 새로운 문어가 있다.
짝짓기를 하려는 것.
크레이그는 문어에 대해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문어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6개월간 아무 것도 먹지 않은 채 마지막 알이 부화할 때까지 지킵니다.(중략) 이처럼 어미는 새끼들이 모두 떠나는 걸 지켜본 다음에 거처 안으로 들어가서 죽음을 기다립니다.
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jeon2410&logNo=221273579487&proxyReferer=https:%2F%2Fwww.google.co.kr%2F
그렇게 크레이그를 매료시킨 문어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몇달 뒤, 문어가 죽은 그 근처에서 아기 문어를 발견하게 된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며 크레이그가 참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1년동안 바다에 나가 야생의 삶을 지켜보며, 정말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자신을 변화시킨, 자신과 1년 남짓한 시간을 보낸 문어를 떠나보냈을 때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것이다.
바다에 들어가면
놀라우리만큼 자유로워지죠
날 짓누르던 온갖 걱정, 근심이 사라지고 갈등이 해소됩니다.
모든 생명이 가치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야생동물의 삶이 얼마나 유약한지 이해함으로써
이 땅에 사는 인간의 삶이 얼마나 유약한지 알 수 있죠.
문어 덕분에 온전히 느낄 수 있었죠.
저도 자연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이 생겼어요
인간이라는 것이 자연앞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나는 모든 직업에 각자의 사명이 있다고 생각한다.
전문적인 일을 하고 있다면 본인의 사명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해야한다.
나는 그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사명도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 위에 군림하려 하지 않을 것.
자연과 상생하며 지낼 것..
이런 것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지켜졌으면 좋겠다.
나도 지금보다 더 열심히 지켜야지!
바다에 들어가면
놀라우리만큼 자유로워지죠
날 짓누르던 온갖 걱정, 근심이 사라지고 갈등이 해소됩니다.
이 말을 보고 에메랄드 빛 바다위에서 수영을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레이그는 일부로 잠수복을 입지 않았다고 한다.
자연을 몸으로 더 느끼기 위해서..
물이 내 온몸을 감싸는 것만으로 어떻게 그런 자유로움이 나올 수 있을까? 물 속에서는 우리 몸의 무게가 가벼워지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중력이 적은 행성에서는 바다에 안들어가고도..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을지도?